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김충기 조합장을 지지하는 모임인 ‘중앙농협을 사랑하는 모임’이 조합원들에게 돌리고 있는 ’징계 탄원서‘.
김충기 조합장을 지지하는 모임인 ‘중앙농협을 사랑하는 모임’이 조합원들에게 돌리고 있는 ’징계 탄원서‘. ⓒ 오마이뉴스 구영식

'골드바 지급, 무료 해외여행 실시'로 경찰수사를 받고 있는 서울 중앙농협(조합장 김충기)이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중앙회 등에 문제를 제기한 조합원들의 제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를 제기한 조합원 13명 중 한 명인 A씨는 19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지난 16일 하나로산악회의 산행에 김충기 조합장 등 조합원 130여 명이 참석했는데, 김 조합장을 지지하는 조합원들이 김 조합장이 있는 자리에서 농림부 등에 문제제기한 13명이 조합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제명 처분하자는 동의서를 돌렸다"라고 전했다. 이어 "동의서를 돌린 이들은 '중앙농협을 사랑하는 모임' 소속 조합원들로 이 김충기 조합장을 지지하는 모임이다"라고 덧붙였다.

A씨는 이어 "오는 11월 중순경에 정기대의원대회가 열리는데 거기에 조합원 제명 결의안을 회부시키기 위한 서명작업이다"라며 "정관상 과반 참석에 참석인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조합원 제명안이 통과된다, 김 조합장이 이를 위해 조합원 제명 결의안을 안건으로 회부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AD
그는 "이는 조합장으로서 자치권 남용이자 조합원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부당한 보복성 처분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농림부 항의 방문은 조합의 불법·부당행위의 시정을 요청하기 위한 정당한 권리행사이자 헌법 제21조에 보장된 집회·표현의 자유에 해당한다"라고 강조했다.

서울 중앙농협의 대의원 규모는 조합장을 제외하고 총 66명으로 알려졌다. 그는 "참석비로 대의원 1인당 40만 원을 주기 때문에 100%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농림부 앞 시위로 중앙농협의 위상을 실추시킨 시위자들 징계해야"

 서울 중앙농협 일부 조합원들은 7월 10일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피케시위를 벌이고 골드바 구입, 무료 해외여행 등에 대한 특별감사를 요청했다.
서울 중앙농협 일부 조합원들은 7월 10일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피케시위를 벌이고 골드바 구입, 무료 해외여행 등에 대한 특별감사를 요청했다. ⓒ 오마이뉴스

A씨가 언급한 '동의서'는 '중앙농협을 사랑하는 모임'(중사모)에서 작성한 '탄원서'였다. 중사모는 김충기 조합장을 지지하는 조합내 사조직으로 알려졌다.

이 탄원서에서 먼저 "작금의 상황에 대해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작금의 상황"이란 일부 조합원들이 '골드바 지급, 무료 해외여행 실시' 등의 내부문제들을 외부에 알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중앙회의 합동감사(10월 초), 서울 광진경찰서의 수사 착수(최근) 등을 불러온 것을 가리킨다.

탄원서는 "농업 해외선진지 견학, 금(골드바) 지급 등 예산 집행과 관련해서 대부분의 예산은 예산서, 결산서, 좌담회 등을 통해서 이미 공개했으며, 2025년 예산 집행 내역은 2026년 2월 결산 총회에서 공개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지금까지 중앙농협 예산집행은 이사회 심의와 대의원 총회 의결 등 관련법과 정관에 따라 적접한 절차를 거쳐서 승인된 예산을 적법하게 집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큰 불법이라도 있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는 조합원들은 과연 진정한 조합원들인지 의문이 든다"라고 문제제기 조합원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탄원서는 "이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시위를 함으로써 중앙농협의 위상을 실추시킨 시위자들을 관련법에 따라 징계할 것을 중앙농협 집행부에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마무리하면서 탄원서 맨아래에 서명하는 칸을 두었다.

탄원서에 적시된 "농림축산식품부에 시위를 함으로 중앙농협의 위상을 실추시킨 시위자들"이란 지난 7월 10일 세종로 청사에 위치한 농림축산식품부를 찾아 '35억 원 골드바 구입한 내역 밝혀라', '해외 선진지 견학 100% 무료 실시 타당성 감사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인 뒤 농림부 농업금융정책과에 '특별감사 요청서'를 제출한 13명의 조합원들을 가리킨다.

이들은 당시 골드바 구입(35억 원) 내역, 무료 해외여행 실시 타당성뿐만 아니라 부동산 과다 구입(901억여 원), 서울 중앙농협 본점 내 하나로마트 시설 비용 과다 지출(34억 원), 수십억 원의 지점 시설 교체 비용, 불투명한 회의비와 업무추진비 등에 대해서도 특별감사를 요구했다. 특별감사 요청서에는 <오마이뉴스>가 보도한 기사 세 건을 첨부했다.

조합원들, 5돈 골드바 받아... 10개월 만에 시세차익만 약 107만 원

 지난 2023년 서울 중앙농협 조합장 선거 당시 김충기 후보(현 조합장)의 선거공보물.
지난 2023년 서울 중앙농협 조합장 선거 당시 김충기 후보(현 조합장)의 선거공보물. ⓒ 오마이뉴스

 서울 중앙농협이 올 1월 조합원들에게 지급한 골드바 실물 사진.
서울 중앙농협이 올 1월 조합원들에게 지급한 골드바 실물 사진. ⓒ 오마이뉴스

김충기 현 조합장은 지난 2023년 조합장 선거에서 금 15돈 증정과 무료 해외여행 실시 외에도 설,추석, 생일, 창립기념일 각각 30만 원 하나로마트 이용권이나 선물 증정, 조합원 사망시 300만 원 지원(당시는 200만 원),1인당 200만 원의 학자금 지원, 암 진단시 100만 원 지급, 골프 회원권 매입 등을 공약하고 연임에 성공했다.

