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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방송 복귀 편성 항의 집회 11월 11일,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연돈볼카츠 피해자들이 MBC 사옥 앞에서 백종원씨가 출연한 '남극의 세프' 방송 예정에 항의 집회를 열었다.
백종원 방송 복귀 편성 항의 집회11월 11일,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연돈볼카츠 피해자들이 MBC 사옥 앞에서 백종원씨가 출연한 '남극의 세프' 방송 예정에 항의 집회를 열었다. ⓒ 권성훈

11월 11일 오후 1시 거대한 빌딩들이 둘러싼 MBC 사옥 앞, 집회에 나온 사람들은 경찰이 지정한 장소에서 늦가을이 선사한 쌀쌀함을 견뎌야 했다.

이날 집회를 벌인 이들은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연돈볼카츠 피해자들. 집회 제목은 '가맹사업 구조적 문제 해결 없는 백종원 대표 MBC방송 복귀 편성 철회 촉구 기자회견'이었다.

1시간가량 진행된 집회에서는 이번 사건에 연대하여 참석한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의 발언, 점주들의 성명서 낭독 그리고 각종 구호와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그 내용을 압축하면 다음과 같았다.

"백종원·더본코리아가 해결하지 않은 가맹사업 구조 문제와 각종 의혹이 여전히 진행 중인데도 MBC가 방송 복귀를 편성하는 것은 피해 점주와 국민을 기만하는 일이다. MBC는 '남극의 셰프' 방영을 즉시 철회하거나 백종원 출연 장면을 삭제해야 한다."

MBC의 백종원 출연 '남국의 셰프' 방송 편성 항의 집회 항의 집회 중 열린 퍼포먼스 중 한 장면
MBC의 백종원 출연 '남국의 셰프' 방송 편성 항의 집회항의 집회 중 열린 퍼포먼스 중 한 장면 ⓒ 권성훈

이번 집회는 필자의 2016년 5월 기억을 소환시켰다. 제법 따가운 봄볕 속에서 열렸던 집회의 내용은 이번 집회와 다른 듯 비슷했다. 당시는 유명 글로벌 피자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대상이었다면, 이번은 유명 스타 경영자의 브랜드다. 구체적 분쟁 내용은 서로 다르지만, 사실 이들이 외치는 근본 메시지는 같다고 본다. '본사는 승승장구하는데 현장에서 점주는 먹고살기 너무 빠듯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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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점심이 지난 1시였지만 많은 사람이 집회 현장을 지나쳤다. 그들 중 일부는 현수막의 '백종원'이라는 이름에 분명한 호기심을 보였다. 물론 낯선 외침에 다수의 사람은 조건반사적인 불편함을 드러내곤 했다.

그리고 벌어진 작은 소동. 발언 중 터진 '예산 시장'이란 단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들은 자신들을 예산 시장 상인이라 밝히며, 점주 기자회견에 갑작스럽게 항의성 발언으로 끼어들었다. 예산 시장을 부정적으로 다루어 피해를 준다는 주장이었다.

이런 해프닝까지 벌어지자 집회장에는 순식간에 긴장감이 돌았다. 뭇사람들의 호기심은 극에 달했다. 카메라 기자들의 셔터는 바빠졌다. 집회 당사자의 취재에 더해 집회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까지 등장하자, 기자들은 양쪽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이리저리 카메라와 녹음기를 옮겼다.

이번 집회의 원인인 연돈볼카츠 분쟁은 어느덧 1년 반이 지나고 있다. 더본코리아 측은 소수의 사람들이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더본코리아는 11일 입장문을 내고 "MBC 사옥 앞에서 진행한 '백종원 대표 MBC 방송 편성 철회 촉구' 기자회견 내용은 더본코리아 약 3000여 개 가맹점주님들 중 극히 일부인 특정 브랜드 1개의 점주 5명과 이를 지원하고 있는 전가협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반대로, 이 소수의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강자인 본사와 불편하고 힘든 동거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분쟁이 남기는 상처는 물질적 피해만이 아니다. 이번에 기자회견에서 마주한 것처럼 동료, 이웃, 불편함을 드러내는 이들의 힐난은 피해 점주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고 있다.

이번 집회에 참여했던 한 점주가 밝힌 심정처럼 말이다.

"그런 댓글을 읽고 싶지 않은데, 읽게 돼요. 가족들이 보지 말라고 하지만, 도대체 사람들이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해 보고 싶은 건 인지상정이잖아요. 결국 읽고 너무 상처받아 밤잠을 설치기도 합니다."

이처럼 기업을 상대로 한 분쟁에서 견디기 힘든 건 기업의 위력만이 아니다. 여론의 칼날 또한 매섭게 느껴질 때가 있다. '무능하고 궁핍한 자들의 생떼'라는 비난, 반대로 겉보기에 번듯해 보이면 '가난 코스프레'한다는 조롱. 어느 쪽이든 '진정성'이 없다는 프레임으로 공격받고, 그들은 상처받는다.

사실 이런 분쟁의 본질을 조금만 진지하게 들여다 봐도 점주들이 단순히 수익성만 가지고 본사를 비난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자신들의 투자와 노력에 비해 본사와 나누는 이익이 너무 불공정하고, 때로는 본사가 그들을 속였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통상 이런 분쟁으로 본사가 망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타격은 받겠지만 경영진의 삶이 흔들리는 일은 없다. 그러나 점주들은 다르다. 그들은 자신들이 투자한 돈과 노력이 무가치하게 공중분해 되는 모습을 보면서 모두 뿔뿔이 흩어졌다.

이처럼 본사와 싸우는 점주들은 자신과 가족이 물질적 정신적으로 현재보다 더 고통스러운 상황에 놓일 수 있음을 각오를 해야 한다. 그리고 때로는 도적적 모욕까지 감수해야 한다. 설사 이 싸움에서 이긴다고 해도 말이다.

그리고 이 드라마의 마지막은 거의 정해져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법이 점주들의 손을 들어줘도 실제 피해를 보는 건 점주이고, 그 생계의 터전에서 쫓기듯 떠나야 하는 사람도 점주일 뿐이라는 사실이다. 아무리 완곡하게, 그럴듯한 미사여구로 포장해도 진실은 그러하다. 이건 필자가 직접 체험해 봤기에 아는 결말이다.

2016년 5월, 그때 그 장소의 풍경 속 행인과 구경꾼 중 몇몇은 현재는 직장에서 자의든 타의든 은퇴했을 수도 있다. 그중 몇몇은 프랜차이즈 점주가 되었을지 모른다. 그리고 그중 누군가는 그때 남의 일이라 외면했던 이 풍경에 들어가 있는 자신을 발견했을지도 모른다.

#백종원#연돈볼카츠#더본코리아#MBC#남극의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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