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손현보 부산 세계로교회 목사. ⓒ 김보성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의 구속과 관련해 개신교계 안에서도 "정상적인 사법절차"라는 지적이 나온다. 교회와 교단 측이 "종교탄압"으로 맞대응하고, 국민의힘까지 이를 거들고 있지만 이에 동의할 수 없다는 목소리다.
선거법 어겨도 목사 수사, 구속하면 탄압? "이건 일반 규제"
고신을사랑하는모임의 김승무 교육간사는 19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다음 주 고신 총회가 예정돼 있는데 이번 성명 말고도 추가로 손 목사 구속이 당연하다는 내용의 성명을 또 낼 계획"이라며 "(손 목사는) 예배 시간 정치적 발언에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 교육간사가 거론한 성명은 이틀 전에 발표한 3개 단체의 입장문을 말한다. 김 간사가 속해있는 고신 모임을 포함해 건강한교회와사회포럼, 교회개혁실천연대가 참여했다. 이들 단체는 "손 목사 구속의 본질이 종교탄압, 즉 신앙·교리 규제가 아닌 선거운동을 문제 삼은 것"이라며 "(교단과 야당이) 갈등을 조장해선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헌법재판소가 예배·설교 등 직무를 매개로 한 선거운동 제한이 '선거의 공정성'이라는 중대한 공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한 점을 들어 "공직선거법 85조 3항(선거 관여 등 금지)은 특정 종교를 겨냥한 규정이 아니라 모든 단체·직역에 일률 적용되는 일반 규제"라고 꼬집었다.
이들 단체는 그러면서 사법부를 상대로 "증거 중심의 엄정·공정한 처분", 정치권과 종교계를 향해선 "선거 중립 가이드라인 마련·공개" "정쟁화 중단"을 각각 요구했다. 김 간사는 "이번 사건의 쟁점은 종교의 자유 억압이 아닌 종교적 권위·공간을 선거운동에 이용했는지 여부"라며 "예배 시간 정치적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4일 오전 부산 강서구 세계로교회 예배에 참석 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부산 첫 방문 일정으로 최근 구속된 손현보 목사가 담임 목사로 있는 세계로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손 목사는 개신교계 단체인 '세이브코리아'를 이끌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하기도 했다. ⓒ 연합뉴스
손 목사가 최근 구속 대상이 된 건 현행 선거법 위반 소지로 보이는 행위가 끊이지 않은 탓이다. '윤석열 탄핵반대'에 앞장섰던 손 목사는 지난 선거 과정에서 이른바 '친윤계' 후보를 노골적으로 밀고, 상대의 낙선을 유도하는 논란의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3월 한 보수 성향 교육감 후보와 사전 운동으로 해석될 마이크 대담을 하거나, 5월 교회에서 "이재명은 끝났다" "김문수 후보로 우파가 단일화됐는데 어떤 일이 있어도 승리해야 한다" 발언하는 등 선거법을 어긴 혐의를 받아왔다.
이번 구속에 대해 손 목사 측은 명백한 종교탄압이란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교회 측과 교단은 "정치적 탄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손 목사 자신도 구속 전까지 "이재명이 죽어야 대한민국이 산다"를 외쳤다. 정치권마저 여기에 뛰어들어 기름을 부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위험 수위를 넘었다"라는 글에 이어 장동혁 당대표는 세계로교회를 찾아 "손 목사 구속은 모든 종교의 문제"라며 확전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를 비집고 나온 건 교계 안, 자성의 목소리였다. 사회적 혼란·갈등을 야기하는 손 목사를 제재하기는커녕 구속을 계기로 두둔해선 안 된다는 비판이다. 교회개혁실천연대의 한 관계자는 "손 목사로 개신교 전체가 부정적 시선에 휩싸이고, 욕을 먹고 있다"라며 기독교의 미래를 위해선 단호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갈림길이 될 교단 행사도 코앞으로 다가왔다. 23일부터 열리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고신 정기 총회에선 지역별 단위인 노회 3곳의 요청에 따라 손 목사 정치 설교를 둘러싼 교단의 신학적 입장 표명이 안건으로 다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