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 11월 11일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현장 점검. ⓒ 행정안전부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 11월 11일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에서 '대한민국민주의전당 제대로 만들기 시민대책위'와 간담회. ⓒ 행정안전부
국비 121억, 경남도비 45억, 창원시비 186억원으로 지은 창원마산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아래 민주전당)이 '독재미화-민주홀대'라는 지적으로 아직 정식 개관을 못하고 있는 가운데, 90여 개 단체로 구성된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제대로만들기 시민대책위'는 행정안전부에 "독재도 없고 독재자도 없다"라며 '전시 시설물 즉각 철거' 등을 요청했다고 15일 밝혔다.
시민대책위는 지난 11일 민주전당을 방문한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을 만나 민주전당의 전면 개편을 요청했다. 행정안전부가 민주전당의 전면개편 요구에 아직 구체적인 대답을 내놓고 있지 않은 가운데, 이들이 행안부에 제출했던 '전면 개편 요구 내용'을 언론에 밝힌 것이다.
김민재 차관은 이날 민주전당을 방문해 민주전당 건립 추진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전시시설을 둘러보기도 했다. 민주전당은 창원시(의회)가 조례를 만들어 운영을 맡았으며, 현재 임시운영 중이다.
김 차관은 장금용 창원시장 권한대행을 만나기도 했다. 또 김 차관은 시민대책위 김영만 상임고문과 이병하·박재혁 공동대표, 백남해 특임위원장, 김의곤 집행위원장을 만나 의견을 나누었다.
행안부는 김 차관의 현장 방문에 대해 "전시관 운영 현황을 점검하고 민주주의 가치 확산을 위한 활용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라고 밝혔을 뿐 아직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민주화운동 정의에 맞지 않는 내용들... 철거되어야"
민주전당은 2013년 제정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법에 의해 건립되었다. 이 법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를 설립하여 민주화운동을 기념하고 그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사업을 수행함으로써 민주주의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 법에서 언급한 민주화운동은 "2·28대구민주화운동, 3·8대전민주의거, 3·15의거, 4·19혁명, 부마항쟁, 인천5·3민주항쟁, 6·10항쟁 등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권위주의적 통치에 항거하여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회복·신장시킨 활동"을 말한다.
현 민주전당에 대해 일부에서 부분 개선을 거론하고 있는 것에 대해, 시민대책위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법에 어긋남이 없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보았을 때 민주전당의 민주화운동 역사 전시와 시설물들은 전면 개편이냐, 부분수정이냐, 현 상태 유지의 논쟁을 떠나 그보다 먼저 즉각 철거되어야 할 전시 시설물들이 있다"라며, 대표적으로 2층 '지역특화전시실의 전시 시설물', 3층 '상설전시실 입구 마산만 영상', '부마민주항쟁 전시실의 마산전경 모형'을 거론했다.
지역특화전시실의 전시 시설물에 대해, 이들은 "2층 전시실 전시 기획은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마산의 역사, 문화, 경제, 현대화와 산업화 심지어는 '민주 성지 창원'의 정신까지 모두 바다(마산만)에서 나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너무 억지스럽고 역사적 사실과는 대부분 무관하다"라며 "전시의 시종을 관통하는 억지춘향식 바다 테마, 전시기획자의 이런 의도는 역사적 사실을 희석, 은폐, 왜곡하려는 의도로 밖에 달리 해석이 되지 않는다. 