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8월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민석 국무총리를 접견하고 있다.(자료사진) ⓒ 남소연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가 이번 주 금요일과 토요일 잇따라 광주·전남을 찾는다. 표면적으로는 각각 당원 교육과 국정 설명을 위한 일정이지만, 지역 정가에선 최근 잦아진 두 사람의 호남 방문을 '당권 레이스 전초전'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오는 19일에는 정청래 대표가, 20일에는 김민석 총리가 각각 광주·전남에서 당원과 도민을 직접 만난다. 민주당 전체 권리당원의 3분의 1 안팎이 호남에 몰려 있는 만큼, 짧게는 차기 당권을 놓고 또 장기적으론 차기 대권까지 염두에 두고 두 사람의 '호남 민심 잡기' 경쟁이 시작된 것이란 분석이다.
정 대표는 19일 오후 7시 광주 북구 전남대 민주마루에서 당원을 상대로 특강에 나선다. 강의 주제는 'APEC 국민 성과 보고 및 민주당의 미래 비전'이다. 지난달 나주 혁신도시에서 전남 당원을 대상으로 같은 취지의 강연을 한 데 이은 호남권 연속 행보다.
정 대표는 이달 10일에도 현장 최고위원회를 겸한 호남발전특위 성과 보고회를 위해 광주를 찾은 바 있어, 불과 9일 만에 다시 광주를 찾는 셈이다. 당 안팎에서는 "국정 성과를 공유하고 텃밭 당원들의 결속을 다진다는 명분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당권 기반을 다지는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실상 '당권 예선전', 호남에서 시작?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0일 광주광역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 12. 10 ⓒ 배동민
김민석 총리는 하루 뒤인 20일 오후 3시 전남도청 김대중강당에서 'K-국정설명회'라는 이름의 특강을 연다. 행사에서 김 총리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 기조와 현안, 그간의 성과를 도민과 지역 공직자에게 직접 설명할 계획이다.
이재명 정부 초대 총리인 김 총리는 최근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을 일축한 뒤, 내년 8월 예정된 당 대표 선거 도전으로 기울고 있는 상태다. 지난달 26일에는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기아차 광주공장, 서구 골목상권, 광산구 전통시장을 잇따라 찾으며 '민생 탐방' 행보를 보였다. 불과 8일 뒤인 이달 4일에는 다시 광주를 찾아 노인 복지시설을 살피고, 'K-국정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정청래 대표가 조직·당원 기반을 앞세운 '호남 다지기'에 나섰다면, 김민석 총리는 국정 운영 성과와 총리 브랜드를 앞세워 호남 민심을 파고드는 모양새"라고 입을 모은다. 두 사람의 잦은 방문이 단순 일정 이상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지역 정가에선 내년부터 줄줄이 이어질 정치 이벤트와 두 사람의 잦은 호남 방문을 연결지어 해석하기도 한다. 민주당은 내년 1월 최고위원 보궐선거를 시작으로 6월 지방선거, 8월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이후 차기 총선까지 굵직한 일정이 이어진다.
한 지역 인사는 "호남은 민주당 권리당원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사실상 '당권 예선전'이 호남에서 먼저 시작됐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며 "두 사람이 호남에 공을 들일수록 중앙 정치나 정책 이슈와 호남 민심이 더 촘촘히 연결되는 구조가 될 것이므로 호남 입장에선 나쁠 게 없다"고 말했다.

▲4일 광주광역시 서구 서빛마루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김민석 국무총리 초청 ‘K-국정설명회’. 광주 서구와 국무총리실이 주최하고 서구가 주관한 행사다. 2025.12.4. ⓒ 광주·전남사진기자단 제공
한편 두 사람의 연이은 호남 행보를 두고는 부정적 시선도 있다.
정 대표의 광주 당원 특강을 앞두고 광주시당이 당원 참여를 독려하는 공지를 각 지역위별로 내려보낸 것을 두고는 "사실상 동원령 아니냐. 대표가 당원 교육을 하러 오는 것인지, 총리가 광폭행보에 나서자 이에 맞서 세를 과시하려는 건지 모르겠다"는 불만도 지역 정가엔 있다. 김 총리의 잇따른 호남 방문을 두고 지역 정치권 한 인사는 "역대 총리 중 이렇게 문턱이 닳도록 찾는 사례가 없던 것 같다. 국정 홍보도 좋지만 보기에 따라선 자기 정치에 너무 열중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가능해 보인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