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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3 비상계엄 당시 의원들의 계엄 해제 표결 참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이 지난 3일 구속영장이 기각돼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12·3 비상계엄 당시 의원들의 계엄 해제 표결 참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이 지난 3일 구속영장이 기각돼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의 수사 기간이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법원이 구속영장을 잇따라 기각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특히 순직해병특검의 영장 기각률은 무려 90.0%에 달합니다. 10명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9명이 구속을 면한 셈입니다.

내란특검은 46.1%, 김건희특검은 32.0%의 기각률을 기록했습니다. 검찰연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일반 형사사건의 구속영장 기각률은 약 27%였습니다. 이와 비교하면 특검의 기각률은 비정상적으로 높습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특검의 수사력이 부족하다고 비판하지만, 법원이 지나치게 높은 잣대를 들이대며 '방패막이' 역할을 자처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3대 특검 구속영장 청구 기각률
3대 특검 구속영장 청구 기각률 ⓒ 임병도

"다툼의 여지", "방어권 보장"... 법원의 전가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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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특검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며 내세운 사유들은 대동소이합니다. 가장 많이 등장한 문구는 "법리적 다툼의 여지가 있다"와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입니다(관련기사 : 추경호 구속영장 기각... 법원 "혐의·법리 다툼 여지" https://omn.kr/2g98l).

순직해병특검의 경우, 법원은 핵심 피의자들에 대해 "범죄 성립 여부에 의문이 있다"거나 "책임 소재를 명확히 가릴 필요가 있다"며 영장을 기각했습니다. 수사 외압 의혹의 정점에 있는 인물들에게도 "도주나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이미 1년 넘게 진행된 사안이라 증거가 인멸될 가능성이 낮다는 논리입니다.

내란특검과 관련해서도 법원은 신중론을 폈습니다. 주요 피의자들에 대해 "내란의 고의가 있었는지 다툴 여지가 있다"거나 "상부의 지시에 따른 행위로서 위법성 인식이 뚜렷했는지 소명이 부족하다"고 봤습니다.

이에 대해 내란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의 박지영 특검보는 법원의 판단을 정면으로 비판했습니다. 특히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의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박 특검보는 "(피의자가 혐의를) 부인하면 다 다툼의 여지가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지난 3일 그는 "국민 모두가 객관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했는데, 이 중요한 사안에 대해 구속수사가 필요하지 않다고 하면 누구에 대해 구속수사가 필요하다고 하는지 의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어 "또다시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 명백한 사실관계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수사를 하지 않으면, 국회의원들에게 똑같은 상황이 생겼을 때 동일한 일이 반복될 수 있겠구나 하는 두려움마저 들었다"고 토로했습니다(관련기사: "두렵다, 수긍 어렵다" '추경호 영장 기각' 성토한 내란특검 https://omn.kr/2g9e3).

특히 내란 청산을 원하는 국민들의 눈높이와는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난 10월 법원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구속영장을 기각하며 "위법성에 대한 인식과 관련해 다툴 여지가 있다"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박지영 특검보는 "기각 사유는 비상계엄이 선포되고 포고령이 발령된 것만으로 위법성을 인식했느냐는 의문을 던지는 것 같다"며 "박 전 장관은 대통령실에 가장 먼저 도착해 상당 시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눈 상황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야당과 보수 언론의 특검 '무용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이런 높은 기각률을 두고 보수 언론과 야당(국민의힘)은 '특검 무능론'을 제기합니다. "범죄 혐의도 제대로 소명하지 못한 채 여론에 떠밀려 무리하게 영장을 청구했다"는 비판입니다. 급기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 자체가 불필요하다는 '특검 무용론'까지 들고 나왔습니다.

국민의힘은 수사를 마무리한 순직해병특검을 향해 "유일한 성과는 '특검 무용론'뿐"이라며 날을 세웠습니다. 지난달 29일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85차례의 압수수색과 300여 명이 투입돼 대규모 조사를 했지만, 구속은 단 한 명에 그쳤다"며 "'10전 9패'라는 초라한 성적표와 오명만 남긴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고 비판했습니다.

