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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의 “훈민정음 해례본 함께 읽기 선물 꾸러미”를 증정받고 있는 문희진 회장
필자의 “훈민정음 해례본 함께 읽기 선물 꾸러미”를 증정받고 있는 문희진 회장 ⓒ 김수열

2025 한국어교육 국제학술대회가 11월 8일, 9일 이틀에 걸쳐 열렸다. 이번 학회는 '계승어 교육', '정보기술 활용교육', '문화 간 이해'를 주요 주제로 18편의 연구 발표와 5편의 기조 강연 및 워크숍이 진행됐다. 한국에서는 장소원 서울대 교수, 김지형 경희사이버대 교수, 성낙수 한국교원대 명예교수, 김두루한 참배움연구소장과 필자가 발표자로 참여했다. 필자는 한글 음절표에 대한 발표도 하고 짬짬이 문희진 학회장을 만나 이번 학회의 성과와 한국어 교육의 미래를 들어봤다. 다음은 여러 차례의 인터뷰를 종합 재구성한 것이다.

- 이번 학회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입니까?

세 가지 핵심어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현장성'입니다. 일본 에히메 지역, 히로시마, 부산 등 구체적인 지역 기반 교육 사례들이 다수 발표됐습니다. 둘째는 '포용성'입니다. 발달장애 아동을 위한 계승어 교육, 다문화 배경 학생을 위한 그림책 활용 수업 등 교육 사각지대에 있던 학습자들을 조명했습니다. 셋째는 '혁신성'입니다. 인공지능 챗봇, 패들렛, 수노 인공지능 같은 에듀테크를 한국어 교육에 접목한 실증 연구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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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승어 교육 분과에서 주목할 만한 발표가 있었다면?

타케무라 히데타케 교수의 발달장애 아동 계승어 교육론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기존 계승어 교육이 '평균적 학습자'를 전제로 설계되어 발달장애 아동들이 배제되는 현실을 지적했죠. '소통 중시 수업'이 오히려 이들에게는 큰 장벽이 될 수 있다는 통찰은 우리 교육계가 깊이 성찰해야 할 부분입니다. 문자나 회화가 없어도 놀이 중심으로 배움이 가능하다는 제언은 한국어 교육의 외연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 일본 거주 재외동포 대상 조사 결과도 발표됐는데요.

이은숙 교수팀의 학습 교재 수요 조사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응답자의 76.8%가 교재를 '구매하고 싶다'고 했지만, 아동의 51.2%가 한글을 모르고 48.8%가 한국어를 거의 배우지 않는 현실이 드러났습니다. 한글학교의 시간적·지리적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사기능 통합형 학습 교재 개발이 시급합니다.

- 정보기술활용 교육 사례들이 많았습니다.

민혜경 교수팀의 '책과 연필 없는 수업'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부산 전체를 학습 공간으로 만들고, 패들렛으로 성찰을 강화하고, 수노 인공지능(Suno AI)으로 배운 내용을 노래로 창작하는 경험학습 모델이죠. 심지현 교수의 디지털학습놀이판(Flippity-Padlet) 하이브리드 모델도 어휘 달성도뿐 아니라 학습자의 성취감, 유능감, 동료 관계성까지 향상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미즈노 슌페이 교수가 제안한 인공지능 캐릭터 채팅 '캐라푸' 활용법은 초급 학습자에게 부담 없는 대화 연습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 문화 교육 방법론도 진화하고 있나요?

김지형 교수의 기조강연이 핵심을 짚었습니다. 전통적인 사진·PPT 방식에서 벗어나 '경험·참여·소통'의 3대 축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겁니다. 가상영상(VR)과 구글 길거리 보기(Google Street View)로 교실에서 한국을 체감하고, 한국어마을 프로젝트로 체화 학습을 하고, 지역 주민과의 '한국 가족 만들기' 같은 실제적 교류로 정서적 유대를 형성하는 방식이죠. 김남정 교수의 부산 지역성 기반 수업도 같은 맥락입니다.

- 언어 대조 연구 분과의 성과는?

