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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택시를 타고 약속장소로 갑니다. 네이버로 검색한 맛집입니다. 배달의민족으로 배달된 야식을 먹고, 쿠팡 새벽배송으로 받은 준비물로 아이 학교를 보냅니다. 구글로 다운받은 앱으로 결제를 하고, 유튜브와 넷플릭스는 TV를 대신합니다. 이미 ‘네카쿠배(네이버·카카오·쿠팡·배민)’가 우리 삶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이들 ‘플랫폼 기업’들은 막대한 고객정보를 바탕으로 맞춤형 광고를 보여주고 클릭을 유도합니다. 알고리즘을 이용해 검색순위를 조작하고 경쟁회사에 불이익을 줘 시장에서 퇴출합니다. 처음엔 무료서비스로 시작하지만 시장이 점령되면 유료서비스로 바꾸고 다른 서비스를 끼워팝니다. 유럽연합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플랫폼법’을 만드는 이유입니다. 한국에도 ‘온라인 플랫폼법’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중소상인, 노동자, 소비자, 시민사회단체들은 현장의 목소리를 이야기하고, 온라인 플랫폼법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만들기 위해 연속기고를 연재합니다.
 서울 서부역 택시승강장에서 시민들이 카카오T 블루 택시를 이용하고 있다. 2023.11.2
서울 서부역 택시승강장에서 시민들이 카카오T 블루 택시를 이용하고 있다. 2023.11.2 ⓒ 연합뉴스

[기획: 네카쿠배의 '소비자 독점', 이대로 괜찮을까]
① 배달앱 쿠폰 쓰려고 보니 가격 올린 식당, 이런 배경이 있다
② 자영업자들의 절규… "우리는 플랫폼의 소작농이 됐다"
③ 숙박앱의 '할인쿠폰'에 숨겨진 불공정행위
④ 플랫폼 규제가 '외국 기업 때리기'라고?
온라인 플랫폼의 오해와 진실, 시원하게 답변 드립니다

카카오택시는 출시 초기, 한국의 택시 이용 문화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버튼 하나로 부르기만 하면 택시가 달려오고, 호출 실패로 길바닥에서 발 동동 구를 일도 크게 줄었다. 많은 시민들은 그 편리함에 열광했고, 택시 기사들 역시 콜 수를 늘리기 위해 카카오에 몰려들었다.

하지만 이 '혁신'은 오래가지 않았다. 카카오가 호출 시장의 압도적 사업자가 되면서, 플랫폼 독점이 가진 전형적 문제가 얼굴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이 바로 '자사우대 알고리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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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카카오모빌리티에 부과한 과징금(257억)을 법원이 취소했다. 그리고 10월, 대법원은 네이버 쇼핑의 '스마트스토어 우대'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서로 다른 플랫폼, 서로 다른 시장인데 놀라울 만큼 똑같은 결론이었다.

"경쟁제한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이제 질문해야 한다. 왜 우리는 플랫폼의 자사우대를 제대로 규제하지 못하는가? 문제는 기업이 아니라 법과 제도에 있는 건 아닌가?

카카오택시의 화려한 출범, 그러나 곧 드러난 문제점들

2015년 출시된 카카오택시는 '혁신 서비스'라는 말이 아깝지 않았다. '무료 호출', '편리한 인터페이스', '안정적인 매칭' 등 요소 덕분에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카카오택시에 정착했다. 시민이 몰리니 택시 기사도 몰렸고, 불과 몇 년 만에 카카오는 호출 시장에서 독점 수준의 사업자 지위를 확보했다.

그러나 가맹택시 사업 진출에 있어서 카카오택시에 이른바 '심판 겸 선수' 문제가 대두되었다. 2018년 카카오는 호출 플랫폼 운영을 넘어 직접 가맹택시 사업에 진출했다. 여기서 구조적 문제가 발생했다. 카카오는 '호출 배차 권한'을 손에 쥔 플랫폼이다. 동시에 카카오 브랜드를 달고 뛰는 '가맹택시의 사업자'다. 이 구조는 축구 경기에서 심판이 특정 팀의 선수로 뛰는 것과 같다. 경기 운영(배차)을 통해 특정 팀(가맹택시)을 유리하게 만들 수 있는 구조적 위험을 가진다. 그리고 의혹은 금세 현실이 됐다.

