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 및 진보정당 등은 19일 오전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노동자 과로방지 3차 사회적합의로 속도보다 생명이 중시되는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자"고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새벽배송이 아니라 안전배송, 과로가 아닌 존엄의 노동을"
"택배노동자 과로방지 3차 사회적합의로 속도보다 생명이 중시되는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갑시다."
19일 오전, 대전시청 북문 앞이 '속도보다 생명'을 외치는 구호로 가득 찼다. 택배노조충청지부와 민주노총대전본부, 서비스연맹대전세종충청본부, 대전연대회의, 대전민중의힘, 진보당·정의당·사회민주당·노동당·녹색당 대전시당 등 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가 공동으로 '택배노동자 과로방지와 심야배송 규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쿠팡을 비롯한 대형 택배기업들이 '로켓배송', '365일 배송'이라는 이름으로 택배노동자들을 심야노동의 굴레 속에 내몰고 있다"며 "죽음의 새벽배송을 멈추고 건강권과 휴식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속도보다 생명을 사회적 대화 기구'가 발족했다. 이 기구 속에서 여당·정부·화주·소비자·택배사·택배노동자 등이 모여 심야배송에 대한 공적 규제, 주 7일-365배송에 따른 택배노동자 건강권 보호를 위한 방안 마련을 위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택배노조는 심야노동의 위험성에 대한 의학적 검토 결과를 기초로 심야노동의 위험성을 해소하고 소비자들의 편의를 해치지 않는 방안으로, 초심야시간(0~5시) 배송 제한과 주간 연속근무제 도입을 뼈대로 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지금 사회에서는 이 안을 '새벽배송 폐지안'으로 왜곡하고, '택배기사들이 일자리를 잃는다', '산업이 붕괴된다'는 등의 온갖 가짜뉴스들로 생산적 논의를 가로막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그 결과, 정작 논의되어야 할 택배노동자들의 건강권 문제는 외면당하고 있으며, 책임 있게 나서야 할 쿠팡은 논란의 뒤에 숨어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죽음 부르는 새벽배송 멈춰야... 속도보다 생명, 3차 사회적 합의로 나아가야"

▲대전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 및 진보정당 등은 19일 오전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노동자 과로방지 3차 사회적합의로 속도보다 생명이 중시되는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자"고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이들은 이날 발표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쿠팡의 심야배송 체계가 과로사로 이어지고 있다"며 "기업의 이윤을 위해 노동자의 생명을 갈아 넣는 구조를 정부와 국회가 방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1, 2차 사회적 합의로 분류작업 해방과 노동시간 규제는 이뤘지만, 여전히 택배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과 과로에 시달리고 있다"라면서 "이제 3차 사회적 합의는 심야배송과 365일 배송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심야노동은 단순한 편의의 문제가 아니라 생명과 건강의 문제"라며 "정부와 국회는 노동자의 희생을 강요하는 속도경쟁을 중단시키고, 속도보다 생명이 우선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특히 이번 사회적 대화를 통해 심야·휴일배송을 규제하고 택배노동자의 건강권과 휴식권을 보장하는 실질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과도한 속도경쟁 중단과 수입이 줄지 않는 노동시간 단축 방안 마련, 쿠팡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 등을 촉구했다. 아울러 "노동자의 희생을 강요하는 산업 질서를 중단하고, 지속가능한 택배산업 체계를 확립하라"고 덧붙였다.
"쿠팡의 로켓배송, 노동자를 소모품으로 만든다"

▲대전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 및 진보정당 등은 19일 오전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노동자 과로방지 3차 사회적합의로 속도보다 생명이 중시되는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자"고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이날 여는 발언에 나선 이복규 전국택배노조 충청지부장은 "쿠팡의 야간배송 노동은 저녁 7시 출근해 다음 날 아침까지 이어지는 고정 심야노동으로, 누구도 버틸 수 없는 살인적 구조"라며 "이윤을 위해 노동자를 소모품처럼 쓰는 쿠팡의 시스템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야간배송을 제한하고, 수수료를 현실화하며, 인력을 늘리면 새벽배송은 충분히 지속가능하다"고 제안했다.
연대발언에 나선 김호경 민주노총대전본부 사무처장은 "택배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에서조차 보호받지 못하는 특수고용노동자"라며 "연차도, 주휴수당도 없는 구조 속에서 기업은 이윤만 챙긴다. 정부는 이 비정규 구조를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박지영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대전지회장은 "야간노동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2급 발암물질"이라며 "밤샘노동은 심근경색·뇌졸중 위험을 급격히 높이고, 정신건강까지 파괴한다. 정부는 더 이상의 죽음을 방관하지 말라"고 호소했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과로사로 숨진 택배노동자들의 죽음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타살이다. 택배노동자 과로방지를 위한 3차 사회적 합의가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라면서 ▲심야·휴일배송 의무규제 도입 ▲택배노동자의 '수입감소 없는 노동시간 단축' ▲쿠팡 등 대형 택배사의 사용자 책임 명문화 ▲노동시간 상한제와 과로사 예방 맞춤 검진 도입 등을 요구했다.
끝으로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지속 가능한 새벽배송 방안 마련하라", "택배노동자 생명·건강 위협하는 속도경쟁 반대한다", "심야배송 규제하라", "택배노동자 과로방지 대책 마련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