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예측 가능하고 신뢰도가 높다. 사고를 치거나 부정하게 할 사람이 아니다. 당내 불화나 당정 갈등을 잘 조율할 수 있는 사람이다."
"온건하고 따뜻한 분이다. 원내대표단 회의 때도 상임위별로 처리해야 할 민생 법안을 전략적으로 준비하고 추진하자고 말씀하더라."
<오마이뉴스>가 사석에서 만나거나 통화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한병도 신임 원내대표의 리더십을 평가하며 이렇게 입을 모았다.
공천헌금 의혹 등에 휩싸인 김병기 의원이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하며 혼란에 놓인 민주당은 보궐선거에서 한 원내대표의 '조율형 리더십'에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원내대표의 당선엔 당내 혼란을 수습하고 당정 조율을 원만히 이뤄낼 것이란 의원들의 기대가 작용했다는 것이다. 민주당 의원들도 한 원내대표가 원만한 소통을 하는 합리적 성향의 인물이라며 대체로 동의를 나타냈다.
한 원내대표는 당정 주요 보직을 거친 경험을 내세우며 "내란 종식, 검찰·사법개혁, 민생 개선에 시급히 나서겠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법안 등 정국 현안을 어떻게 풀어가느냐에 따라 차기 원내대표 연임 도전의 길도 열릴 것으로 보인다.
'합리적 온건파' 한병도는 누구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1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전용기 원내소통수석부대표, 김한규 원내정책수석부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 남소연
한 원내대표는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전북 익산갑에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현재 3선(17대·21대·22대) 의원인 한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비서관·정무수석을 지냈다. 이재명 대통령과는 당대표 시절 전략기획위원장 등을 지내면서 관계를 다졌고, 지난 대선 땐 이재명 대통령 후보 캠프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다. 22대 국회에선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이재명 정부 첫 예산안을 처리를 이끌었다.
이처럼 한 원내대표가 역대 민주당 정부에서 당정 주요 보직을 두루 역임하며 계파색이 비교적 강하지 않았던 점이 당내 의원들에게 폭넓은 지지를 얻은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원내지도부 소속 의원은 통화에서 한 원내대표에 대해 "합리적이고 온건하면서 추진력이 있으신 분"이라며 "그런 부분들이 우리 의원들에게 충분히 어필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한 원내대표는 당초 오는 5월쯤 실시될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할 예정이었으나, 김병기 의원이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하면서 예정보다 일찍 등판하게 됐다. 4파전(박정·백혜련·진성준·한병도) 경쟁 구도가 펼쳐졌지만 일부 의원들 사이에선 '한병도가 우세하다'는 전망이 일찌감치 나오기도 했다. 이번 선거에서 한 원내대표를 도왔다는 한 의원은 "정말 (한 원내대표가 당선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의원들이) 많이 나선 걸로 안다"라고 전했다.
선거를 앞둔 당시 한 원내대표도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저를 돕는 의원들이 '한병도가 되면 좋겠다'는 전화를 (다른 의원들에게) 많이 해 주신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한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들과 두루 친분이 있고 원활한 소통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도 받는다. 또 다른 원내지도부 소속 의원은 한 원내대표에 대해 "친명(친이재명)·친청(친정청래)·친문(친문재인) 표를 고루 얻은 후보"라며 "지금 당의 다수 주류 의원들과 호흡을 맞추며 일해봤던 게 (원내대표 당선에)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중수청·공소청 설치법 이견 조율이 첫 시험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병도 신임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 남소연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 원내대표는 당내에 불거진 공천헌금 의혹을 수습하고 각종 민생·개혁 법안을 처리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정부가 최근 입법 예고한 중수청·공소청 설치법안과 관련해 당정 간 합의안을 만들어내는 것이 신임 원내대표로서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에선 중수청을 수사사법관·전문수사관으로 이원화하는 정부안이 기존 검찰조직 체계와 다르지 않다며 '제2의 검찰청'이 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민주당은 20일 공소청·중수청 설치법 관련 공청회를 열고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는 등 본격적인 이견 조율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언급한 원내지도부 의원은 법안 조율과 관련해 한 원내대표에게 거는 기대를 이렇게 설명했다.
"공청회만이 아니라 개별적으로도 다양하게 의견을 들어서 의원들이 '자기 할 말은 다 했다'는 느낌이 들도록 최대한 확인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그게 앞으로 (한병도 원내대표의) 일 처리 방식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지 않을까 싶다. 소통을 잘할 거란 기대가 있다."
한 원내대표의 임기는 전임 원내대표의 잔여 임기인 약 4개월이다. 다만 한 원내대표는 앞서 8일 합동토론회에서 "지금 원내대표를 뽑는데 '다음에 출마하지 않을 테니 지지해 달라'고 얘기하는 건 맞지 않다"라며 연임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어, 만약 6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한다면 다음 원내대표 선거에 재차 도전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