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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가 하나의 문화 아이콘이 되는 세상' 에서 산다면... 나이 오십을 앞 둔 어느 날, 내 아이들이 중학생이 되고 그들의 봉사활동에 함께 참여하면서 봉사와 기부라는 또 다른 세상의 문을 열었다. 지역의 다양한 계층과의 만남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이타적인 활동이 그 누구보다도 나를 위한 삶의 기쁨임을 깨달으면서 어느 새 환갑을 넘어섰다.

해마다 겨울이면 물질적인 기부 형태로, 저소득층 가구에게 연탄과 쌀을 나누고, 봉사단체에서 김장도 하고, 코로나 때는 현금으로 전달하고, 어느 해는 심지어 외국 어린이들에게 기부금을 보내기도 했다. 이 모든 기부 행위는 뜻을 함께 하고 있는 많은 지인들이 있어서 가능했다.

4년 전 말랭이마을 입주작가라는 명찰을 받고 들어온 이후, 책방지기로, 또 마을의 문화전도사로 살면서 정말 많은 문화 행사를 주관하고 참여했다. 올해도 연말을 앞두고 어떤 기부를 할까 고민 하던 중, 뜻밖의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소위 '인문학 문화공유기부를 하면 어떨까?' 지역에서 글 쓰는 분들과 즐거운 소통을 하고 싶었다.

책방을 하다 보니, 책을 보고 글을 쓰는 사람들의 유형이 새롭게 다가왔다. 특히 매일 아침 편지를 통해 우리나라 시인들의 시를 전하며 시의 매력을 공유한 지 4년이다. 누구나 시를 쓸 수 있다고 말하는 자칭, '시 나눔 홍보대사'로서, 시와 기부와의 연관성을 생각한 것이다. 동시에 최근 문학의 또 다른 장르가 된 '디카시'는 시는 무조건 어렵다고 여기는 사람들에게 문학의 길로 들어가는 다리 역할을 할 수 있음에 주목했다.

제 1회 디카시공모전 포스터 '문화공유기부 ' 라는 뜻으로 지역사회를홍보하고 시를 사랑하는 마음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제 1회 디카시공모전 포스터'문화공유기부 ' 라는 뜻으로 지역사회를홍보하고 시를 사랑하는 마음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 박향숙

그래서 제 1회 봄날의 산책 디카시 공모전 행사를 기획했다(공모기간 2025.9.15.-10.20). 많은 사람들이 물었다. 행사에 소용되는 비용은 어디서 받아서 하는 지를 궁금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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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밥 한 끼 외식을 줄인다면, 문화공유기부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뭐 돈이 되는 일도 아니고 고생만 하는데, 자기 돈 써가면서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어요?"

현실을 보면 맞는 말일 수도 있다. 그러나 누구나 자신만의 가치로 세상을 살아가는 법. 해마다 소소하게나마 봉사와 기부를 하며 살겠다고 결정한 나의 가치관은 나의 즐거움이자 행복이다. 말 그대로 외식 할 밥 한 끼 값 줄이면 되고, 혹시 동참할 사람 있으면 어깨동무 하면 더 좋다.

한 달여간, 디카시 공모전에 응모한 작품 수는 총 70편(중학생 6명, 20대 청년부 8명, 성인부 56명)이었다. 공모주제로 '군산의 사계와 시 한 편'을 내걸었지만 응모자들의 요청을 수렴하여, 더 넓은 범위의 소재로 응모를 허락했다. 처음 하는 행사치고 많은 사람이 응모했다고 주변에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두 분의 시인(안준철 시인과 김영춘시인)께 심사위원을 맡아 주십사 하고 부탁을 했다. 10여 일 후 심사 결과와 함께 심사평이 도착했다.

디카시는 문자와 사진의 새로운 결합방식으로 누구나 시인이 되고 일상이 예술이 되는 매력적인 대중 문학 장르다. 영상기호가 기존의 문자기호와 결합된 형태를 띄고 있지만 디카시에서 사진을 설명하는 것은 금물이다. 문장으로 쓰지 않아도 사진으로 이해되는 것은 생략하는 것이 좋다. 일반시에서는 낯설게 하기가 중요하지만 디카시에서는 공감이 안 되어 해석이나 설명이 필요한 것은 지양한다. 이러한 디카시의 일반적인 특성을 고려해서 심사했다는 점을 먼저 밝힌다. 추후 응모자들에게도 참고 사항이 되었으면 한다.

