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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국희 해외동포상 'KBS 제20회 해외동포상' 수상자 가운데 배국희 선생(붉은 원) (2019년 3월 5일)
배국희 해외동포상'KBS 제20회 해외동포상' 수상자 가운데 배국희 선생(붉은 원) (2019년 3월 5일) ⓒ 이윤옥

평생을 미주 지역에서 독립유공자 선양과 광복회·대한인국민회 등 독립단체 활동에 헌신해 온 배국희(82) 선생이 지난 6일 귀국해, 12일 국내 병원에서 척추협착증 수술을 받고 입원 중이다.

배 선생은 오랜 기간 척추협착증으로 고통을 겪다가 국내 의료진을 믿고 귀국했으며, 12일 수술을 무사히 마쳤다. 수술 결과는 양호하며,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인 오는 21일까지 재활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배국희 선생은 2019년 KBS가 주관한 '제20회 해외동포상' 수상자로, 미주 사회에서 독립유공자 선양과 후손 지원에 평생을 바쳐 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당시 그는 "미주로 건너와 사시던 독립유공자들의 마지막 길을 보살필 수 있었던 것은 큰 보람이었다"며 "두 살 때 독립운동을 하던 아버지를 잃은 경험이 자연스럽게 독립유공자들께 마음을 두게 했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KBS해외동포상 수상 공적에는 "20년간 미주광복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각종 애국행사, 대한인국민회 기념관 복원, 창립 109주년 학술대회, 신문·잡지 기고, 연설, 방송 인터뷰 등을 통해 동포들에게 역사의식과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전해 왔다"고 기록돼 있다. 미주 지역에서는 배국희 선생을 모르는 이가 없을 만큼, 독립운동가들을 살뜰히 돌봐 온 '대모(代母)' 같은 인물로 평가된다(관련 기사: 미주 독립운동의 1번지 LA '대한인국민회'를 가다 https://omn.kr/s7v7).

배경진, 이석금 부부와 배국희 배경진, 이석금 부부의 단란하던 한때, 이 아기가 배국희 선생 (1943년생, 올해 82살)이다.
배경진, 이석금 부부와 배국희배경진, 이석금 부부의 단란하던 한때, 이 아기가 배국희 선생 (1943년생, 올해 82살)이다. ⓒ 배국희

배 선생의 아버지인 배경진 애국지사(1910~1948, 1990년 애국장 추서)는 평안북도 신의주 출신으로, 1931년 '위화면 청년단'을 결성해 일본 경찰 주재소를 여러 차례 습격·방화하다 체포돼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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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1943년 3월, 그는 중국으로 망명해 광복군 제3지대 공작원으로 입대했다. 북경에서 동지 포섭, 한국인 학생들의 비밀 지하공작, 독립사상과 민족의식 고취 등 일제 패망을 위한 활동을 펼치다 순국했다. 당시 배국희 선생은 아직 어머니의 뱃속에 있었고, 출산 후 두 살 무렵 아버지와 헤어진 뒤 끝내 다시 만날 수 없었다.

어머니 이석금 여사(1915~2012)는 돌 지난 딸을 안고 고향 평안북도를 떠나 남한으로 내려와, 삯바느질로 생계를 이어가며 홀로 딸을 키워냈다. 그 노력 끝에 배 선생을 이화여대에 진학시켰고,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함께 생활하며 모녀의 삶을 이어갔다.

2023년 6월 9일, 배국희 선생은 중국에서 순국해 주검을 찾지 못한 아버지와 미국에서 별세한 어머니 유해를 모셔 와 국립서울현충원 제2충혼당에 안치했다. 부부가 생이별한 지 80년 만의 일이다 (관련 기사: 80년 만에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해후한 부부 https://omn.kr/24dcf).

회복 중인 배국희 척추수술을 하고 회복 중인 배국희 선생
회복 중인 배국희척추수술을 하고 회복 중인 배국희 선생 ⓒ 이윤옥


두 살에 광복군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험난한 세월을 버텼던 배 선생은 미국에 정착한 뒤에도 생존 독립운동가들을 자신의 부모처럼 돌보는 일에 한평생을 바쳤다. 하지만 여러 해 동안 치료를 받지 못한 척추협착증이 악화돼 이번에 귀국해 수술을 받았으며, 의료보험 비수급자 신분이라 수술·입원·재활치료비가 2천만 원에 이르는 상황이다.

기자는 고국에 연고가 없는 배국희 선생을 대신해 보호자 역할을 맡아 병원 입원 절차를 도왔고, 곁에서 회복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우리문화신문에도 실립니다. 배국희 선생의 치료비를 돕고자 하는 분들은 이정호(010-7421-3456)씨에게 문의 부탁드립니다. 모금은 2025년 11월 21일(금) 낮 12시까지 진행될 예정입니다.


#배국희#독립유공자후손#광복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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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옥 (koya26) 내방

문학박사. 시인.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 한국외대 외국어연수평가원 교수, 일본 와세다대학 객원연구원, 국립국어원 국어순화위원, 민족문제연구소 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냄 저서 《사쿠라 훈민정음》, 《오염된국어사전》, 여성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시집《서간도에 들꽃 피다 》전 10권, 《인물로 보는 여성독립운동사》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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