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4일 열린 '지역아동센터 아동의 다양한 돌봄 욕구,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 토론회 현장 모습.
지난 4일 열린 '지역아동센터 아동의 다양한 돌봄 욕구,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 토론회 현장 모습. ⓒ 느린인뉴스

최근 아동 수는 줄고 있지만, 다양한 돌봄에 대한 필요성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지역아동센터의 역할과 한계를 짚고, 정책적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국회에서 열렸다.

다양한 돌봄 욕구, 현장의 목소리를 모으다

지난 6일,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지역아동센터 아동의 다양한 돌봄 욕구,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과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이하 전지협)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사회복지협의회·한국사회복지사협회·한국아동단체협의회가 후원했다.

AD
토론회에서는 경계선, 다문화·이주배경, 청소년, 야간·긴급 돌봄 등 지역아동센터가 마주한 복합적인 돌봄 현실을 중심으로 현장의 어려움과 제도적 한계를 짚고, 지속 가능한 지원 방안을 모색하는 논의가 이어졌다.

박주민 위원장은 "최근 교육과 돌봄 서비스 수요자들의 욕구가 더 다양해지고 있다"며 "이런 변화는 지역아동센터 현장에 보다 전문적인 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토론회가 경계선 청소년의 실태와 욕구를 파악하고, 현장의 어려움을 진단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제도 개선과 정책 지원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남세도 전지협 이사장은 "지역아동센터가 법제화된 지 20년이 넘었다"며 "그동안 아이들의 안전한 돌봄 공간이자 성장의 발판으로 중추적인 역할을 한 센터가 다양한 변화와 요구를 마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변화는 단순한 서비스 확장을 넘어, 우리 사회가 돌봄을 어떻게 재정의하고 실천할 것인지에 대한 중요한 과제"라며 "오늘 자리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지원체계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복합적 돌봄 현실과 제도적 한계 지적

토론은 ▲지역아동센터 다문화 아동 현황 및 욕구, 지원 방향 제언(함께하는연구 정지연 박사) ▲지역아동센터 청소년들의 성장 지원을 위한 제안(이효은 분당아람고 학생, 함께여는청소년학교지역아동센터) ▲긴급·일시·야간 돌봄 확대 등 지역아동센터 돌봄 변화(최선숙 전지협 사무총장) ▲늘어나는 경계선 아동 케어를 위한 현장의 어려움과 노력(윤귀영 예꿈마을지역아동센터 시설장) 등 발제로 진행됐다. 이후 장영진 보건복지부 아동보호자립과장이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정부의 향후 정책 방향을 설명했다.

첫 번째 발제자인 정지연 박사(함께하는연구)는 다문화·이주배경 아동의 지원정책이 양적으로는 확대됐지만, 실제 접근성과 실효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전국 300여 개 지역아동센터를 조사한 결과, 80%가 '별도의 다문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나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해 제공 중인 곳은 12%에 불과했다.

정 박사는 "지역아동센터에서 연계하는 대부분의 한국어 지원사업은 5년 이하 거주 아동만 대상이라 장기 거주 아동은 배제된다"며 "언어 수준과 학습 환경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등록 이주아동은 제도상 지원을 받을 수 없고, 지역 간 자원 편차가 커 표준화된 협력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분당아람고에 재학 중인 이효은(19) 씨는 청소년의 입장에서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했던 경험과 한계를 전했다. 그는 "센터에 다니기 전에 무기력하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며 "청소년이 중심이 돼 운영되는 센터를 다니면서 많은 배움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고등학생이 되면 센터를 이용할 수 없다는 규정 때문에 친구들이 떠난다"며 "청소년에게도 돌봄과 지지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

또한 "물가 상승에도 식비가 동결돼 선생님들이 개인 카드를 쓰는 경우가 있었다"며 "아이들이 눈치 보지 않고 밥을 먹을 수 있도록 현실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제도적 기반과 안전 보장이 우선"

최선숙 전지협 사무총장은 지난 6월 부산에서 화재로 아동들이 사망한 사건 이후 야간·긴급 돌봄에 대한 사회적 필요가 커졌음을 강조하며, 각 지자체에서 다양한 형태의 연장 돌봄이 확산되고 있으나 지역 간 격차와 안전 문제가 여전히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야간 시간대 돌봄은 종사자 안전과 귀가 지원, 시설 환경 등 기본 여건이 보장되지 않으면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중앙정부의 제도적 개입과 통합 포털 구축 등 국가 차원의 체계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대부분 종사자가 여성인 만큼 일·가정 양립이 가능한 근무 환경과 인력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며 돌봄의 시간과 형태가 다양해지는 만큼, 법적 기준과 매뉴얼 정비를 통해 현장의 부담을 줄이는 정책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윤귀영 예꿈마을지역아동센터 시설장은 늘어나는 경계선지능 아동 돌봄에 대응하기 위한 현장의 노력과 어려움을 생생히 전했다. 해당 센터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복권기금이 지원하는 경계선지능 아동 지원사업 '나답게 크는 아이'에 6년째 참여하고 있다.

윤 시설장은 "경계선지능 추정치는 13.6%지만, 실제 센터에서는 이보다 두 배 이상 많다"며 "이 아이들은 학습뿐 아니라 정서와 관계에서도 수많은 좌절을 경험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아동센터의 강점을 '안전한 돌봄 환경, 기본생활습관 형성, 관계 중심 운영'으로 꼽았다. "학교에서는 낙인 때문에 숨기던 아이들도 센터에서는 비슷한 또래들과 어울리며 자신 있게 참여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인력과 제도의 한계도 분명하다. 윤 시설장은 "대부분의 종사자는 사회복지사로, 경계선지능 아동이나 특수교육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사업을 통해 오는 파견 전문가 또한 계약직이라 장기적인 연계와 지원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아이들에게 보편적으로 해온 방식으로 대응해 올 수밖에 없었다는 반성과 함께, 개별 아동의 특성을 고려한 전문 인력 양성과 지원체계 마련을 강조했다.

또한 "경계선 아동이 가진 특성들은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게 아니라 생애 전반에 걸쳐 지속된다"며 "초등학교 이후에도 연속 지원이 이어질 수 있도록 조기 진단비와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이제는 사업이 아니라 정책으로 전환돼야 한다"며 "법적 근거가 아닌 사업기금으로만 운영되는 지원은 한계가 분명하다"고 짚었다.

지속 가능한 돌봄 체계 구축, 과제는 여전

장영진 보건복지부 아동보호자립과장은 "아동 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지역아동센터 예산은 줄어들지 않도록 하고, 종사자 처우 개선에 우선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다문화·특수욕구 아동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 특화, 농어촌 지역 차등 지원, 인센티브 중심의 운영체계 전환을 예고했다.

장 과장은 "지역별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하고, 기능보강사업은 국비 지원을 검토 중"이라며 "단기 사업에 머물지 않고 지속 가능한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는 아동 돌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지역아동센터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되짚는 자리였다.

현장에서는 전문 인력 확충과 제도적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졌고, 정부 역시 지속 가능한 돌봄 모델 구축을 약속했다. 다양한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실질적인 변화가 닿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느린인뉴스에도 실립니다.(https://www.slowlearnernews.org/)


#지역아동센터#돌봄#경계선지능#느린인뉴스#느린IN뉴스
댓글

안녕하세요. 국내 최초, 유일한 느린학습자 전문 매체 느린인뉴스입니다.



독자의견0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