조은숙 교수의 교착어 삼국(한·일·튀르키예) 복수 표현 대조 연구가 흥미로웠습니다. 복수 지향성이 튀르키예어>한국어>일본어 순이라는 발견은 단순히 문법 차이를 넘어 인지·문화적 배경까지 반영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길강지휘 교수의 '문해력 저하' 담론 분석도 예리했습니다. '금일을 금요일로', '우천시를 지명으로' 오해하는 에피소드들이 미디어에 반복 인용되며 특정 세대 비판으로 이어지는 현상을 실증적으로 분석했죠.

- 제가 발표한 한글 음절표 특수 도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외국인이 10분 안에 한글로 자신의 이름을 쓸 수 있도록 돕는 바둑판 형태의 도표라 일본인 학습자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자음 19자와 모음 21자를 격자에 배열해 한글의 과학적 체계를 시각화하고, 좌표 찾기 놀이 방식으로 학습 장벽을 낮췄습니다. 한글의 간결성과 체계성을 세계에 알리는 효과적인 도구가 될 것입니다.

- 일본어권 학습자 대상 연구가 많았는데요.

조영보·이범근 교수의 경음·격음 발음 연구가 실용적입니다. 일본어권 학습자 33명을 분석한 결과, 어두에서 경음 발음이 불안정한 것은 일본어 무성음의 간섭 때문이라는 걸 밝혀냈습니다. 이택웅 교수의 '~줄 알았는데'와 '~고 생각했는데' 유의어 분석도 실전에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연구입니다. 박종후 교수팀의 비전공 학습자 설문조사는 흥미롭습니다. 661명 중 입학 전 학습 경험자는 늘었지만(23.6%), 장기 유학 의향(11.5%)과 졸업 후 활용 의향은 낮았습니다. K-POP 같은 문화적 관심을 어떻게 지속 가능한 학습 동기로 연결할지가 과제입니다.

- 문학과 언어 교육의 접점도 다뤄졌나요?

김두루한 소장의 '말꽃배움'이 신선했습니다. '문학' 대신 '말꽃'이라는 우리말을 쓰며, 백석 시를 통해 말맛·말놀이·말그림을 체험하는 수업 모델을 제시했습니다. 민소라 교수는 박완서 소설의 추측 표현('~것 같다')이 일본어 번역에서 생략되거나 단정 표현으로 바뀌는 현상을 분석했는데, 한국어 추측 표현의 완곡 용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이번 학회가 한국어 교육계에 던지는 메시지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모든 학습자를 포용하는 교육 설계가 필요합니다. 둘째, 에듀테크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셋째,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통한 체화 학습이 미래입니다. 장소원 교수가 기조강연에서 강조했듯, 응용언어학은 이제 '언어 사용과 맥락에 대한 다학제적 탐구'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한국어 교육도 교실을 넘어 인공지능, 포렌식 언어학, 다문화 정책까지 아우르는 통섭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성낙수 교수가 학교 문법 품사 문제를 재론해야 한다고 했듯, 우리는 끊임없이 질문하고 성찰해야 합니다. 장혜영 교수가 '반일 영화' 담론을 비판적으로 검토한 것처럼, 고정관념을 깨고 입체적으로 사유해야 합니다. 한국어 교육은 단순한 언어 전수가 아니라 문화 간 이해와 공존의 플랫폼입니다. 이번 학회가 그 새로운 지평을 여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이 학회의 강봉식 초대 회장은 뒤풀이 인사말에서 "2009년 창립할 때만 하더라도 이 학회가 학계와 현장을 연결하는 이렇게 중요한 학회로 발전하리라고는 예측하지 못했다"라고 하면서 "요즘 일본에서 한국어교육 위상이 더 높아져 이 학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보람과 책임감을 함께 느낀다"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 준비를 위해 가장 애쓴 아이치쇼쿠대학교 유주연 교수는 "다음 학회에서는 생성형 인공지능 시대의 한국어 교육, 디지털 문해력, 전 세계 한국어 학교 네트워크 구축 등을 주제로 더 깊이 있는 논의를 이어갔으면 좋겠다"라고 개인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일본한국어교육학회 국제학술대회 기념 사진
일본한국어교육학회 국제학술대회 기념 사진 ⓒ 이유진


#한국어교육#일본한국어교육학회#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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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학과 세종학을 연구하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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