심사위원들의 심사평 서두의 글이다. 나만해도 디카시 하면, '사진을 설명하는 글'의 내용이 일부라도 들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오름상(1등상)과 최으뜸상(2등상)으로 뽑아주신 작품을 보면서 심사위원께서 말씀하신 진의를 깨달았다. 참고로 상의 이름도 오마이뉴스 기사 등급을 따라 오름상, 으뜸상, 버금상으로 명명했다.

디카시공모전 오름상과 최으뜸상 오름상, 박형근 님 <생존>과 최으뜸상, 김소영 님 <응> 입니다
디카시공모전 오름상과 최으뜸상오름상, 박형근 님 <생존>과 최으뜸상, 김소영 님 <응> 입니다 ⓒ 박향숙

오름상을 <생존>으로 하자는 데 두 심사 위원은 이견이 없었다. 철사 울타리에 살이 박힌 사진 속의 나무는 시적 화자와 동일체가 된다. "누군가 내게 물었다/ 어떻게 고통을 참고 살았냐고"로 시작된 시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미 내 몸이 말하고 있으니"로 이어지다가 "원망 대신 삶을 택했다"로 끝을 맺는다. 삶에 대한 긍정과 아름다운 의지가 느껴지는 수작이다.

최으뜸상은 <응>에게 돌아갔다. 제목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응'이란 일종의 화답으로 호수에 비친 저녁노을의 반영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응?/ 응!"과 같은 의문부호와 느낌표 사용도 눈여겨볼 만하다. 뒤에 이어지는 "나에게 묻는 그대/ 나를 비추는 그대"와 연결해서 보면 언어 감각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부호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장인 정신이 빛나는 작품이다.

행사 홍보시 수상자들의 수가 총 12명이었는데, 심사에서 아깝게 탈락한 작품들을 보며 급작스레 아차상 5명을 더 선발, 총 17명에게 수상을 하기로 결정했다. 주관한 내 입장에서 보자면, 70명 모두에게 소정의 선물이라도 주고 싶은 심정이지만, 사정이 여의치 못하여 마음에 사랑을 담아, 감사의 말씀을 전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수상자들 중에는 이번 행사가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왔다고 전했다. 어떤 이는 글 쓰는 일의 모멘텀이 되기도 했고, 어떤 이는 노년으로 접어드는 우울한 나날의 회복제가 되기도 했다고 했다. 또 어떤 청소년은 고생하는 아빠의 마음을 되돌아보는 좋은 기회였다고도 했다. 수상 여부를 떠나, 공모전에 참가한 모든 분들이 한 순간 이나마, 일상의 평범한 삶에 새롭고 즐거운 순간과의 만남이었길 바랄 뿐이다.

디카시 으뜸상 2 작품 으뜸상, 박유빈(중3) <아빠의 길> 과 박윤진 님 <하구의 그리움> 입니다
디카시 으뜸상 2 작품으뜸상, 박유빈(중3) <아빠의 길> 과 박윤진 님 <하구의 그리움> 입니다 ⓒ 박향숙

또한 나 스스로가 지역의 문화예술인, 특히 글을 읽고 쓰는 문학인들과의 조촐한 행사에 함께 해서 참으로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어린 중학생들과 20대 청년들의 참여를 보면서 내년에는 별도의 부분으로 행사해도 좋겠다라는 마음이 선뜻 앞선다. 무엇보다 학창 시절에 읽은 시 한 구절이 내 평생을 살아가면서 얼마나 힘이 되고 사랑이 되었는지를 잘 알기에, '문화공유기부'라는 이름을 빌어, 지역에서 색다른 책 문화공간을 확장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올해의 행사를 기초로, 더 잘 준비해서 내년 2026년 제 2회 봄날의 산책 디카시 공모전을 할 것이다. 더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하고, 그들의 사진과 글 한 작품이 지역과 사람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 그들의 참여가 더 넓은 문화공유기부로 이어지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내는 소중한 네크워크의 자산임을 전하고 싶다.

#공모전#디카시#봄날의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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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과 희망은 어디에서 올까요. 무지개 너머에서 올까요. 오는 것이 아니라 '있는 것'임을 알아요. 그것도 바로 내 안에. 내 몸과 오감이 부딪히는 곳곳에 있어요. 비록 여리더라도 한줄기 햇빛이 있는 곳. 작지만 정의의 씨앗이 움트기 하는 곳. 언제라도 부당함을 소리칠 수 있는 곳. 그곳에서 일상이 주는 행복과 희망 얘기를 공유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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