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동구에 있는 HD현대중공업 정문 ⓒ 박석철
방위사업청(방사청)이 9월 30일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HD현대중공업 보안사고에 대한 보안감점 적용 기간을 올해 11월에서 내년 12월까지로 1년 이상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방사청의 이같은 결정은 7조8000억 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자 선정을 앞둔 시점에 발표돼 HD현대중공업이 의구심을 제기하고 나섰다.
특히 이같은 방사청 결정은 마스가(MASGA: 미국의 조선 부활 프로젝트) 등 지역 조선산업이 부활 분위기를 타고 있는 시점에 나온 것이라, HD현대중공업이 유감을 표명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 했다.
HD현대중공업은 30일 입장문을 내고 "이미 공식적으로 모든 처분이 내려져 사안이 종결됐음에도 불구하고, '차세대 한국형 이지스 구축함' 사업 추진 방식의 결정이 임박한 시점에 이러한 결정이 내려진 배경에 강한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방사청의 이번 행위는 국가안보의 핵심 중추인 방위산업을 책임지며 묵묵히 헌신해 온 기업에 대한 심각한 신뢰 훼손 행위이며, K-방산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심각한 국익 훼손 행위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며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HD현대중공업은 "지금의 상황은 공정한 경쟁이 불가능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인식 하에 강력히 이의를 제기해 재검토를 요청하는 한편,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HD현대중공업 보안사고에 대한 보안감점은?
앞서 지난 2020년 9월 24일 울산지검은 보안사고를 일으킨 HD현대중공업 직원 12명 가운데 9명을 기소했고 이중 8명에 대해서는 2022년 11월 19일 판결이 확정됐다. 이어 나머지 1명은 검찰이 항소해 2023년 12월 7일 최종 판결이 확정됐다.
이런 차에 1일 방사청 결정이 나오자 HD현대중공업은 "중차대한 시기, 주요 정책결정에 영향을 미칠 결정을 손바닥 뒤집듯 바꾼 데 대해 방사청은 어떠한 충분한 설명도 내놓지 않았다"며 "방사청의 이러한 결정에 대해 HD현대중공업은 강력히 유감을 표하며 상황을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해 필요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은 특히 형사사건 경과와 방사청의 그간의 입장을 상기하며 "방사청은 그간 관련 규정을 근거로, 동일사건에 여러 명이 관련되었거나 복수의 사건으로 처벌받은 경우 다수의 확정판결이 있더라도 최초로 형이 확정된 2022년 11월 19일부터 3년간 보안감점 조치를 내린다는 입장이었다"고 주장했다.
방사청은 기소된 직원마다 다른 날 판결이 확정되는 경우 예측할 수 없는 과도한 제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여러 명이 기소된 경우(동일사건이나 복수의 사건)에는 0.5점을 가중하되 '최초 형 확정시'부터 3년간만 감점하겠다"는 취지로 관련 내규를 개정했다는 것이다.
방사청의 보안감점 적용 기간 번복에 HD현대중공업이 발끈한 이유
HD현대중공업은 "당시 HD현대중공업 임직원의 보안사고는 '하나의 사건번호'로 기소됐다"며 "이에 방사청은 '동일 사건에 복수의 인원이 관련되거나 복수의 사건에 대한 보안감점 가중 취지'에 따라 0.5점을 가중하되, 최초 형 확정일인 2025년 11월 19일까지가 보안감점 적용일이라고 통보했다. 이를 대외적으로도 수차례 공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HD현대중공업은 "보안감점 종료를 약 한 달 반 앞둔 시점에 새로운 정황이나 법적 근거 혹은 합리적, 상식적 설명없이 갑자기 이 사건을 동일 사건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보안감점 기간을 1년 넘게 연장한다고 일방적으로 공표했다"며 "이 과정에서 방사청은 당사에 의견 제출 기회를 부여하지 않는 등 마땅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유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