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그램에 복귀한 지미 키멜 ⓒ ABC
지미 키멜이 23일(현지시간), 보수 활동가 찰리 커크 암살 관련 발언으로 ABC가 <지미 키멜 라이브!>를 중단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프로그램에 복귀했다.
키멜은 모노로그를 시작하며 "지난 6일 동안 전 세계 모든 사람들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며 방청객과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특히 자신의 프로그램이나 신념을 지지하지 않지만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 준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벤 샤피로, 클레이 트래비스, 미치 매코넬, 랜드 폴, 그리고 내 오래된 친구 테드 크루즈까지, 믿기 어렵겠지만 내 편에서 아름다운 말을 해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ABC 소유주인 월트 디즈니 컴퍼니는 22일 키멜의 방송 복귀를 발표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 9월 15일 모노로그에서 커크 살해 사건을 다루며 "주말 동안 MAGA 지지자들이 찰리 커크를 살해한 10대를 자기들과 무관한 인물로 포장하려 했고,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 했다"고 발언하면서 시작됐다.
23일 모노로그에서 키멜은 "인간으로서 중요한 것은 젊은 남성 살해를 가볍게 여기려 한 적이 결코 없다는 것을 이해해 달라"며, 커크 가족에게 애도를 전하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통해 메시지를 남겼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주 모노로그 발언에 대한 공식 사과는 하지 않았지만, 일부 시청자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었음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또한 키멜은 총격 용의자에 대해 "특정 집단을 비난하려 한 것도 아니었다"며 "오히려 그 반대의 의도를 전달하려 했지만, 일부에게는 타이밍이 맞지 않거나 명확하지 않았을 수 있다. 상황이 뒤바뀌었다면 나 역시 화를 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키멜은 ABC 경영진과의 배경 이야기에도 언급하며 "17일 방송이 중단됐을 때 기쁘지 않았다. 그 결정에 동의하지 않았고, 내 입장을 전달했다. 대화를 통해 결국 회사는 나를 다시 방송으로 맞아주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ABC 가짜 뉴스가 지미 키멜에게 그의 직업을 다시 준 것을 믿을 수 없다"며 "ABC는 그의 쇼가 취소됐다고 백악관에 알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때와 지금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그의 시청자는 사라졌고 재능도 없었다. 형편없고 재미없는 사람이 네트워크를 위험에 빠뜨리며 99% 긍정적 민주당 내용을 방송하는데, 왜 그를 다시 원하겠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키멜을 민주당의 또 다른 지부로 평가하며 "중대한 불법 선거 기부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키멜은 청중에게 "대통령은 나와 여기 일하는 수백 명을 해고하고 싶어 한다. 그는 농담을 받아들이지 못해 미국인들이 생계를 잃는 것을 즐긴다"고 말했다. 이어 "레니 브루스, 조지 칼린, 하워드 스턴에게 배운 한 가지는, 대통령이 싫어하는 코미디언을 침묵시키려는 정부 위협은 반미적"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9월 17일 브렌던 카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은 극우 팟캐스터 베니 존슨과의 인터뷰에서 키멜 발언을 "가능한 최악의 행동"이라고 지적하며 "정당한 이유로 방송 중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텍사스 공화당 상원의원 테드 크루즈는 FCC 위원장의 발언을 '마피아식'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날 방송사 넥스타는 키멜 방송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넥스타는 전국 200개 이상 방송국을 운영하며, ABC 계열사 20여 개를 포함하고 있다. ABC는 이후 프로그램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발표했으며, 싱클레어 방송 그룹 역시 방송 중단을 선언했다. 23일 ABC 복귀에도 불구하고 넥스타와 싱클레어는 방송 중단을 계속한다고 밝혔다.
디즈니는 초기 중단은 "국민 정서가 민감한 시점에서 사태를 더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였다고 밝혔다. 23일 <알자지라>에 따르면, 9월 17일부터 23일 초반까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주가는 2.39% 하락했으며, 이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49억 9천만 달러에 해당한다.
방송 중단으로 인해 표현의 자유와 검열 문제를 둘러싼 전국적 논쟁이 촉발됐으며, 할리우드 인사 400여 명 이상이 미국시민자유연합(ACLU)과 함께 공개서한에 서명하며 이번 조치를 비판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X(구 트위터)를 통해 "표현의 자유가 민주주의의 핵심이며 보호돼야 한다. 발언자가 찰리 커크든 키멜이든, MAGA 지지자든 반대자든 상관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커크 사건과 관련해 키멜 발언에 분노한 보수 진영과 트럼프 대통령은 방송 중단을 지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