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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 30일 법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9월 29일부터 12월 5일까지 경찰청·해양경찰청·고용노동부·국토교통부 등 정부기관과 함께 미등록 이주민에 대한 2025년 2차 정부합동단속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9월 30일 법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9월 29일부터 12월 5일까지 경찰청·해양경찰청·고용노동부·국토교통부 등 정부기관과 함께 미등록 이주민에 대한 2025년 2차 정부합동단속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 법무부

법무부가 미등록 이주민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면서 오는 31일 경상북도 경주시에서 열리는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지원하기 위해" 경주 일대를 집중 단속하겠다고 밝혀 비판이 거세다.

지난 9월 30일 법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9월 29일부터 12월 5일까지 경찰청·해양경찰청·고용노동부·국토교통부 등 정부기관과 함께 미등록 이주민에 대한 2025년 2차 정부합동단속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무부는 "이번 정부합동단속 기간에는 'APEC 2025 KOREA' 성공적인 개최를 지원하기 위해 경주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단속을 실시하는 한편, 인근 외국인 밀집지역 등에 대한 순찰활동도 강화하여 외국인 체류질서 확립에도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이주인권단체 등 시민사회에서는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와 미등록 이주민 단속이 무슨 상관인가"라며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주인권단체 "88 올림픽·G20 정상회의 당시 반인권적 단속 다시금 반복하나"

 1일 '이주민 인권을 위한 행정사 모임'은 "이런 주제에 감히 '이민'을 논하지 말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법무부의 미등록 이주민 단속을 비판했다.
1일 '이주민 인권을 위한 행정사 모임'은 "이런 주제에 감히 '이민'을 논하지 말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법무부의 미등록 이주민 단속을 비판했다. ⓒ 이주민 인권을 위한 행정사 모임

1일 '이주민 인권을 위한 행정사 모임'은 "이런 주제에 감히 '이민'을 논하지 말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법무부의 미등록 이주민 단속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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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단체는 "법무부가 2025년 제2차 정부합동단속을 예고했다. 제1차 합동단속이 끝난 뒤 소리소문 없이 집중단속을 진행하고 거의 곧바로 시행하는 것"이라며 "그러면서 APEC을 구실로 내세웠다. 도대체 APEC과 미등록 이주민이 무슨 관계가 있다는 것인지, 이에 관한 설명은 단 한 문장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쩌면 법무부는 미등록 이주민들을 외국의 귀빈들에게 보여서는 안 되는 존재라고 여겼는지도 모르겠다. 88 서울 올림픽 때도 그랬다"면서 "시간이 흐르고, 정부는 바뀌었지만 법무부는 사회적 약자를 치워버려야 할 것으로 보는 군사독재 시절의 오랜 관습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또한 "법무부는 제1차 합동단속 당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중상해를 입었는지 벌써 잊었는가? 발목이 잘리고, 척추가 부러져야 했다. 단속을 피해 숨었다 약품에 질식해 죽었다"며 법무부의 폭력적이고 반인권적인 단속을 비판하며 "법무부는 이를 몰랐다고 할 셈인가? 그렇다면 자신들의 행위가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검토 한 번한 적 없이 행정을 하고 있다는 무책임"이라고 힐난했다.

같은 날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또한 "APEC 빙자한 미등록 이주민 단속 발표를 강력히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에서 "이명박 정부 시절, 법무부와 경찰청은 G20 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구실로 수개월간 대대적인 미등록 이주민 단속·추방 정책을 강행한 바 있다. 그 결과 수많은 이주노동자들이 범죄자처럼 낙인찍혔고, 한국 사회에는 인종차별적 편견과 배제가 구조화되었다"며 이번 단속을 지난 이명박 정부의 G20 정상회의 당시의 단속에 빗대었다.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는 "무엇보다 빛의 혁명으로 출범한 이른바 '국민주권정부'가 똑같은 구실을 들어 과거의 반인권적 정책을 답습하겠다고 나선 것은 스스로 출범 정신을 부정하는 행위이다. 국민주권정부와 이명박 정부가 과연 무엇이 다른지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며 "APEC을 빙자한 미등록 이주민 합동단속 방침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경주 지역 노동시민사회도 "APEC 빌미로 폭력 단속 말라" 규탄

 경주 지역 노동시민사회도 이번 단속을 규탄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 경주지부와 경북지역본부 경주지부, 경주이주노동자센터는 1일 "APEC 빌미로 이주노동자 폭력 단속 말라"는 성명을 내놓았다.
경주 지역 노동시민사회도 이번 단속을 규탄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 경주지부와 경북지역본부 경주지부, 경주이주노동자센터는 1일 "APEC 빌미로 이주노동자 폭력 단속 말라"는 성명을 내놓았다. ⓒ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 경주지부

경주 지역 노동시민사회도 이번 단속을 규탄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 경주지부와 경북지역본부 경주지부, 경주이주노동자센터는 1일 "APEC 빌미로 이주노동자 폭력 단속 말라"는 성명을 내놓았다.

이들은 성명에서 "APEC은 핑계에 불과한 이주노동자 합동단속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주노동자는 단속의 대상이 아닌 권리 보장의 대상"이라고 했다. 또한 법무부가 미등록 이주민이 국민을 위협하고 강력 범죄를 숱하게 저지르는 것처럼 서술했다며 "이주노동자는 범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과 다른 편견을 정부가 확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9월 16일 울산 북구의 한 자동차 부품회사에서 미등록 이주노동자 41명이 수갑이 채워진 채 단속당한 사건을 언급하면서 "이런 폭력 단속이 APEC이 예정된 경주를 '타깃'으로 하겠다는 당국의 계획은 무모하다"며 "제도를 빌미로 '사람'을 사냥하는 일은 사라져야 한다"라고 재차 이번 단속의 반인권적 측면을 강조했다.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하면 지역경제 파탄... 집중단속에 다칠까 제일 걱정"

올해 6월 기준 경주시의 등록 외국인은 약 1만 4천여 명이다. 이충기 경주이주노동자센터 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저희들은 거의 등록 외국인 수만큼 미등록 이주민이 경주에 있다고 본다"며 "경주 지역에 있는 공단 공장 중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없는 곳이 없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경주 지역은 이번 단속 이전부터 단속을 심하게 해왔다. 통계를 보면 올해 5월까지 실행한 단속 건수가 이미 재작년 한 해에 육박할 정도"라며 "이미 경주 지역, 특히 이주노동자들이 밀집한 공단 지역의 상인들은 너무나 힘들어하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이 밖에 나와 활동을 안 하니 영업이 될 턱이 있나"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그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이 이번 단속 소식을 알게 되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텐데 그렇게 되면 지역 경제는 물론이거니와 소규모 공장들도 일할 사람이 없어 공장 운영에 심각한 문제들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이 머무는 숙소의 집주인들이 출입국 단속 정황이 있을까 봐 돌아가며 불침번을 서는 판국"이라고 했다.

이 소장은 "이렇게 사회적으로 단속을 대대적으로 공표하면 이주노동자들은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항상 긴장을 놓지 않게 된다"면서 "그래서 조금이라도 단속의 기미가 보이면 그 과정에서 더욱 심하게 다치고 잘못하다간 목숨까지 잃는 일이 생길 수 있다. 그게 제일 걱정이 되는 부분"이라며 단속 집행에 있어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의 안전이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미등록이주노동자#정부합동단속#APEC정상회의#법무부#경주이주노동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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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ahtclsth) 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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