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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일 둘러본 부산민주공원 부속건물 민주주의기록관. 2024년 12월 준공에도 하자보수 문제로 아직까지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지난 9일 둘러본 부산민주공원 부속건물 민주주의기록관. 2024년 12월 준공에도 하자보수 문제로 아직까지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 김보성

 지난 9일 둘러본 부산민주공원 부속건물 민주주의기록관. 2024년 12월 준공에도 하자보수 문제로 아직까지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주차장 입구에 쌓인 공사자재.
지난 9일 둘러본 부산민주공원 부속건물 민주주의기록관. 2024년 12월 준공에도 하자보수 문제로 아직까지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주차장 입구에 쌓인 공사자재. ⓒ 김보성

"저 밑에 건물예? 독립기념관인가 무슨 김영삼기념관인가 그거 아잉교?"

겨울바람이 제법 매서웠던 9일 낮. 산책 중 추위를 피하려 부산시 중구 부산민주공원 민주항쟁기념관 입구에 들어와 있던 ㄱ씨(72)는 아래쪽에 공사 중인 건물에 관해 묻자 '잘 모르겠다'라는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YS기념관' 등과 혼동한 그는 "다 짓긴 지은 모양이던데 계속 공사를 하더라. 왜 그런 거냐"라며 기자에게 오히려 되물었다.

어떤 곳인지 간단히 설명하자 옆에 있던 같은 70대 ㄴ씨가 "세금을 들여 만들었으면 빨리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하지 않겠나. 일단 가봐야 알지"라며 말을 끼어들었다. 이야깃거리가 된 건물은 바로 부산민주공원 부속 건물인 '민주주의기록관'이다. 공원이 소장한 5만 6천여 건의 민주화운동·민주주의 자료를 체계적으로 보존(아카이빙)하고, 일부는 시민에게 공개하기 위해 마련된 공간이다.

대통령이 약속했던 기록관, 아직도 개관 못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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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억 원의 예산이 투입돼 전체 부지 3582㎡에 지하 2층~지상 3층 규모로 지어진 이 건물(부산 서구)은 공사 1년 만인 2024년 12월 준공에도 여태껏 문을 열지 못한 상황이다. 비가 온 뒤 수장고 누수 등 하자가 드러나 보수 작업을 진행 중인 탓이다. 시민들이 고개를 갸웃한 건 당연했다. 위치마저 민주공원 내부가 아닌 서구 경계면에 위치해 홍보가 절실했지만, 개관 연기로 이마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공원 관계자와 동행해 안으로 들어가 보니 내부는 공사로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의자나 책상 등 시설을 갖춘 체험교육장과 사무실 일부는 그나마 깨끗한 모습이었지만, 기록관 들머리에서부터 여러 자재가 눈에 들어왔다. 수평 문제로 주차장에 빗물이 고이면서 아직도 건물 주변 마감이 끝나지 않았다. 한쪽편엔 모래더미, 대리석 등이 한가득 쌓여 있었다.

 지난 9일 둘러본 부산민주공원 부속건물 민주주의기록관 내부 지하 1층 '보이는 수장고'. 민주화운동과 민주주의 관련 자료를 보관, 전시하기 위한 공간이지만, 수누 등 하자보수 문제로 계속 공사 중이다.
지난 9일 둘러본 부산민주공원 부속건물 민주주의기록관 내부 지하 1층 '보이는 수장고'. 민주화운동과 민주주의 관련 자료를 보관, 전시하기 위한 공간이지만, 수누 등 하자보수 문제로 계속 공사 중이다. ⓒ 김보성

 지난 9일 둘러본 부산민주공원 부속건물 민주주의기록관 내부 지하 1층 '보이는 수장고'. 민주화운동과 민주주의 관련 자료를 보관·전시하기 위한 공간이지만, 하자보수 문제로 한쪽에 강요배·홍성담 화백 등의 민중미술 작품이 기지개를 켜지 못한 채 잠을 자고 있다.
지난 9일 둘러본 부산민주공원 부속건물 민주주의기록관 내부 지하 1층 '보이는 수장고'. 민주화운동과 민주주의 관련 자료를 보관·전시하기 위한 공간이지만, 하자보수 문제로 한쪽에 강요배·홍성담 화백 등의 민중미술 작품이 기지개를 켜지 못한 채 잠을 자고 있다. ⓒ 김보성

