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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동제설차가 인도에 내린 눈을 치우고 있다. 도로에 쌓인 눈을 치우는 대형차량과 용도가 다르다.
전동제설차가 인도에 내린 눈을 치우고 있다. 도로에 쌓인 눈을 치우는 대형차량과 용도가 다르다. ⓒ 이혁진

4일 밤, 서울 금천구 한 주민센터에서 운동을 마치고 나오니 바깥 풍경이 바뀌어 있었다. 그새 흰 눈이 많이 내렸다. 온통 세상이 눈으로 덮였다. 올해 첫눈이다. 어쩐지 운동하는 사람들이 유달리 적었다. 밤에 눈이 올 것이라는 예보를 들었지만 예상보다 많이 내렸다.

구청이나 제설 관련 기관들이 비상상황에 대비하고 있었다. 퇴근했던 공무원들도 속속 주민센터로 모이는 것 같았다. 이미 주민센터 앞과 도로에는 공무원들이 제설제를 살포해놨다.

주민센터 앞 도로 건너 인도에는 전동차 모양의 작은 제설차량이 다니면서 부지런히 눈을 치우고 있었다. 버스 정류장에 있는 사람들은 그 작업차량이 지나가자 수고한다며 박수를 보냈다.

기상청에 따르면 4일 밤 서울에 내린 눈의 양은 시간당 약 5cm라고 한다. 그 정도 내린 것이 다행이다. 내가 체력장에서 나올 때가 오후 7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었는데 첫눈이란 기쁨도 잠시 이내 걱정으로 바뀌었다. 귀가를 서두르는 주민들도 첫눈에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표정들이다.

 비탈진 골목길에 폭설이 내렸다. 눈을 치우고 제설제를 뿌려야 안심할 수 있다.
비탈진 골목길에 폭설이 내렸다. 눈을 치우고 제설제를 뿌려야 안심할 수 있다. ⓒ 이혁진
 비탈진 골목에 눈이 소복이 내렸다. 다니기는 불편하고 위험하다.
비탈진 골목에 눈이 소복이 내렸다. 다니기는 불편하고 위험하다. ⓒ 이혁진

눈이 내리면 제설요령에 따라 집 앞을 치우게 돼 있지만 갑자기 내리는 눈이나 폭설에는 제대로 대처하기 어렵다. 민관이 서로 힘을 합쳐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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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내리자 도로를 접한 몇 개 상점과 식당은 가게 앞 눈을 치우기 시작했다. 이는 업소를 찾는 손님만을 위한 서비스지만 통행하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이기도 해 칭찬할 일이다.

한편 필자는 주민센터에서 가까운 우리 집 골목과 이어지는 인도가 걱정됐다. 특히 비탈진 골목에 눈이 내리면 위험하기 짝이 없다. 아닌 게 아니라 어두운 골목에 소복이 쌓인 눈이 빛나고 있었다. 강아지는 첫눈이 반가운지 꼬리를 연신 흔들었다. 하지만 귀가하자마자 사람들이 통행할 수 있도록 골목길 눈부터 쓸었다.

이어 뿌릴 제설제가 없어 다시 주민센터로 향했다. 도로에 간간이 설치한 제설함은 이미 도로에 살포돼 거의 동이 났기 때문이다. 주민센터는 폭설에 대비해 얼마간의 제설제를 비치하고 있다.

제설제 한 포대를 집 앞 골목에 갖다 두었다. 이때가 오후 8시, 눈은 완전히 그친 것 같았다. 그때부터 본격적인 제설작업이 이루어졌다. 차도보다 급한 것이 인도와 골목길이다. 사실상 이곳에서 주로 낙상과 미끄럼사고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폭설로 도로에도 줄 선 차량이 가득했다. 퇴근길 차량들은 가다 서다를 거듭하며 서행하고 있었다. 평소보다 귀가시간이 많이 늦었을 것이다. 도로에도 제설작업이 신속하게 이뤄지면서 비상상황이 점차 해소되고 있었다.

 주민센터 5층에 올라가 눈내린 동네 야간풍경을 촬영했다. 첫눈을 기념한 것이다.
주민센터 5층에 올라가 눈내린 동네 야간풍경을 촬영했다. 첫눈을 기념한 것이다. ⓒ 이혁진
 새벽 골목길은 눈이 녹아 빙판으로 변했다. 여기에 제설제를 또다시 뿌렸다.
새벽 골목길은 눈이 녹아 빙판으로 변했다. 여기에 제설제를 또다시 뿌렸다. ⓒ 이혁진

오후 9시쯤에는 대설특보가 모두 해제됐다. 첫눈을 기록하고 싶어 다시 주민센터 옥상으로 올라가 눈 내린 동네 야간 풍경을 찍었다. 사진은 부산한 현실과 다르게 조용하고 포근한 모습이다.

폭설이 내리는 비상상황에 우리 동네는 기민하게 대처했다. 갑자기 내린 폭설에 개인적으로 제설 작업에 참여한 것은 처음이다. 주민으로서 잠시 보람과 흐뭇함을 느꼈다.

보통 우리 집 앞 골목에 내린 눈은 내가 치우고 있다. 이후 제설제까지 뿌려야 통행하는데 안심할 수 있다. 5일 새벽에도 나가봤다. 골목은 추운 날씨로 빙판으로 변했다. 제설제를 곳곳에 또 뿌렸다. 그제야 골목에도 평안이 돌기 시작했다.

#첫눈#대설특보#제설제#폭설#비상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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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메모와 기록으로 남기고 있습니다. 기존 언론과 다른 오마이뉴스를 통해 새로운 시각과 영감을 얻고 있습니다. 주요 관심사는 남북한 이산가족과 탈북민 등 사회적 약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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