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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0.13 14:56최종 업데이트 25.10.13 14:56

크랜베리 수확하는 캐나다의 붉은 들판 "어쩜 천국?"

장대한 수묵화, 밴쿠버 계림으로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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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한 부부가 10년 동안 나라 밖을 살아보는 삶을 실험 중이다. 이 순례길에서 만나는 인연과 문화를 나눈다.
크랜베리 수확철에만 볼수 있는 루비빛 풍경 크랜베리 수확은 크랜베리 밭에 물을 채워 늪지대처럼 만든 후, 크랜베리 열매를 수면 위에 띄워 수확하는 독특한 방법을 사용한다.
크랜베리 수확철에만 볼수 있는 루비빛 풍경크랜베리 수확은 크랜베리 밭에 물을 채워 늪지대처럼 만든 후, 크랜베리 열매를 수면 위에 띄워 수확하는 독특한 방법을 사용한다. ⓒ 이안수

캐나다 밴쿠버 포트 코튀틀람의 집과 가까운 숲을 흐르는 코퀴틀람 강에서 플로깅 중에 한 부부를 만났다. 강한솔과 그레아스 부부는 이 플로깅을 시작한 원년 멤버이며 매월 한 번씩 플로깅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맡고 있었다. 쓰레기를 담을 통과 집게를 회원들에게 나르고 끝나면 그 통을 세척하는 일까지 도맡는다.

한솔님은 수행에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람이다. 수행이 주로 개인의 내면적 성장과 깨달음에 초점이 있다면 그는 수행의 범위를 인간과 자연 전체의 건강과 조화로 확장하고 있는 듯하다. 지난 4일 그가 자연과 마을, 그 사이의 경계에 펼쳐진 경이로운 풍경 속으로 우리를 초대했다.

"아침에 아내와 피트 메도스의 알루엣 강 근처를 산책했어요. 근처 농장에서 크랜베리를 수확하고 있더라고요. 더 넓은 농장이 온통 붉게 변했습니다. 흔치 않은 광경이니까 제가 그 풍경으로 모시고 싶은데 시간이 어떠세요?"

그가 말한 피터 메도스 지역은 포트 코퀴틀람에서 피트강을 건너 처음 만나는 농경지로 광활한 평야가 펼쳐진다. 이 평야를 알루엣강이 가로질러 큰 강인 피트강을 만나고 피트강은 포트 코퀴틀람시 남단에서 프레이저강을 만나 태평양으로 들어간다.

수묵화 풍경 산과 강, 습지가 만들어내는 피터메도스 지역의 풍경
수묵화 풍경산과 강, 습지가 만들어내는 피터메도스 지역의 풍경 ⓒ 이안수

이곳에서 보는 풍경은 주요한 습지 생태계인 피트-애딩턴 습지 야생동물 보호구역과 그 너머 쌍둥이 봉우리가 특별한 골든 이어스 산군들이 강과 습지의 물에 투영되어 선경이 빚어지는 곳이다. 그곳으로 자전거를 타고 다녀오곤 하는 우리 집 존 어르신은 이곳의 모습을 기암괴석 봉우리들이 리강(漓江)과 함께 수묵화 풍경을 만드는 중국의 계림에 빗대어 밴쿠버의 계림으로 일컫곤 한다.

이런 절경에 10월 초에만 볼 수 있는 붉은 크랜베리 바다를 이룬 풍경이라니, 한솔님 제안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크랜베리는 독특한 수확 방법이 만드는 보석같은 풍경

크랜베리는 북미 원산의 작고 붉은 과일로 주스, 건과일, 잼 등 다양한 형태로 섭취한다. 새콤달콤한 맛과 풍부한 영양성분을 가진 슈퍼푸드로 미국과 캐나다에서 대량 재배한다.

서늘한 산성 습지환경에서 잘 자라는 덩굴성 식물이므로 피터 메도스 지역은 크랜베리 생육에 최적지로 꼽힌다. 크랜베리는 독특한 수확 방법 때문에 수확 시기에 가장 큰 주목을 받는다. 낮고 덩굴 형태로 자라기 때문에 손으로 일일이 따기 어렵다.
크랜베리 열매 크랜베리는 낮게 자라는 덩굴 식물이어서 손으로 일일이 따기 어렵고 힘들다.
크랜베리 열매크랜베리는 낮게 자라는 덩굴 식물이어서 손으로 일일이 따기 어렵고 힘들다. ⓒ 이안수

크랜베리 수확법 물에 뜨는 크랜베리 열매의 특성을 활용해 대규모 농장에서는 밭에 물을 충분히 채운 다음 워터릴(water reel)로 떼어내어 수면 위에 떠다니게 한 다음 수거하는 방법을 사용하다.
크랜베리 수확법물에 뜨는 크랜베리 열매의 특성을 활용해 대규모 농장에서는 밭에 물을 충분히 채운 다음 워터릴(water reel)로 떼어내어 수면 위에 떠다니게 한 다음 수거하는 방법을 사용하다. ⓒ 이안수

제초기와 비슷한 수확 기계가 크랜베리 덩굴에서 열매를 떼어 낸 다음 손으로 직접 크랜베리를 주워 모으는 방식을 건식 수확법이라고 한다. 이 방법은 노동력이 많이 소모되므로 생과일로 소비되는 고급 시장의 공급을 위한 수확법으로 전체 수확량의 2% 정도만이 이 방법을 사용한다.