카카오택시의 '자사우대' 문제는 어떻게 이루어졌나

공정위가 밝힌 카카오택시의 자사우대 문제는 치밀하고 정교하게 이루어졌다. 세 차례에 걸쳐 가맹택시(카카오T 블루)를 우대하는데, 우선, 승객과 더 가까운 일반 택시가 있어도 더 멀리 있는 가맹택시에게 '콜'을 우선배차한다. 그리고 일반택시에는 불리한 점수를 부여해 호출 수락률을 낮게 만들고 가맹택시에는 자동 수락 기능을 적용한다. 또한, 1km 이하 단거리콜('똥콜')은 아예 가맹택시에 가지 않도록 설계했다.

이런 구조 속에서 일반택시 기사는 "가맹택시로 전환해야 콜을 받을 수 있다"는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다. 실제 시장에서도 일반택시는 빠르게 줄고 가맹택시는 늘어났다. 바로 이것이 공정위가 문제 삼은 "알고리즘 기반의 자사우대"였다. 그리고 2023년,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에 시정명령과 257억 과징금을 부과한다.

카카오 등장 이후, 택시시장 구조는 어떻게 변했나

카카오의 자사우대는 단순히 '콜 몇 개 더 준 것'에서 끝나지 않았다. 한국 택시시장의 구조 자체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첫 번째로, 호출 시장과 운수 시장의 사실상 '통합'을 이뤘다. 예전에는 택시 호출 시장(앱)은 부가 서비스였고, 택시 운수 시장(운행)은 별개였다. 그러나 카카오가 압도적 플랫폼이 되자 '콜 받기 = 수입'이 되어버렸고, 플랫폼이 사실상 택시 운수업의 핵심 권한을 쥐게 되었다.

두 번째로, 소비자 선택권이 축소되었다. 이제 카카오를 거치지 않고 택시를 부르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택시 앞에서 아무리 손을 흔들어도, 대부분의 택시는 카카오 배차를 기다린다. 소비자는 사실상 카카오 앱을 이용하거나, 아예 택시를 포기하거나 둘 중 하나만 선택할 수 있다. 독점의 비용은 결국 소비자가 부담하게 된다. 호출비 유료화, 가맹택시 확대, 월 구독료(브랜드 비용) 등 다양한 비용이 시장 전반에 전가되고 있다. 독점은 소비자의 지출 증가로 이어진다.

그러나 올해 5월 서울고등법원은 공정위 처분을 취소했다. 그 핵심 문장은 다음과 같다.

"공정위는 카카오의 알고리즘 우대가 실제로 시장경쟁을 제한했다는 점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

여기서 법원이 말하는 '입증 부족'이란 무엇일까? 일단, 단기간의 통계 변화만으로는 입증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공정위는 배차 편향 데이터, 가맹택시 비중 증가 등을 제시했지만, 법원은 "일시적 변화일 뿐, 시장구조에 장기적·지속적 영향을 입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두 번째로, 경쟁사업자의 퇴출, 또는 진입 저해가 명확히 입증되어야 한다. 하지만 법원은 다른 가맹 사업자가 진입했고, 가맹 수는 증가했고 시장이 완전히 닫혔다고 볼 자료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세 번째로, 법원은 인과관계가 모호하다고 평가했다. 즉, "가맹택시 증가 → 알고리즘 우대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요인이 작용했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마지막으로, 알고리즘 조정 자체를 '정상적 영업활동'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알고리즘 조정 자체를 불법으로 보지 않는다. 기업이 품질을 개선하거나 차별화할 권리(영업의 자유)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요약하면 이렇다.

"카카오의 시장 지배력은 인정, 그러나 그 알고리즘 변경이 경쟁을 실제로 약화시켰다는 객관적 증거는 충분치 않음."