실제로 특검은 짧은 수사 기간 내에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을 받습니다. 수십 명의 참고인을 소환하고 방대한 자료를 분석하면서 동시에 핵심 피의자의 신병까지 확보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혐의 입증이 100% 완벽하지 않은 상태로 승부수를 던졌다가 법원의 문턱에 걸린 측면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시간'입니다. 영장 심사와 재청구 과정에서 소요되는 시간은 고스란히 특검의 수사 기간 단축으로 이어집니다. 법원의 잇따른 기각이 사실상 수사 동력을 떨어뜨리는 '침대 축구'식 지연 전술을 돕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반면 특검 수사를 통해 그동안 묻혀있던 사건의 실체가 조금씩 드러나고, 핵심 연루자들이 누구인지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구속영장 기각과는 별개로 진실 규명을 위해 특검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까닭입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야당인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감지됩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부산 사하을)은 3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추경호 의원 영장 기각에 대해 "죄가 없다는 뜻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조 의원은 "이걸 당의 일부가 무죄인 것처럼 말하는데 그건 잘못된 판단이다.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불구속이 종국적인 면죄부는 아니다"라며 섣부른 무죄 해석을 경계했습니다.

내란 청산 의지 있나?… 정청래 "제2의 내란 사법 쿠데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소속 의원들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12.3 내란 저지 1년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국민과 함께 지켜낸 민주주의를 되새기며 내란 청산 의지를 다짐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소속 의원들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12.3 내란 저지 1년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국민과 함께 지켜낸 민주주의를 되새기며 내란 청산 의지를 다짐하고 있다. ⓒ 유성호

일각에서는 법원의 태도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입니다. 힘없는 피의자들에게는 추상(秋霜)같던 법원이 권력형 비리 앞에서는 유독 '인권 수호자'가 되기 때문입니다.

일반 시민들은 도주 우려가 없어도 "사안의 중대성"을 이유로 구속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반면, 헌정질서를 파괴하거나 국가 기관을 사유화했다는 의혹을 받는 중대 범죄 피의자들에게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관용을 베풉니다.

내란 청산을 바라는 국민들의 요구와 달리 법원의 판단은 안이하다는 비판 나왔습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추경호 의원에 대한 영장 기각을 두고 "2024년 12월 3일이 윤석열의 비상 계엄 내란 쿠데타라면, 2025년 12월 3일은 내란 청산을 방해하는 제2의 내란 사법 쿠데타"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습니다. 내란의 흔적을 지우고 정의를 바로 세우길 바라는 국민들의 염원에 법원이 찬물을 끼얹었다는 지적입니다(관련기사 : 정청래 "추경호 영장 기각은 제2의 내란 사법 쿠데타" https://omn.kr/2g9er).

특히 90%에 달하는 순직해병특검의 영장 기각률은 법원에게 진실 규명의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심케 합니다. 일각에선 법원이 말하는 '방어권 보장'이 실질적으로는 '증거 인멸의 시간 벌어주기'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특검 측이 "구속을 하는 이유는 증거 수집이 더 용이하기 때문이며, 특히 사회적 지위가 있는 사람들은 진술 오염 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구속된 상태에서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어야 공소 유지가 더 촘촘하게 될 수 있다는 항변입니다.

구속영장 기각률을 두고 특검의 칼날이 무딘 것인지, 법원의 방패가 너무 두꺼운 것인지는 결국 재판 결과가 말해줄 것입니다. 구속 여부와 유·무죄의 판단은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구속영장 단계에서부터 진실 규명의 통로가 막힌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정의를 바라는 국민의 몫으로 남을 것입니다.

법원이 난해한 법률 용어를 앞세워 기각 사유를 설명할 때마다 국민들은 고개를 가로저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법전의 논리가 아닌, 국민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상식적인 판단이 절실히 요구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내란특검#국민의힘#추경호#법원#구속영장기각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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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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