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일 고성국TV 방송에 출연한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고씨의 입당 원서 추천인에 자신의 이름을 기재했다. ⓒ 유튜브 갈무리
강성 친윤(친윤석열) 성향의 보수 논객이자 극우 유튜버로 분류되는 고성국씨가 방송 도중 전격적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습니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옹호하며 '윤어게인(윤석열 부활)'을 외치던 인사가 국민의힘 당원이 된 것입니다. 당 안팎에서는 이번 입당이 단순한 지지 선언을 넘어 올해 지방선거 공천을 겨냥한 '지분 요구'가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재원 "내가 고성국 계보"... 지도부의 위험한 환대
고씨는 지난 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TV' 생방송 도중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에게 입당원서를 건넸습니다. 김 최고위원은 현장에서 추천인 서명을 하며 "제가 고성국 계보가 됐다"라고 반색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원게시판에 글을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건 아셔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이 당원게시판에 글을 올려 논란이 된 사실을 우회적으로 비꼰 셈입니다.
약 3주 전 김 최고위원에게 입당 요청을 받은 고씨는 지난 3일 방송에선 정희용 국민의힘 사무총장과 '공개 통화'로 입당을 타진했습니다. "지난번 우리 전한길 대표 입당했다고 그렇게 난리 쳤지 않냐"는 고씨에게 정희용 총장은 "입당에 제한이 있겠습니까. 박사님 환영한다"고 화답했습니다. 고씨가 방송을 통해 입당 과정을 생중계한 것은 단순한 가입 절차를 넘어, 당내에서의 입지를 과시하려는 고도의 정치적 퍼포먼스로 풀이됩니다.
국민의힘 지도부의 반응은 환대 일색이었습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고씨의 입당을 두고 "당원 열세를 극복하자고 제안했다"라며 자신이 직접 입당을 권유했음을 밝혔습니다. 당내 비윤계와 중도층 이탈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소위 '아스팔트 우파'라 불리는 강성 지지층을 결집해 당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셈법으로 보입니다. 계엄 옹호 발언으로 KBS 라디오에서 하차했던 전력은 국민의힘 지도부에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듯했습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고씨의 당내 역할론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습니다. 6일 YTN 라디오에 출연한 김 최고위원은 고씨에게 당직 등 자리를 제안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전혀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이어 "무슨 역할을 맡기겠다고 생각한 적도 없고, 고 박사께서 요청한 적도 없다"라며 "입당 자체만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내란 사과 대신 '극우 손잡기'… 지방선거 공천 청구서?

▲지난해 7월 극우 유튜버들과 당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후보자의 토론회 ⓒ 유튜브 갈무리
정치권 일각에서는 고씨가 사실상 '지방선거 공천 청구서'를 내민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합니다. 고씨는 지난해 9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두 가지 필수전략' 영상에서 "지자체 선거가 10개월 후인데 지금 모든 우파가 손을 잡아야 하는데 광화문(집회) 세력을 계속 배척했다"라며 "장동혁 대표가 선출돼 이제 하나 된다고 말씀하셨는데 종교 헤게모니 문제로 하나가 안 된 것으로 안다. 어떻게 해야 우파가 하나 될지 (묻는다면) 국민의힘이 (공천) 양보를 하면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고씨는 "좌파들도 선거 때마다 연합한다"며 "핵심은 공천권 몇 개를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이 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한테 비례대표 등 몇 자리씩 주니까 연합이 되는 거다. 그럼 국회의원도 아닌 지방선거에 (전광훈 목사 주축) 자유통일당, 자유민주당(대표 고영주), 우리공화당(대표 조원진), 자유와혁신(대표 황교안) 적어도 4개 자유우파 정당이 있다. 4개 정당이 전부 후보를 내서 맞붙으면 국민의힘이 이길 수가 없다"고 전제했습니다.
이어 이를 위한 해결책으로 "우파 통합을 위해 국민의힘이 영남권 단체장 30곳을 양보해야 한다"라며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했습니다. 극우 정당들과의 연대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실상은 자신을 따르는 세력의 공천 지분을 요구한 것과 다름없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고씨의 이번 입당이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내 영향력을 행사해 자기 사람을 심기 위한 포석이라는 의구심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전한길 트라우마' 재현되나... 반복되는 '극우 유튜버' 논란
이미 국민의힘은 지난 2025년 6월, 극우 유튜버로 변신한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기습 입당했을 때 큰 홍역을 치른 바 있습니다. 당시 당내에서는 "입당이 무슨 문제냐"는 옹호론(친길)과 "입당 자체가 문제"라는 비판론(반길)이 격렬하게 충돌했습니다. 특히 전씨가 '10만 당원 양병설'을 주장하며 당권 장악 의지를 내비치자, 윤석열 전 대통령을 적극 옹호하는 강성 보수 세력이 당을 장악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고조됐습니다.
당시 전씨는 "우선 후보들에게 '윤석열 대통령을 계속 절연할 것이냐, 아니면 함께 갈 것이냐' 물어보겠다"라고 압박했습니다. 이어 "김문수·장동혁 후보도 (윤 전 대통령과 함께할 것이란 입장을 밝힌 뒤) 후보 단일화를 해야 지지하겠다"고 선언하며 경선 개입 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고씨의 입당이 제2의 전한길 사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입니다.
고씨의 입당은 국민의힘이 가려는 길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국민의힘은 12.3 내란 사태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와 쇄신보다는, 강성 우파와 손잡고 '도로 친윤당'으로 회귀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비윤계 성향으로 '계엄 사태 발생 자체로 국민께 사과드린다'고 발언한 뒤 정책위의장을 사퇴한 김도읍 의원이 떠난 자리를 '계엄 옹호' 유튜버들이 메우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국민의힘이 내란 사과보다는 극우 유튜버들과의 동행을 선택함으로써, 당의 우경화는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