그리고 이 논리는 얼마 뒤 대법원이 네이버 쇼핑 사건에서 그대로 반복한다.

도플갱어처럼 닮은 두 사건: 카카오택시와 네이버 쇼핑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분당 사옥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분당 사옥 ⓒ 연합뉴스

둘의 시장만 다를 뿐, 사건의 골격은 완전히 동일하다. 우선, 플랫폼 기업의 자사우대가 알고리즘을 통해서 이뤄진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가맹택시에 콜 몰아주기로,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 검색 노출 순위를 조작하여 자사우대 행위를 했다.

공정위의 제재 또한 두 사건에서 동일하게 이뤄졌다. 두 사건 모두 공정위가 "경쟁을 방해했다"고 판단해 과징금·시정명령을 부과한 것이다. 그러나 법원은 둘 다 "입증 부족"을 이유로 제재를 취소하거나 파기환송했다. 이쯤 되면 문제는 기업이 아니다. 현행 공정거래법 체계가 플랫폼 알고리즘 문제를 다루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입증 책임은 공정위에 '불가능한 미션'이 되었다. 플랫폼 기업의 알고리즘은 영업비밀이고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다. 공정위는 기업이 제출하는 자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블랙박스'라고 불리기도 한다. 또한 배차·노출 결과는 수많은 요인이 결합된 결과다. 특정 조정이 어떤 영향력을 미쳤는지 분리해서 증명하는 건 매우 어렵다. 법원이 요구하는 수준은 "알고리즘을 바꾸지 않았더라면 시장이 어떻게 흘렀을까?"라는 가상의 시나리오를 경제분석으로 제시해야 한다. 이건 외부에서 거의 불가능한 작업이다. 결국, 플랫폼 기업만 웃는다.

이처럼 공정위는 입증이 어렵고 법원은 높은 증명 기준을 요구하고 알고리즘은 공개되지 않으며 그 사이 플랫폼은 더 강해진다. 피해는 누가 보나? 소비자, 소상공인, 택시기사 그리고 시장 전체다.

결론: 지금 필요한 것은 기업 비난이 아니라 입법을 통한 제도 개혁

카카오택시와 네이버쇼핑 사건은 우리에게 단 하나의 메시지를 던진다. "플랫폼 권력은 이미 법과 제도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제 우리가 논의해야 하는 것은 택시 콜 몇 건, 쇼핑 노출 순위 몇 줄이 아니라 "시장 구조를 결정하는 알고리즘을 누가,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이 문제는 단지 공정위의 패소나 기업의 이득을 넘어 시장 민주주의의 영역으로 넘어간다. 알고리즘이 민주적 통제를 받지 않으면 시장의 룰은 기업의 코드 몇 줄로 바뀌어버린다. 이제 필요한 것은 다음과 같다.

우선, 자사우대 금지 규정을 명확화하여 어떤 알고리즘 조정이 금지되는지 법에 구체화해야 한다. 또한, 알고리즘 감사 제도 도입하여 독립 기관이 플랫폼의 핵심 배차·노출 로직을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 증명 부담 완화를 위한 기준 조정도 필요하다. "법원이 인정할 수준의 경제분석"을 공정위가 단독으로 수행하는 건 불가능하다. 입증 기준을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신속한 시정조치 도입해야 한다. 시장 왜곡이 발생한 뒤 해결하는 방식으로는 늦다. 적시에 개입하는 제도가 필요하다.

카카오와 네이버라는 특정 기업의 문제가 아니다. 이 문제는 더 큰 사회적 질문이다. "알고리즘 권력이 민주적으로 통제될 수 있는가?" 규제 공백이 길어질수록 플랫폼의 힘은 더 공고해지고 시장과 소비자, 노동자는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된다. 카카오택시와 네이버쇼핑 사건은 이 공백이 이미 위험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지금이야말로 플랫폼 규제 법제를 새롭게 구축해야 할 때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참여연대 실행위원입니다.


#카카오택시#네이버#온라인플랫폼법#자사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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