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오후 대구역 앞 광장에서 10월항쟁 79주기 전야제와 예술제가 열렸다. ⓒ 조정훈
"대구경북은 결코 극우의 본산, 보수의 텃밭이 아닙니다. 10월항쟁, 2.28운동, 4.9인혁열사의 정신이 살아 숨 쉬는 저항의 도시, 항쟁의 뿌리입니다. 독재정권과 야만의 역사는 모진 칼날을 휘둘렀지만 단 한 번도 주저하거나 멈추지 않았습니다."
10월항쟁 79주기 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시민단체들이 진실규명과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 제정과 국가기념일 지정을 촉구했다.
대구경북지역 65개 단체로 구성된 '10월항쟁 진실규명과 명예회복·정신계승을 위한 시민연대'와 '시월항쟁예술제추진위원회'는 30일 오후 대구 북구 태평로 대구역 앞에서 대구경북 시도민대회와 전야예술제를 열었다.
1부와 2부로 나누어 진행된 행사는 1부에서 춤꾼 서지연씨의 진혼무를 시작으로 대회사. 시낭송, 연대공연, 유족인사, 80주년사업제안문 낭독 순으로 진행됐고 2부는 퍼포먼스와 노래 등 공연 위주로 진행됐다.
임성종 10월항쟁시민연대 상임대표는 대회사를 통해 "1945년 해방된 그해는 유례없는 대풍년이었음에도 쌀은 수탈당하여 민중들은 굶주림에 시달렸고 미군정의 애국사상자에 대한 탄압과 폭정에 민심은 폭발했다"며 "노동자들의 9월 총파업과 시민들의 기아투쟁에서 시작된 항쟁은 대구에서 시작하여 경북을 넘어 전국으로 번져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미군정은 계엄령을 선포해 정의로운 민중들의 항쟁을 짓밟았고 수많은 민중을 희생시켰다"면서 "그 비극은 한국전쟁 전후 국가폭력인 민간인 학살로 이어졌다. 희생자들은 빨갱이로 낙인찍혔고 유가족은 세대를 이어 연좌제의 고통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임 대표는 "아직 10월항쟁의 진실은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고 희생자와 유가족의 명예는 온전히 회복되지 못했다"면서 "이재명 정부는 실체적 진실을 규명할 특별법을 제정하고 10월항쟁 희생자를 비롯한 한국전쟁전후 민간인피학살자를 추념할 수 있는 국가 기념일을 제정하여 온전한 진실규명과 명예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30일 오후 대구역 앞 광장에서 열린 10월항쟁 79주기 전야제에서 춤꾼 서지연씨가 진혼무를 추고 있다. ⓒ 조정훈
채영희 10월항쟁유족회 대표는 "인격적으로 성적으로 폭행을 당하고 무지막지한 매를 맞고 계엄 선포하면 (경찰이) 쇠막대기를 끌고 집으로 들어와 어머니의 머리채를 잡고 매달리는 저를 발길로 찼다"며 "피눈물 많은 세월을 겪고 여기까지 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채 회장은 "많은 젊은이들이 또 젊은 엄마들이 10월항쟁을 보러 오고 그림을 그리고 도와주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누구와도 타협하지 않은 결과 10월항쟁 조례안이 통과되고 위령탑 건립과 항쟁 발상지 표지판까지 세웠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30일 오후 대구역 앞 광장에서 열린 10월항쟁 79주기 전야제인 대구경북시도민대회에서 시민대표들이 80주년사업제안문을 낭독하고 있다. ⓒ 조정훈
참가단체들은 10월항쟁 80주년 행사 제안문을 통해 "대구경북은 결코 극우의 본산, 보수의 텃밭이 아니다"라며 "10월항쟁, 2.28민주운동, 4.9인혁열사의 정신이 살아 숨 쉬는 저항의 도시, 항쟁의 뿌리"라고 선언했다.
이어 "독재정권과 야만의 역사는 모진 칼날을 휘둘렀지만 단 한 번도 주저하거나 멈추지 않았다"면서 "불의에 저항하고 양심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대구경북의 진짜 모습을 찾겠다. 그 시작이 10월항쟁의 진실을 제대로 알려내고 확산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10월항쟁의 정신을 계승하여 민주주의와 인권, 평등과 평화, 자주와 통일, 노동이 꽃피고 민중이 주인 되는 세상을 위해 실천하고 연대하겠다"며 "10월항쟁을 기억하고 계승하는 개인과 단체가 힘을 합쳐 전국적, 범시민적 10월항쟁 사업을 벌여나가자"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10월항쟁 80주년인 내년에는 대구경북을 넘어 전국적 사업으로 만들고 대구경북의 정체성과 정신을 되찾는 초석으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10월항쟁유족회는 오는 10월 1일 대구 달성군 가창면 용계체육공원 내 세워진 10월항쟁·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 위령탑 앞에서 79주기 합동위령제를 지낸다. 또 10월항쟁예술제추진위원회는 10월 한 달간 대구 전역에서 '2025 시월항쟁전'을 여는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