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3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재판 도중 이례적으로 2022년 대선 시기 '윤핵관'으로 자주 거론되던 본인을 "끈 떨어진" 정치인이라 불렀다. 통일교가 자신에게 돈을 줄 이유가 없다는 취지였다.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검)은 2022년 1월 5일, 통일교로부터 1억 원을 받은 혐의로 권 의원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 김주선 변호사(권 의원의 변호인) : "백보를 양보해서 설령 윤영호(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가 '큰 거 한장'을 가지고 왔다손치더라도, 그날(2022년 1월 5일) 피고인이 사무총장직도 사퇴했지, 선대위도 해체됐지, 또 모든 것을 백의종군하겠다는 경우에는..."
- 권성동 의원 : (김 변호사를 툭툭 친 후) "끈 떨어진"
- 김 변호사 : "지금 피고인이 말하듯, 끈 떨어진 정치인으로 볼 여지가 있어서, 가지고 온 큰 거 한장을 차에 두고 빈손으로 올라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권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결심 공판과 보석(보증금 등 조건을 붙인 석방) 심문이 17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에서 열렸다. 이날 특검팀에서는 박상진 특검보, 조도준·남도현·권영우 검사가 출석했고, 권 의원 변호인으로는 강훈(법무법인 바른)·임성근·임재훈(법무법인 해광)·김주선·김숙정·홍세욱 변호사가 출석했다. 권 의원은 지난 공판이 열린 이틀 전에 비해 짧은 머리를 하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입정했다.
이날은 1심 선고 전 마지막으로 진행되는 재판인 만큼, 법정 앞이 2시간 전부터 가족·친지·지지자들로 북적였다. 재판이 실제로 열리는 본 법정 외에도, 큰 화면으로 재판을 중계해주는 중계 법정이 이례적으로 2개가 열리기도 했다. 재판 시작 전, 일부가 새치기하는 것을 지지자들이 발견하며 작은 소동이 발생하기도 했다. 권 의원이 입정하고 퇴정할 때, 지지자들은 "화이팅, 의원님 힘내세요!"라고 외쳤다.
"거액 정치자금 수수, 중형 불가피" - "돈 1억 원 받은 사실, 결코 없어"

▲김건희 여사와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박상진 특검보. 2025.11.27 ⓒ 연합뉴스
박상진 특검보는 이날 권 의원에 징역 4년과 추징금 1억 원을 구형하며, "피고인은 특정 종교 단체와 결탁해 1억 원이라는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함으로써 헌법 가치를 훼손하고, 국민의 신뢰를 저버렸다"라고 강조했다. 더해 "수사 과정에서 증거인멸을 시도하고, 법정에 이르기까지 전혀 반성하지 않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라며 "피고인에 대한 중형은 불가피하다"라고 밝혔다.
권 의원은 최후 진술에서 "윤영호로부터 돈 1억 원을 받은 사실이 결코 없다"라며 "법정에서 (윤영호의 진술을) 탄핵해야 되는데, 윤영호가 위법 수집 증거를 주장하며 주요 사실에 대한 증언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어, 아주 답답하고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강조했다. 더해 권 의원은 지난해 12월, 윤 전 본부장과의 만남에 대해서는 "윤영호와 김건희 여사의 교류 사실, 목걸이 수수행위 등을 2024년 12월 중순 이후에 언론 보도를 통해 처음 알게 됐다"라며 "전성배와 윤영호를 알고 있었고, 사실관계가 궁금해 만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022년 1월 이후 윤 전 본부장과의 지속적인 만남을 두고는 "통일교가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구성원들에게 밝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 것", "천정궁에 간 것도 한학자 통일교 총재를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면, 한 총재의 윤 후보 지지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윤영호의 거듭된 제안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2022년 3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이뤄진 윤석열과 윤 전 본부장의 만남에 대해서는 "제가 주선한 게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제가 통일교와 가까이 지내는 걸 알고 배석하라고 하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성동 쪽, 특검보다 2배 큰 쇼핑백 제시... 재판부 "(특검 것도) 공간 많이 남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우인성 부장판사가 지난달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권성동 국회의원의 정치자금 수수 혐의 첫 공판에서 법정 내부 촬영 관련 유의사항을 고지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이날은 현금 1억 원이 담긴 쇼핑백의 실물을 특검 측과 권 의원 측 모두 갖고 와, 재판부가 각각의 쇼핑백을 직접 살펴보기도 했다. 지난 15일 열린 공판에서 재판부는 "부피 파악을 위해 지폐 스무 다발을 쇼핑백에 담아서 가져올 수 있느냐"라고 요청했다. 권 의원이 이 쇼핑백을 윤 전 본부장과의 만남 직후 들고 나왔다면, 이를 목격한 자들이 기억할 만한 사안인지 판단하려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검 측은 권 의원 측에 비해 작은 '중'자 쇼핑백을 제시하며 "1억 원이면 통상 '중' 사이즈의 쇼핑백에 담는다"라며 "현금이 든 상자를 이것보다 더 큰 쇼핑백에 넣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의원의 변호를 맡은 임 변호사는 특검 측의 것보다 2배 가량 큰 쇼핑백을 제시하며 "특검 측 쇼핑백에는 아마 지폐 상자가 빠듯하게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재판부는 "(특검 측 쇼핑백에도) 공간이 많이 남는다"라며 "(쇼핑백) 횡면적이 A4 용지 크기"라고 판단했다.
한편 김주선 변호사는 윤 전 본부장이 1억 원을 전달한 직후 보냈다고 알려진 메시지 "오늘 드린 것은 작지만 후보님(윤석열)을 위해 요긴하게 써주시면 좋겠습니다"에 대해서도, "돈하고 직접적인 관련이 없을 수도 있다"라며 그 근거로 네이버에 해당 메시지 내용 전문을 검색한 것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과연 법조인이 모르는 일반인들이나 종교인들은 우회적인 표현 등을 많이 쓰기 때문에, 이게 어떤 식으로 해석될지 네이버에 검색을 해봤다"라며 "상대방에게 드린 작은 선물, 혹은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진심 어린 바람, 이런 식으로 용어를 쓰는 거란다"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김 변호사 주장에 특검팀 조도준 검사는 "통일교의 작은 성의를 받은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씀하셨는데, 피고인은 단순히 쇼핑백을 안 받은 것을 넘어서 아무것도 받지 않았다는 입장이라 '작은 성의'라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해석이 안 된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피고인 측이 말한 사실관계에 따르면, 윤 본부장의 통일교 후원금 지원에 대해서도 정치자금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거절했고, 윤석열 후보를 평화서밋에 참석하게 해달라며 건넨 돈도 거절했다고 했는데, 그러면 이 문자는 나올 수 없다"라며 "왜냐하면 받은 게 없으니까"라고 강조했다.
권 의원의 선고는 내년 1월 28일 오후 3시 이뤄진다. 같은 날,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등 혐의 사건과 윤 전 본부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선고도 진행될 예정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3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권성동 공판]
1차 :
구속 후 첫 법정 출두한 권성동, '통일교 1억' 언급한 특검에 "하!" https://omn.kr/2fwll
2차 :
'통일교 1억 수수' 권성동 재판서 10분 만에 진술 중단한 윤영호 https://omn.kr/2g7ni
3차 :
통일교 '키맨' 윤영호, 돌연 입장 바꿨다 "세간에 회자되는 진술, 한 적 없다" https://omn.kr/2gdh2
4차 :
"확실하냐" 국힘 당직자에 쏟아진 재판부 질문 https://omn.kr/2ge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