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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갑천에서 진행한 어류 모니터링 현장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 제454호인 미호종개를 다시 확인했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이미 여러 차례 갑천습지보호지역에서 미호종개를 확인해 왔고, 이번 조사에서도 안정적으로 서식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문제는 이처럼 실제 서식 개체가 존재하는데도, 지난 11월 중순 공개된 갑천(국가)권역 하천기본계획 전략환경영향평가서(아래 평가서)에서는 해당 개체를 전혀 확인하지 못한 채 대규모 준설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는 점이다.

 다시 확인한 미호종개의 모습
다시 확인한 미호종개의 모습 ⓒ 허정무

평가서 초안 10~185쪽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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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025년 여름과 봄 2회 조사를 수행하였고, 기존에 출현한 지점을 토대로 집중 조사하였으나 미호종개는 출현하지 않았음."

현장에 실제로 존재하는 개체를 조사단이 확인하지 못했고, 그 결과 평가서에는 서식 밀도와 분포가 누락됐다. 서식지가 존재하는데도 평가서에 "문헌조사로만 출현을 확인했다"고 적힌 것 자체가 부실한 조사이며, 이런 상태에서는 제대로 된 보호대책이 세워질 수 없다.

실제로 평가서 10~209쪽에서 제시된 '보호대책'은 "물이 흐르는 구간은 정비를 제한하고, 물이 흐르지 않는 구간에서만 정비할 계획"이라는 기술과 "정비 시 물길로부터 최소 5m 이상 이격해 작업하고, 오탁방지막을 설치하겠다"는 문장이 전부다. 그러나 이는 서식지 보전 대책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미 정비 구간은 전 구간으로 설정돼 있고, 준설 모래량까지 사전에 책정되어 있다. 이런 조건에서 "흐르는 구간은 건드리지 않는다"는 문구는 서식지 보전 의지를 담은 문장이 아니라, 전면 공사 계획 위에 붙인 면피성 문구일 뿐이다.

 준설면적과 범위가 설정되어 있는 모고서 내용 - 갑천(국가)권역 하천기본계획 전략환경영향평가서(초안)
준설면적과 범위가 설정되어 있는 모고서 내용 - 갑천(국가)권역 하천기본계획 전략환경영향평가서(초안) ⓒ 환경부

미호종개의 생태적 특성은 이런 조치로는 보호될 수 없다. 미호종개는 고운 모래층이 안정적으로 쌓이고, 일정한 느린 유속이 흐르며, 얕은 소 형태와 미세한 지형 변화가 반복되는 공간에서만 안정적으로 서식한다. 이러한 환경은 자연적 퇴적 과정과 하천 구조가 자연스럽게 형성될 때 유지된다. 대규모 준설은 이 지형적 기반을 단기간에 파괴하며, 탁도 상승, 은신처 붕괴, 퇴적층 파괴와 개체 매몰 위험까지 초래한다. 국내 외 연구에서도 준설이 산란지 소실, 저서생물 군집 붕괴, 어류 개체군 감소로 이어진다는 결과가 반복적으로 제시된 바 있다. 심지어 평가서에서도 이런 우려를 전달하고 있다.

평가서에서는 "훼손지 및 나출지 등에 유입이 빠른 양지성의 넝쿨 식물(칡, 환삼덩굴)과 생태계교란 생물(가시박, 돼지풀 등)의 1차 유입 가능성이 높아질 것", "교목성 하반림을 생성함과 더불어 하도의 고정화로 홍수 위험 문제가 가중될 수 있음", "습지 육지화는 결국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갑천 습지보호지역의 반복적인 훼손 행위가 뒤따르게 되며, 생물다양성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보고서대로 고정화되거나 교란종이 유입될 경우 습지보호지역으로 유지할 필요가 없어진다. 준설은 결국 습지보호지역 근간 훼손의 다른 말이다. 이런 우려를 표명하고 있지만, 제대로된 대안은 눈에 띄지 않는다. 준설로 인한 훼손은 미비하니, 영향이 없도록 공사하겠다는 다소 뜬구름 잡는 이야기만 존재한다. 복원이나 회복에 대한 내용은 찾아보기 어렵다. 환경부가 만들어낸 보고서라고 믿을 수 없는 수준이다.

결국 평가서 기준으로는 준설 계획과 보전 대책을 동시에 성립하는 건 불가능하다. 실질적 보전 없이 준설을 강행한다는 것은 곧 "서식지 파괴를 감수하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평가서 초안은 서식지의 정확한 위치조차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단계적 공사를 언급하고 있으며, 준설 이후의 훼손 진단이나 복원 계획 또한 사실상 없다. 이는 보호대책의 기본 조건조차 갖추지 못한 것으로, 이대로 진행될 경우 습지보호지역 지정 취지의 근간을 무너뜨리게 된다.

이제 '대안이 없다'는 변명으로 덮을 수 없다. 전 세계적으로는 이미 하천·습지 복원과 멸종위기종 보전에서 자연기반 해법(Nature-based Solutions)이 일반적 방식이 되었다. 2017년 미국 엘와(Elwha)강 복원은 대규모 댐 철거 이후 자연적 퇴적 흐름이 회복되고 연어 등 어류 군집이 되살아난 대표적 사례로, 하천 인공 정비보다 자연적 흐름 복원이 생태 회복력·홍수 대응력 모두에서 우수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유럽의 '관리된 재조정(Managed Realignment)'은 습지·하구를 자연에 돌려줌으로써 홍수 위험을 낮추고 생물다양성을 증가시키는 해법으로 정착했으며, 유지 비용 또한 인공 공법보다 적다는 점에서도 장점이 있다.

갑천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한 취지 또한 자연적 범람과 서식지 유지, 생물다양성 보전이라는 국제적 흐름과 동일한 맥락이다. 그럼에도 이번 평가서와 준설 계획은 이러한 취지를 완전히 무시한 채 과거의 인공 정비 중심 사고로 되돌아가고 있다.

갑천 역시 자연기반 해법이 필요하다. 미호종개가 확인된 구간을 포함해 비준설 존을 명확히 설정하고, 이를 충족할 수 없다면 전 구간 준설 계획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계절별·퇴적층별 정밀 서식밀도 조사를 다시 수행하고, 독립적 전문가와 시민단체가 공동 검증하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갑천호수공원을 포함한 범람원 확장과 저류지 기능 확보, 자연적 퇴적구조 회복을 위한 3개 횡단구조물의 철거 등을 통해 복원 중심의 하천 관리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대규모 준설을 예정한 계획의 모습(보고서 2-29페이지) 갑천(국가)권역 하천기본계획 전략환경영향평가서(초안)
대규모 준설을 예정한 계획의 모습(보고서 2-29페이지) 갑천(국가)권역 하천기본계획 전략환경영향평가서(초안) ⓒ 환경부

기술적 선택지가 아니다. 법적 기준, 국제적 흐름, 생태학적 사실 모두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미호종개는 단지 한 종의 문제가 아니라, 갑천 생태계가 여전히 살아 있고 스스로 회복할 능력이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 서식지를 지키지 못한다면, 갑천의 생태적 기능 전체가 붕괴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

환경부와 관련 기관은 이제 명확히 답해야 한다. 습지보호지역의 의미를 알고 있는지, 멸종위기종 보전을 정책의 중심에 둘 의지가 있는지, 그리고 과거 방식의 준설에 매달릴 것인지 책임 있게 밝혀야 한다. 생태적 사실이 이미 경고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무시와 회피는 용납될 수 없다.

#녹조#멸종위기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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