태산같은 민주항쟁 역사의 무게를 은근히 희화화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의도 여부를 떠나 전시 내용 자체가 민주화운동사업회법 1조 목적과 2조 민주화운동의 정의에 맞지 않는 내용들이기에 철거되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마산만 영상에 대해, 이들은 "2층 전시실에서 시작한 기획 의도에 따라 돝섬을 중심으로 한 마산만의 바다에서 밀려오는 파도와 바람의 속도와 명함 조정으로 화면 위에 독재도 3.15와 부마항쟁도 희망도 다 바다가 가져다준 선물인 것처럼 처리하고 있다"라며 "이 영상의 이야기대로 라면 대한민국 역사 속에 마산은 없고 그 역사를 온몸으로 받아 안고 살아오면서 형성된 마산 시민들의 의식, 성향, 저항정신도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또한 역사의 진실을 얼렁뚱땅 묻어버리고 왜곡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민주주의를 위해 피 흘리고 희생한 국민은 없고 마치 자연발생적인 '민주주의 바다 태동론'을 강변하는 듯한 이 영상도 반드시 철거되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마산전경 모형에 대해 이들은 "전시실의 중앙에 크게 자리 잡고 있는 1970년대 마산 축소 모형은 부마민주항쟁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전시물이다"라며 "이는 2층 전시실에서 그토록 강조하던 산업화(7개 전시판 중 4개)가 바로 이곳에서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전시시설에 심어진 기획자의 의도가 구체화된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1960년 3.15 당시 15만이었던 마산의 인구는 1970년 40만 명을 넘어서며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당시 마산은 전국의 7대 도시로 불렸고, 마산은 박정희의 산업화정책의 모델이었다"라며 "박정희 산업화정책의 찬반 논쟁을 떠나 이 마산 축소 모형은 박정희 기념관에나 어울릴 물건일 뿐이다. 민주화운동을 기념하는 민주전당에서는 반드시 철거되어야 마땅하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전시실의 문제점에 대해, 시민대책위는 "독재도 없고 독재자도 없다"라며 "지금의 전시장을 보면 독재자도 없고, 독재 행위도 없는데, 독재 타도의 함성만 요란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는 역사적 인과성이 시기별로 사실적 자료가 체계적으로 전시 설명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역사 해설 파티션에 기재된 내용 또한 연표 중심의 사건 기록이 대부분이다. 마치 중고등학교 역사 암기 교재를 연상케 한다. 민주주의 역사에서 중요한 건 해당 민주주의 운동이 왜 일어났으며,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성과와 역사적 의미를 남겼는가 하는 서사가 중요하다. 따라서 2층 전시장은 전면적인 수정·보완이 불가피하다"라고 덧붙였다.
또 전시실에 대해 이들은 "전시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라며 "민주전당의 전체 면적은 789만 495㎡이나, 역사 관련 전시실(2층 지역 특화전시실, 3층 상설전시실)은 1038㎡로 전체의 13.1%에 불과하다. 전당의 명칭과 취지에 비해 전시 공간 할당이 지나치게 인색하다. 공간의 한계에서 오는 전시, 시설의 한계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라며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민주전당을 만들기 위해서는 적어도 전시 공간이 전체 면적의 25%는 되어야 한다"라고 제시했다.
또 "독립된 영상 관람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3.15의거, 부마항쟁, 6.10 항쟁 전시 섹터에 들어서면, 인체 감식 기능으로 작동되는 동영상이 미디어 파티션에 어지럽게 상영된다. 이는 관람자의 전시장 입장 시차에 따라 각각 다른 장면을 보게 되고 관람자의 집중력을 떨어뜨리어 정신을 혼란스럽게 만든다"라며 "앞선 소리와 뒤따라오는 소리가 뒤섞여 명확한 메시지의 전달은 고사하고 지난한 민주화 투쟁 역사의 무게를 격감시킴은 물론 마치 민주주의는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것이란 부정적 인식을 은연중에 유도하고 있다. 그러므로 전시장과 영상실은 반드시 분리되어야 한다"라고 제시했다.
시민대책위는 "전시 공간이 확대되면 민주화운동 체험실 설치 등 시민들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반영될 수 있는 공식적 협의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 막대한 시민 혈세가 이미 투입되었고, 개편의 과정에서도 상당한 혈세가 투입될 것이다"라며 "두 번 다시 이런 혈세 낭비가 없게 하기 위해서도 역사 주체인 민과 행정 주체인 관이 긴밀히 협의, 토론 감독할 수 있는 공신력 있는 기구가 있어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시민대책위는 민주전당 앞, 창원시청(의회) 앞에서 "독재-민주 동거하는 황당한 민주전당", "즉시폐관 전면개편"이라는 손팻말을 들고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 '대한민국민주의전당 제대로 만들기 시민대책위', 1인시위 ⓒ 시민대책위

▲ '대한민국민주의전당 제대로 만들기 시민대책위', 1인시위 ⓒ 시민대책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