특히 금 15돈 증정 공약은 '골드바 증정'으로 이행됐다. 서울 중앙농협은 지난 2024년 12월 농협중앙회 자회사인 '농협네트웍스'와 총 31억 여원의 골드바 구입 계약서를 체결하고, 개당 5돈인 1093개의 골드바를 구입했다. 구입 당시 기준 금값은 같은 해 12월 9일 <귀금속경제진문>에 고시된 1돈(3.75kg)에 51만 3920원이었다.

그런데 19일 현재 금값(신한은행 고시 기준)이 1g당 19만3983.39원(1돈 약 72만7438원)으로 골드바를 구입할 당시보다 크게 올랐다. 골드바를 구입할 당시 조합원 1인당 골드바(5돈) 가치는 256만900원이었지만, 현재는 약 363만7189만 원이다. 결국 10개월 만에 약 107만 원의 차익을 얻은 셈이다.

농협중앙회가 최근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설명자료에 따르면, 서울 중앙농협은 2024년 12월부터 2025년 2월까지 전 조합원 1090명에게 지급할 골드바 구입에 총 35억 원(2024년 25억 원, 2025년 10억 원)의 예산을 '업무추진비'로 편성하고, 9월 현재까지 총 31억 원(2024년 25억 원, 2025년 6억 원)을 집행했다. 농협중앙회는 "사업계획 수립 및 예산편성 절차에 따라 총회의결을 통해 승인을 득하였으며 , 향후 추가지급 예정 없다"라고 밝혔다.

 2024년도 서울 중앙농협의 ’국외선진지 견학 실시 계획안‘에 따르면 미국 하와이와 스페인, 캐나다, 독일, 체코, 오스트리아,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베네룩스 등이 무료 해외여행지에 포함됐다
2024년도 서울 중앙농협의 ’국외선진지 견학 실시 계획안‘에 따르면 미국 하와이와 스페인, 캐나다, 독일, 체코, 오스트리아,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베네룩스 등이 무료 해외여행지에 포함됐다 ⓒ 오마이뉴스 구영식

이와 함께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에 걸쳐 884명(9월 현재 기준)의 조합원들을 무료 해외여행을 보냈고, 여기에는 총 32억6000만 원의 예산이 집행됐다. 2024년도 서울 중앙농협의 '국외선진지 견학 실시 계획안'에 따르면 미국 하와이와 스페인, 캐나다, 독일, 체코, 오스트리아,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베네룩스 등이 포함됐다. 다만 농협중앙회는 "연도말 건전결산을 위해 해외연수는 2025년 하반기부터 중단 상황"이라고 전했다.

무료 해외여행 실시 중단과 관련, 서울 중앙농협은 지난 9월 3일 조합원들에게 보낸 '중앙농협을 사랑하는 조합원님들을 위한 설명자료'(대외비)에서 "최근 일부 조합원들의 농림부 앞 피켓시위와 인터넷 오마이뉴스에서 선거법 위반 의혹 등 부정적인 보도 등으로 당 조합원의 환원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있다"라며 "선심성 여부는 법적 기준보다 사회적 관점으로 규정되는 경우가 많아 적법하게 집행되는 사업도 부정적 이미지가 형성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해외 농업 선진지 견학은 불가피하게 연기하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이 설명자료를 보낸 이유와 관련해서는 "최근 언론보도나 여러 이야기(조합원 13인이 발송한 우편물, 농림부 앞 피켓시위 등)로 인해 궁금하거나 걱정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을 수 있어 조합원님들에게 서면을 통해 안내드린다"라고 설명했다. 설명자료의 작은 제목은 "조합원 환원사업 늘려야 할까요? 줄여야 할까요?"였다. 이행한 선거공약이었던 '골드바 지급, 무료 해외여행 실시' 등은 "조합원 환원사업"이기 때문에 늘려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서울 중앙농협은 지난 9월 3일 조합원들에게 보낸 설명자료에서 “조합원 환원사업 늘려야 할까요? 줄여야 할까요?”라며 김충기 조합장의 선거공약이었던 ‘골드바 구입, 무료 해외여행 실시‘이 ’조합원 환원사업‘이라고 주장했다.
서울 중앙농협은 지난 9월 3일 조합원들에게 보낸 설명자료에서 “조합원 환원사업 늘려야 할까요? 줄여야 할까요?”라며 김충기 조합장의 선거공약이었던 ‘골드바 구입, 무료 해외여행 실시‘이 ’조합원 환원사업‘이라고 주장했다. ⓒ 오마이뉴스 구영식

[관련기사]
- 금배지, 금열쇠, 금두꺼비...금 15돈 내걸고 당선된 농협조합장 https://omn.kr/2cvkh
- '금 15돈 선거공약', 골드바로 돌아왔다 https://omn.kr/2dege
- '골드바' 이어 '공짜 해외여행'에 50억 원?...어느 농협조합장의 공약 이행https://omn.kr/2e0mg
- 서울 중앙농협 조합원들이 농림부에서 피켓시위 벌인 이유 https://omn.kr/2eihr
- 조합장 35억원 골드바 뿌렸는데...농협중앙회는 '직무유기' https://omn.kr/2et2p
- 농림부, '골드바 지급' 서울 중앙농협에 칼 빼들었다 https://omn.kr/2f8fr
- 경찰, '골드바-무료 해외여행' 서울 중앙농협 수사 착수 https://omn.kr/2fni3
- 면죄부 주는 농림부.농협중앙회 "골드바 지급 등 위법 아냐" https://omn.kr/2foqo

#서울중앙농협#김충기#골드바#무료해외여행#농협중앙회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독자의견1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