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30 부산엑스포 참패 이후인 지난 2023년 11월 부산 해운대구청사 외벽에 걸려 있던 응원 현수막이 철거되고 있다. ⓒ 연합뉴스
119표(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대 29표(대한민국 부산). 유치 참패 2년 만에야 나온 2030 부산세계박람회(아래 부산엑스포) 관련 늦은 반성문을 둘러싸고 논란이 가열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국정조사 카드를 꺼내며 이를 정면 겨냥한 데 이어 시민사회도 "졌지만 잘 싸웠다 식으로 점철된 백서를 폐기한 뒤 다시 써야 한다"라며 비판에 나섰다.
119표 vs. 29표에도 '졌지만 잘싸웠다 식' 백서?
건강사회복지연대·민주누리회·부산공공성연대·부산녹색연합·부산참여연대·민변부산지부 등 20여 개 단체는 9일 조만간 대책위를 꾸려 부산엑스포 백서의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부산시의회를 찾아 '부산시민 기만 박형준 시장 규탄 기자회견'을 연 이들 단체는 "성과 부풀리기를 걷어내고 처절한 실패의 기록을 담아 백서를 재발간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부산시와 정부 관계부처는 "유치 준비 초기부터 최종 개최지 결정에 이르기까지, 10년을 담은 결과물"이라며 부산엑스포 백서를 누리집에 공개했다. "더 큰 미래를 그려 나가자"라는 앞머리 글에도 정치권에선 "내용이 부실하다"라는 냉랭한 반응이 뒤따랐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바로 재검증 절차, 국정조사 추진을 외치며 대응 특위를 구성했다.
이는 백서 내용의 상당수가 '경과보고서 수준'에 그친 탓이다. 309쪽 가운데 실패의 원인 분석과 시사점 도출은 18쪽으로 전체의 5.8%에 불과했다. 대부분은 유치 노력, 국제박람회기구(BIE) 공식절차 이행, 교섭과 홍보 과정으로 채워졌다. 29표라는 처참한 성적표에도 통렬한 반성은 사실상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민주당의 평가다.
실패의 이유로 뒤늦은 외교전, 해외홍보 한계, 예산 부족, 전략 수립의 문제를 꼽았지만, 시민사회는 사실상 불가항력적인 결과로 본 측면이 크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1200억 원이 넘는 혈세의 구체적 사용처조차 분명히 밝히지 않은 건 최악"이라고 규탄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성환 건강사회복지연대 사무처장은 "주어(책임)가 빠진 유령 백서"라고 혹평했다.
남송우 인본사회연구소 이사장은 "철저한 분석, 비판을 담기 보단 단순한 자료 정리"라고 쓴소리를 던졌다. 남 이사장은 "전체 분량의 53%가 유치기획과 준비·활동, 31.5%는 부록과 사진으로 돼 있다"라며 시민들이 확인하고 싶은 건 제대로 된 반성이지 이게 아니라고 꼬집었다.
'2040 엑스포 유치' 시사도 설익은 도전이란 반응을 불렀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최근 '2040 남해안 미래해양엑스포'에 시동을 걸며 부산·전남과 함께 광역 단위 공동 유치를 공식화했다. 그러나 '접전', '역전'에 매몰됐던 당시 상황을 재차 소환한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진상규명 없이는 재도전도 있을 수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백서 전면 재발간 요구와 동시에 감사원 감사 청구 움직임도 이어질 전망이다. 시민사회와 같이 목소리를 낸 조국혁신당·진보당·정의당·노동당 부산시당은 "감사원 감사 청구를 통해 부절적한 예산 전용과 (오판을 부른) 보고 체계의 왜곡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며 나아가 박 시장의 공개적 사과를 동시에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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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부산지역 20여 개 단체, 정당이 모여 '부산시민 기만 2030 엑스포 유치 실패 백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김보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