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경기 용인시 동물보호단체 행강의 유기견 보호소를 찾아 봉사활동을 하던 중 강아지와 인사하고 있다. ⓒ 복건우
"당대표 취임 99일이든 100일이든 101일이든 큰 의미는 없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대표 취임 100일날 기자간담회 대신 유기견 보호소에서 봉사활동에 나서며 기자들에게 밝힌 말이다. 최근 '명-청(이재명 대통령-정청래 대표) 갈등설'이 불거졌지만 관련 언급 없이 "오늘은 너무 많은 걸 물어보지 마시고 동물을 사랑하는 일에 집중하겠다"라며 "취임 100일 기자회견은 적절한 시점에 하면 된다"라는 말로 갈음했다.
"덕구야 이리와!" 기자간담회 대신 '유기견 봉사'
정 대표는 9일 오전 경기 용인시 '동물보호단체 행강(행복한 강아지들이 사는 집)'을 찾아 유기견 봉사활동에 나섰다. 정 대표는 인사말에서 별도의 기자간담회를 하지 않는 이유와 관련해 "오늘이 당대표 취임 100일이다. 99일이든 100일이든 101일이든 큰 의미는 없다고 본다"라며 "주변에서 당대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했으면 하고 또 그것이 관례라고 하는데 대한민국은 관례 국가가 아니라 법치국가라고 제가 법사위원장 때 하도 얘기를 했다. 그런 관례보단 취임 100일 기자회견 같은 건 필요할 때 적절한 시점에 하면 된다고 봤다"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오늘은 말보단 일을 하러 왔다"라며 "말 못 하는 동물들이 여러 고통 속에 빠져 있는데 그걸 구하고 사랑하는 분들이 계시니 그분들과 함께 마음을 나누고자 이 자리에 왔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은 저한테 너무 많은 걸 물어보지 마시고 저는 그냥 동물을 사랑하는 일에 집중할 테니 좀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파란 방진복을 위아래로 입은 정 대표는 이날 봉사활동에 앞서 보호소 소장의 설명을 들은 뒤 한정애 정책위의장, 조승래 사무총장 등과 시설 내부를 둘러봤다. 정 대표는 "나는 빨간색 안 좋아하는데"라고 농담을 건네며 빨간 목장갑을 벗은 뒤 맨손으로 봉사활동에 나섰다. 정 대표는 보호소 유기견들에게 손을 흔들어 "안녕"이라고 인사하며 머리를 쓰다듬기도 했다. 철창이 둘러진 한 보호장 안으로 들어가서는 "덕구야 이리 와!"라며 백구와 놀아주거나 "덕구야 가자!"라며 목줄을 잡고 산책을 다녀왔다.
정 대표는 봉사활동 후 동물보호 단체들과 현장간담회를 하며 "짧은 시간 덕구와 산책했는데 어찌나 힘이 넘치는지 제 성격을 닮았더라. 같이 100m 정도 뛰었다"라며 "사람도 개도 다 생명을 가진 생명체다. 사람의 생명이 소중하듯 개의 생명도 소중하다"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관련 단체들의 얘기를 들은 뒤 "반려동물과 사는 국민이 1500만 명이 넘고 유기견을 돌보는 민간 시설의 양이 엄청 성장해 있다. 이젠 질적 전환을 꾀할 때"라고 답했다.
기자간담회 생략 왜? "지금은 대통령의 시간"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경기 용인시 동물보호단체 행강의 유기견 보호소를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 복건우
정 대표가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진행하지 않는 것과 관련해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7일 언론 공지를 통해 "정 대표는 의례적인 형식보다 실질을 중시하며 '100일'이라는 숫자에 맞춰 기자간담회를 여는 것이 다소 작위적이라는 것이 평소의 일관된 생각"이라며 "기자회견과 언론인터뷰 등 언론과의 특별한 소통은 적정한 시점에 풍부하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지금은 대통령 임기 초에 내란 청산과 개혁 과제를 차질 없이 수행하고 APEC 성과 확산 및 관세 협상의 후속 조치 등에 대해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 할 때"라며 "당과 정 대표는 이를 튼튼하게 뒷받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책무라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평소 언론 인터뷰를 자제하면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지금은 '대통령의 시간'으로 대통령의 국정을 뒷받침하는데 모든 힘을 기울일 때라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의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 생략은 최근 '명-청 갈등설'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뤄졌다. 앞서 민주당이 대통령 재임 중 형사재판을 중지하는 내용을 담은 재판중지법 처리 가능성을 언급하자,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대통령을 정쟁의 중심에 끌어넣지 않길 당부한다"라며 당에 질타성 경고를 날렸다. 또 부산시당위원장 경선 과정에서 친이재명계로 꼽히는 유동철 수영구 지역위원장이 컷오프를 당한 후 정 대표에 반발하며 명-청 갈등설이 재점화됐다.
하지만 정 대표 측은 "당정대 관계는 개인적으로 S급이라고 본다"(한민수 당대표 비서실장)라며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간 호흡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유동철 지역위원장이 컷오프에 반발하는 것과 관련해선 "당직 선거는 재심을 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박수현 수석대변인)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유기견 봉사활동과 현장간담회를 마친 정 대표는 용인소방서를 찾아 격려 방문을 했다. 오후엔 서울 종로구 국무총리 공관에서 열리는 고위당정협의회에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