나머지는 습식 수확법을 활용한다. 열매 내부에 공기주머니가 있어 물에 뜨는 특징을 이용해 크랜베리 농장에 물을 가득 채운 뒤 특수 기계인 워터릴이 오가면서 덩굴에서 열매를 떼어내면 크랜베리가 둥둥 물 위로 떠오르게 된다. 떠오른 크랜베리를 수확 기계가 모으면 된다. 수확 능률이 탁월할 뿐만 아니라 열매가 상하지 않고 깨끗하게 수확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우리가 농장에 도착했을 때 농장마다 각기 다른 공정이 진행되고 있어서 크랜베리의 생육특성과 모든 수확 과정을 한나절만에 관찰할 수 있었다.
루비의 바다 크랜베리 속에는 공기 주머니가 있어 물에 뜨며, 수확 당시 붉게 물든 크랜베리들이 물 위에 둥둥 떠 있는 모습은 마치 루비빛 바다가 출렁이는 것과 같은 환상적인 풍경을 만든다.
루비의 바다크랜베리 속에는 공기 주머니가 있어 물에 뜨며, 수확 당시 붉게 물든 크랜베리들이 물 위에 둥둥 떠 있는 모습은 마치 루비빛 바다가 출렁이는 것과 같은 환상적인 풍경을 만든다. ⓒ 이안수

크랜베리 수확 물 위로 떠오른 열매를 큰 그물이나 흡입기를 이용해 한쪽으로 몰아넣은 다음 강력한 흡입기로 빨아들여 수확 트럭에 실려 컨테이너로 옮겨진다. 이렇게 수거된 크랜베리는 세척·선별 과정을 거쳐 포장 및 가공 공장으로 운반된다.
크랜베리 수확물 위로 떠오른 열매를 큰 그물이나 흡입기를 이용해 한쪽으로 몰아넣은 다음 강력한 흡입기로 빨아들여 수확 트럭에 실려 컨테이너로 옮겨진다. 이렇게 수거된 크랜베리는 세척·선별 과정을 거쳐 포장 및 가공 공장으로 운반된다. ⓒ 이안수

크랜베리가 익은 넝쿨에 가득 열매를 달고 있는 자란 환경 그대로의 농장과 수확을 위해 물을 채우고 있는 농장, 워터릴이 물속을 휘젓고 지나가며 열매를 따서 물 위로 띄우고 있는 농장, 그 열매를 수집하는 농장이 차례로 눈앞에 펼쳐졌다.

광활한 논이 갑자기 영롱한 진홍빛 루비가 뿌려진 호수로 변한 모습이라니... 누구나 이 광경 앞에서는 멈추어 설 수밖에 없다.

"어쩜 천국?"

말을 아끼는 한솔님이 처음으로 한마디 했다. 우리는 잠시 그곳을 다녀왔음에 틀림없다.

크랜베리 소스와 칠면조 요리는 단짝

캐나다의 추수감사절은 매년 10월 둘째 주 월요일로 미국의 11월 넷째 주 목요일보다 6주 정도 빠르다. 캐나다의 지리적 위치로 수확철이 더 빠르기 때문이다. 캐나다의 큰 명절인 추수감사절은 보통 9월 말에 시작하여 10월 초중순에 절정을 이루는 크랜베리 수확철과 완벽하게 일치한다. 덕분에 신선한 크랜베리로 추수감사절 음식을 준비할 수 있다.
크랜베리 수확 풍경 워터릴이 지나가면서 열매만 분리시킨 붉은 루비빛 들을 바라보면 우리가 있는 곳을 잊게된다.
크랜베리 수확 풍경워터릴이 지나가면서 열매만 분리시킨 붉은 루비빛 들을 바라보면 우리가 있는 곳을 잊게된다. ⓒ 이안수

크랜베리 풍경 대지와 물, 크랜베리와 사람의 노고가 만들어낸 선경.
크랜베리 풍경대지와 물, 크랜베리와 사람의 노고가 만들어낸 선경. ⓒ 이안수

추수감사절의 가장 상징적인 칠면조 요리는 크랜베리 소스와 단짝으로 식탁에 오른다. 크린베리의 새콤한 맛이 칠면조 구이의 느끼한 맛을 잡아줄 뿐만 아니라 크랜베리의 붉은색으로 풍요와 축복의 의미를 담아낸다.

짧은 크랜베리 수확기간 동안 일부 농장에서는 밭을 돌러보며 수확 과정을 견학할 수 있는 '하베스트 팜 투어'나 방수 작업복을 입고 붉은 크랜베리로 가득 찬 밭에 직접 들어가 진홍빛 크랜베리 장관을 체험하는 '크랜베리 플런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모티프원의 홈페이지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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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랜베리#크랜베리수확법#밴쿠버#캐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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