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부가 지난 11월 21일, 학생인권법과 청소년인권을 위한 청소년-시민전국행동에 보낸 답변 공문. ⓒ 교육부
교육부가 50여 개 청소년인권 연대단체에 보낸 민원 답변서에 "학생인권법 제정은 국가인권위원회에 문의하라"라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인권법의 소관 부처가 교육부인 상황에서 나온 답변이어서 "무책임하고 황당하다"라는 지적이 나온다.
'학생인권 보장 위한 방안' 물었더니, 교육부가 보낸 한 줄 답변
8일, 교육부가 학생인권법과 청소년인권을 위한 청소년-시민전국행동(아래 청시행)에 보낸 민원답변 공문을 살펴본 결과, 교육부는 지난 11월 21일자 답변에서 "학생인권법 제정과 관련한 내용은 국가인권위에 문의해주시기 바란다"라고 한 줄로 답변했다. 청시행에 보낸 공문 답변서를 통해서다.
청시행은 지난 11월 3일 교육부에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학생인권법과 관련 학생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을 서면으로 질의한 바 있다. 청시행은 50여 개 청소년·교육·인권 단체가 모인 연대단체다.
학교인권법은 현재 김문수 의원안과 한창민 의원안 등 2개의 제정안이 발의되어 국회 교육위에서 심사하고 있다. 이 법안의 소관 부처는 교육부다.
지난해 11월, 국회 교육위가 만든 '학생인권법 검토보고서'를 보면 교육부는 학생인권법 제정에 대해 "개별 법령에서 정하고 있는 사항을 학생인권법에서 '학생의 권리'로 나열하는 것은 법체계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라면서 "신중 검토" 의견을 냈다. '신중 검토'는 사실상 반대를 뜻한다. 이 당시 교육부장관은 이주호였다. 부산·대구·충북·강원·전북 교육청도 당시 교육부와 비슷한 의견을 냈다.
반면, 세종·충남·서울·광주 교육청은 찬성 의견을 냈다. 당시 세종시교육감은 현 최교진 교육부장관이다. 찬성 이유는 "각 지역별 (학생인권조례) 제정 유무와 내용에 따라 실행 수준이 상이하여 지역별 편차가 발생하고, 교육기본법, 초중등교육법 등에서 개별조항으로 명시하고 있는 내용만으로는 실효적 규범으로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라면서 "법률안 제정을 통하여 교육공동체 모두를 위한 인권 친화적 교육 문화의 조성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한다"라는 것이었다.
"무책임한 태도 보여주는 답변" 지적에 교육부 "관련 부서와 논의 못 해서"
청시행 민원에 대한 교육부 답변 내용에 대해 청시행 공현 공동집행위원장은 <오마이뉴스>에 "'학생인권법 제정에 대해서는 인권위에 물어보라'라는 교육부 답변은 해당 법안 주무 부처로서 무책임하고 황당한 내용"이라면서 "이런 답변은 교육부가 학생인권법의 취지나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음은 물론, 교육부 직원들이 여기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청시행의 민원은 '학생 스마트 기기 금지법'에 대한 질문이 대부분이었고, 이 민원을 서신으로 받다 보니 교육부 내 관련 부서와 의견 교환을 하지 못한 채 답변하게 나갔다"라면서 "청시행이 '학생인권법' 관련 민원을 전자 민원으로 다시 질문하면 관련 부서와 깊이 논의한 뒤 다시 답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