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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대림동에서 발생한 전세사기로 피해를 입은 2030 청년들이 26일 서울회생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산이 전세사기의 면죄부가 돼선 안 된다"고 임대인의 비면책을 촉구했다.
서울 대림동에서 발생한 전세사기로 피해를 입은 2030 청년들이 26일 서울회생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산이 전세사기의 면죄부가 돼선 안 된다"고 임대인의 비면책을 촉구했다. ⓒ 류승연

빚의 늪에서 개인을 구제할 목적으로 탄생한 파산 제도가 전세사기를 저지른 건물 임대인의 '도피처'로 활용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이 전세사기 가해자로 지목된 한 임대인에 파산 선고를 내린 데 이어 면책 심리에도 돌입한 건데, 면책이 확정되면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보증금을 돌려받을 길이 사라진다. 피해자들은 전전긍긍해 하며 법원에 "비면책 선고"를 촉구하고 있다.

영등포구 대림동 전세사기 피해자 모임·민달팽이유니온·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등은 26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산·면책 제도가 전세사기의 면죄부가 돼선 안 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날은 지난 4월 전세사기 피해가 발생한 서울 대림동 하람빌·엘리시아·케렌시아 등 3개 건물의 채권자들이 모여 '채권자집회(채권자들이 법원에서 채무자 재산 상황 관련 의견을 내는 날)'를 여는 날이었다.

법원은 지난 7월 15일 해당 전세사기를 저지른 임대인에 '파산'을 선고했다. 문제는 현행법에 따라 선고와 동시에 파산자에게 제기됐던 민사소송 절차가 멈춰선다는 점이다. 피해자들이 임대인과 더이상 손해배상금을 두고 다툴 수 없게 되는 셈이다. 채권을 쥐고 있는 게 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한 유일한 방도지만, 면책이 선고되면 그마저도 휴지조각이 된다.

 서울 대림동에서 발생한 전세사기로 피해를 입은 2030 청년들이 26일 서울회생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산이 전세사기의 면죄부가 돼선 안 된다"고 임대인의 비면책을 촉구했다.
서울 대림동에서 발생한 전세사기로 피해를 입은 2030 청년들이 26일 서울회생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산이 전세사기의 면죄부가 돼선 안 된다"고 임대인의 비면책을 촉구했다. ⓒ 류승연

피해자 한아무개씨는 이날 "임대인의 고의 잠적이 전세계약 만료 시점과 겹쳤고 대출이 만료되면서 은행으로부터 1억5000만 원이 연체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후 카드까지 정지됐다"며 "이렇게 벼랑 끝에 섰는데 임대인 파산으로 임차인 보증금 채무까지 없어진다면 저를 포함한 임차인들이 더 이상 사회의 건설적인 한 명의 청년으로 살아가기란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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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하 피해자 대표 역시 "임대인과 공인중개사가 함께 사기를 쳤다. 은행은 지원자였고 시공하는 후원자였다"며 "정상적인 임대업을 할 생각도 의지도 없었고, 마지막 공실을 채우고 잠수 후 파산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사기'를 주장하고 나선 건 현행법상 고의적인 불법행위나 사기, 벌금 등 몇 개 채권은 면책되지 않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우리는 국토부로부터 전세사기 피해자 인정을 받았다. '임대인의 고의적인 기망과 사기 행위가 충족돼야 (피해자 인정을) 받는다"며 "채권은 당연히 비면책으로 인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최근 전세사기를 저지른 뒤 파산을 신청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철빈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 공동위원장은 "전세사기의 새 트렌드"라며 "회생·파산제도가 임대인들의 무분별한 한탕주의에 놀아나는 시스템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올해 6월 임대인 파산 시 최우선변제금을 포함한 보증금 전액에 면책 효력이 미친다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며 "이런 몰상식한 판결이 국민들의 '사법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전세사기#전세사기피해#서울회생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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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류승연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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