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 지부 조합원들은 홈플러스를 살리기 위해 하루 하루 싸우고 있습니다. 앞으로 몇 차례에 걸쳐 홈플러스를 살리고자하는 지역 시민, 농민, 입점 업주들의 이야기를 전할 예정입니다.
법원이 기업회생 절차 개시하면서 매장은 텅 비고, 노동자들의 일터가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는 이 사태를 "국가적 재난"이라 규정하며 11월 8일,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지도부 3인의 무기한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국민주권정부'를 자임한 이재명 정부가 이제는 응답해야 한다." 지부의 호소는 절박했다. 이날은 홈플러스 노동자와 시민 1000여 명이 함께한 '2차 국민대회'가 끝난 직후였다.

▲홈플러스 살리기 2차 범국민대회집회 참여자들이 홈플러스 살리기에 정부가 나서라고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 안수용
텅 빈 매장, 불안한 노동자들
홈플러스의 법원 회생 신청은 사실상 청산 수순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과정이 현실화될 경우, 협력·도급업체를 포함해 최대 10만 명의 고용이 위협받는다.
국민대회에 참여한 현장의 조합원들은 극도의 불안을 호소했다. "정부가 이 사태를 단순한 기업 문제가 아닌 국민 생존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는 절규가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연대발언특성화고노동조합 위원장이 홈플러스 살리기 투쟁에 연대할 것임을 발언하고 있다. ⓒ 안수용
용산의 밤, 다시 깃든 연대의 불빛
단식 첫날 밤, 홈플러스 노동자들과 연대단위 노동자 100여 명이 농성장에 남았다.
그들은 따뜻한 음료와 방한용품을 건네며 서로의 손을 잡았다. "힘내세요, 우리가 함께 있습니다."
쌀쌀한 11월의 바람 속에서 '키세스단'이 다시 등장했다.
계엄 정국의 겨울밤을 지켰던 그들이, 이번에는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곁을 지키며 노숙 철야 문화제의 불빛을 밝혔다. 투쟁의 기억과 연대의 온기가 용산의 밤을 물들였다.

▲키세스단홈플러스 조합원들이 추운 날씨를 피하기 위해 은박비닐을 덮고 문화재에 참여하고 있다 ⓒ 안수용
"우리가 이길 수 있겠구나" 단식 2일차, 손상희 수석부지장의 기록
11월 9일, 단식 농성 2일째. 홈플러스지부 손상희 수석부지장은 울산본부 동지들을 새벽에 배웅하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본부장님, 몸 챙기세요."
짧은 인사 한마디가 가슴 깊이 남았다.
"모든 조합원들이 걱정하는 이유를 잘 알기에, 더 열심히 싸워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낙엽으로 덮인 농성장은 전국민중행동 김재하 공동대표의 손길로 정리되었고, 지부장은 경찰의 제지를 뚫고 비닐하우스형 천막을 세웠다.
그 모습에 손 수석부지장은 말했다.
"우리가 이길 수 있겠구나. 무엇이든 찾아서 해법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과 함께 있으니, 우리만 잘하면 된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노숙 단식농성홈플러스지부 손상희수석부지장이 노숙 단식농성장을 지키고 있다 ⓒ 안수용
"홈플러스란 배의 키는 우리가 잡고 있다"
손 수석부지장은 단식 일지 마지막에 이렇게 적었다.
"현장의 조합원 동지 여러분,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 싸워봅시다. 홈플러스란 배의 키는 우리가 잡고 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힘만큼 움직여갈 것입니다. 투쟁!"
그의 글은 단식 현장을 넘어, 전국의 마트노동자들에게 전해졌다. 홈플러스지부는 단식과 농성을 이어가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그들의 싸움은 이제 "홈플러스 살리기"를 넘어 "국민의 일터를 지키는 싸움"으로 확장되고 있다.

▲108배국민대회에 참여한 마트노동조합 조합원들이 홈플러스 살리기 108배를 진행하며 손을 모으고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 안수용
홈플러스 사태의 본질은 한 기업의 경영 실패가 아니다. 누군가의 일상, 한 도시의 경제, 그리고 한 나라의 유통망이 무너지는 일이다. 그 무너짐 앞에서 노동자들은 다시 일어섰다. 추운 밤, 그들은 밥 한 끼 대신 '희망'을 삼키며 단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