기록관 핵심 시설인 지하 1층 '보이는 수장고'는 이름값이 무색했다. 유리창을 통해 내부를 들여다보며 전시와 보관을 동시에 하는 곳으로 원래라면 잘 알려진 민중미술 작가인 신학철·홍성담·강요배 화백 등의 판화 등 작품이 걸려 있어야 했다. 하지만 누수를 막으려 천장 일부를 뜯어내면서 공사 흔적이 가득했다. 방수 작업은 마무리 단계였으나, 수장고 왼쪽 상부의 철재나 벽면의 시멘트가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

바닥 한편에 잠자고 있는 작품들을 가리킨 민주공원 관계자는 "지난해 5월에 물이 샌다는 걸 파악해 재시공하고 있다. 이 사태가 벌써 1년이 다 돼 간다"라고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 한참 동안 하자보수가 바로 잡히지 않은 이유는 시공업체 간 책임 떠넘기기 때문이다. 서로 공방으로 뒤늦게 추가 공사가 이어지면서 완공의 시간표는 계속 미뤄졌다.

논란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자료 보존하려 24시간 돌아가야 하는 항온항습기용 실외기의 소음과 위치도 골칫거리다. 주택가까지 크게 들리는 팬 소리에 인근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한 데다가, 사무실 소방대피로 문 앞에 설치돼 안전상 이전이 필요했다.

게다가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 인증' 문턱도 넘어야 한다. 2층 사료전시실 포토존 일부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 관람객의 통행 자체가 어려웠다. 자동문이어야 할 장애인 전용 화장실 문은 수동으로 만들어졌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표시나 안전 난간도 보이지 않았다. BF 인증을 통과하려면 시설을 다시 뜯어내야 할 판이다.

 지난 9일 둘러본 부산민주공원 부속건물 민주주의기록관 내부 지하 1층 '보이는 수장고'. 민주화운동과 민주주의 관련 자료를 보관, 전시하기 위한 공간이지만, 하자보수 문제로 한쪽에 강요배, 홍성담 화백 등의 민중미술 작품이 기지개를 켜지 못한 채 잠을 자고 있다.
지난 9일 둘러본 부산민주공원 부속건물 민주주의기록관 내부 지하 1층 '보이는 수장고'. 민주화운동과 민주주의 관련 자료를 보관, 전시하기 위한 공간이지만, 하자보수 문제로 한쪽에 강요배, 홍성담 화백 등의 민중미술 작품이 기지개를 켜지 못한 채 잠을 자고 있다. ⓒ 김보성

 지난 9일 둘러본 부산시 서구 부산민주공원 부속건물 민주주의기록관. 2024년 12월 준공에도 하자보수 문제로 아직까지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지난 9일 둘러본 부산시 서구 부산민주공원 부속건물 민주주의기록관. 2024년 12월 준공에도 하자보수 문제로 아직까지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 김보성

민주주의기록관은 시설 노후화와 기존 수장고·사료관이 각각 33㎡에 불과해 공간 부족에 허덕여 온 민주공원의 숙원 사업이다. 부마항쟁 국가기념식에서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조속한 건립을 약속했을 정도다. 지역의 기대에도 끝없는 하자보수가 찬물을 끼얹었다. 지난해 38주년 6월 민주항쟁일, 46주년 부마항쟁일, 올해 박종철 열사 기일 등 의미 있는 날에 기록관을 공개하려던 구상이 다 틀어졌다.

앞서 부마민주항쟁진상규명위 위원장으로 기록관 추진 과정에 힘을 보탰던 홍순권 동아대 사학과 명예교수는 쓴소리를 던졌다. 그는 "부산에 축적된 민주화운동이나 역사 자료를 제대로 보존하려면 기록관이 시급하다. 건물을 짓고도 개관을 못 하고 있다는 건 심각한 문제다. 부산시가 더 책임 있게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공사를 발주한 부산시의 현재 목표는 하자를 확실히 수리해 최대한 빠르게 문을 여는 것이다. 시 건설본부 관계자는 "하루빨리 선보이고 싶지만, (하자 문제로 개관에) 어려움이 있다. 상반기 정도엔 가능할 것 같은데, 오늘 설계·시공·감리와 발주처가 다 같이 모여 그 방법을 찾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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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포토] '민주주의기록관'은 아직도 공사 중 https://omn.kr/2gnzs

#민주주의기록관#부산민주공원#하자보수#개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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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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