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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택배노동조합이 26일 오전 쿠팡CLS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범석 가면 사죄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전국택배노동조합이 26일 오전 쿠팡CLS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범석 가면 사죄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 전선정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에, 택배기사들이 쿠팡CLS 본사 인근 아스팔트 위에서 김범석 쿠팡 의장의 가면을 착용한 채 무릎을 꿇었다. 이들은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산업재해 은폐 의혹, 로켓배송 시스템을 두고, "김 의장이 한국에 와서 국민과 유족 앞에 공개사과하라"라고 요구했다.

전국택배노동조합(아래 택배노조)은 26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에서 '쿠팡 로켓배송 택배노동자'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춘천·일산·부산·울산·원주를 비롯한 전국 각지의 쿠팡 택배기사들과 김창년 진보당 공동대표가 참여했다.

이들은 매년 말 진행돼 온 택배기사들의 수수료 협상이 내년 5월로 연기된 것에 대해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인해 과징금 부과와 영업정지 가능성이 거론되자, 그 손해를 택배노동자들의 수수료를 깎는 방식으로 메우려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쿠팡은 배송 물량이 증가하니 수입에는 변동이 없을 것이라며 매년 수수료를 삭감해 왔다"라며 "그런 논리라면 오너리스크로 물량이 줄어드는 이때, 수수료를 인상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김광석 전국택배노동조합 위원장이 26일 오전 쿠팡CLS 본사 앞에서 열린 쿠팡 로켓배송 택배노동자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광석 전국택배노동조합 위원장이 26일 오전 쿠팡CLS 본사 앞에서 열린 쿠팡 로켓배송 택배노동자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전선정

김광석 택배노조 위원장은 "김범석 의장은 도대체 쿠팡을 어떤 기업으로 만들고 싶은 것이냐"라며 "한국에서 40조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면서도, 3700만 명의 고객정보 유출 사고에 단 한마디 사과도 없고, 글로벌 기업 CEO라는 핑계로 국회 청문회도 참석하지 않은 기만적 행위를 보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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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노동자들을 과로로 내모는 로켓배송 시스템도 설계자인 김 의장의 저급한 노동관과 천민자본주의에서 비롯된 것임이 낱낱이 밝혀지고 있다"라며 "김 의장은 쿠팡 칠곡물류센터에서 야간 근무 뒤 숨진 27살 고 장덕준님에 대해 '그가 열심히 일하는 건 말이 안 된다, 열심히 일했다는 기록은 남기지 말라'고 지시하고, '그들은 시간제 노동자들이다, 성과로 돈을 받는 게 아니다'라며 시간제 노동자들을 비하하는 저급한 노동관을 드러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쿠팡은 지금 즉시 노동자들을 과로로 내모는 로켓배송 시스템을 전면 개선하라"라며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1·2차 사회적 합의를 전면 이행하고, 지금 진행되고 있는 3차 사회적 대화에서 로켓배송 시스템 개선을 위한 전향적인 안을 내라"라고 요구했다.

"손톱 부러져라, 팔이 빠져라 업무"
 이재순 전국택배노동조합 쿠팡본부 춘천지회장이 26일 오전 쿠팡CLS 본사 앞에서 열린 쿠팡 로켓배송 택배노동자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재순 전국택배노동조합 쿠팡본부 춘천지회장이 26일 오전 쿠팡CLS 본사 앞에서 열린 쿠팡 로켓배송 택배노동자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전선정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택배기사들은 지난 2021년 이루어진 '택배기사 과로방지 1·2차 사회적 합의'를 쿠팡이 이행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재순 택배노조 쿠팡본부 춘천지회장은 "배송기사인데, 하루 평균 분류 작업에만 꼬박 3시간이 소요된다"라며 "쿠팡은 분류 전담 인력을 직접 투입하라"고 요구했다.

이 지회장은 "매일 아침 8시 40분, 전날 회수한 반품 물량을 정리하고, 3~4인이 한 조가 돼 많게는 5개 구역의 물량을 분류해야 한다"라며 "본업인 배송을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무릎과 허리는 비명을 지르고 체력은 바닥이 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분류작업은 '불가피한 경우'에만 택배기사들에게 맡길 수 있고, 그럴 경우에도 최저임금 이상의 시급을 추가 지급해야 하는데, 쿠팡은 분류 작업을 공짜 노동인 듯이 우리에게 전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송정현 택배노조 쿠팡본부 일산지회장은 "쿠팡CLS 대표가 지난 1월 국회 청문회에서 프레시백 회수 업무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현장은 아직도 바뀐 게 없다"라고 지적했다. 송 지회장은 "프레시백 회수 업무는 강제나 마찬가지"라며 "100원을 벌기 위해, 동선과 상관없는 곳까지 가야 하고, 프레시백 안에 남겨진 쓰레기를 직접 치워야 하며, 잘 펴지지도 않는 찍찍이를 손톱이 부러져라 팔이 빠져라 힘을 주며 뜯어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최근 잇따른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가 과연 우연이냐"라며 "프레시백은 노동자의 생명을 담보로 굴러가는 피의 가방"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박원대 택배노조 쿠팡본부 부산지회장은 그동안 삭감돼 온 수수료를 인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쿠팡이 지금 수수료를 조정하지 않고, 5월 말에 수수료를 조정하겠다는 것은 결국 수수료 삭감의 이유를 찾겠다는 것"이라며 "실제로 올해 쿠팡에서 수수료가 삭감될 것을 예견하고, 어떤 대리점에서는 (배송기사와) 내년 수수료를 올해보다 15% 넘게 낮춰 계약을 할 것을 강요하고, 동의하지 못하는 기사들에게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 하겠다는 통보를 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전국택배노동조합이 26일 오전 쿠팡CLS 본사 앞에서 쿠팡 로켓배송 택배노동자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택배노동조합이 26일 오전 쿠팡CLS 본사 앞에서 쿠팡 로켓배송 택배노동자 기자회견을 열었다. ⓒ 전선정

#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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