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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세종시 전동면 조일농원에서 열린 청년 농업인 간담회에서 참석자 발언을 메모하며 경청하고 있다. 2025.9.16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세종시 전동면 조일농원에서 열린 청년 농업인 간담회에서 참석자 발언을 메모하며 경청하고 있다. 2025.9.16 ⓒ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청년농업인들을 만나 "농업은 안보산업이자 전략산업"이라며 "농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늘려야 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세종시 소재 한 농원에서 '청년들의 기회와 희망, K-농업에서 펼치다'를 주제로 열린 간담회에서 "농촌이 어쩌면 쇠락의 상징 같았는데 요즘은 새로운 희망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먼저 "일본은 지금 쌀값이 올라서 난리가 났다. 한 세 배, 네 배 오른 것 같다"라며 "농업을 자립해 놓지 않으면 위기의 시기에 식량 자급률이 부족해서 심각한 국가적 위기를 겪을 수 있기 때문에 농업은 보존해야 할 안보사업이기도 하고 전략사업이기도 하다"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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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농업에 대한 정부 지원이 대한민국은 매우 작은 나라에 속한다. 농업에 대한 지원도 많이 늘릴 때가 됐다"면서 특히 농촌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여러 조언을 받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나이 든 분에 비해) 절대 숫자는 많지 않은데 여기저기 보면 농업에서 희망을 찾아보겠다는 분들이 젊은 세대가 많은 것 같다"면서 "정부 정책도 농업·농촌·농민 등에 대한 지원도 좀 많이 늘려야 하고 더 길게는 지속성이 있어야 하는데, 미래가 지금보다 더 나아질 거라는 기대가 있어야 하지 않나"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우리가 그런 것들을 만들어 보려고 노력은 하지만 사실 쉽지 않은데 여러분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필요로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고, 유능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대통령실) 농림축산비서관도 있고 하니깐 말씀을 잘 경청해서 좋은 정책으로 만들어 보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 전 농원에서 복숭아를 수확한 뒤 진행하고 있는 가지치기 작업을 함께 하면서도 청년농업인들에 대한 지원 및 투자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안내와 설명을 맡았던 박성호 '조일농원' 대표가 "(가지치기는) 지금 대통령 하시는 일과 비슷하게 내년에 좋은 수확·결실을 맺기 위해서 지금부터 내년 농사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던 데서 나왔던 대화였다.

이와 관련 안귀령 부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 브리핑에서 "(가지치기 작업 등을 안내한) 농원 대표는 가치치기는 내년의 풍성한 결실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라고 설명했고 이 대통령은 미리 내년 수확을 준비하듯이 우리 농업·농촌의 밝은 미래를 위해 청년농업인들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화답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청년 농업인이 운영하는 세종시 전동면 조일농원에서 복숭아 가지치기를 체험하고 있다. 2025.9.16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청년 농업인이 운영하는 세종시 전동면 조일농원에서 복숭아 가지치기를 체험하고 있다. 2025.9.16 ⓒ 연합뉴스

투기 목적 농업인 등록 골라내고, 농지 내 화장실 설치 불허 고치고

한편, 청년농업인들은 본인들이 겪었던 어려움, 향후 정부 지원책의 구체적인 방향 등을 자유롭게 전달했다.

유기농 고추농사를 짓고 있다고 밝힌 김민석 '리틀파머스' 대표는 현재 정부 지원을 농사만 짓는 영농인(營農人)과 농사를 지으면서 가공·유통·관광에 보다 힘을 쏟는 사람들을 구분해 세분화 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새로운 농법을 현장에서 연구·개발하려고 해도 관련 예산 지원이 없다면서 현재 대부분 법인 형태만 참여 가능한 농법 연구에 대한 개선 필요성도 강조했다.

양봉농업인 정주근 '두근두근 꿀벌농장' 대표는 "제가 (세종시 양봉업자 중) 15년째 막내다. 중간 중간 새롭게 하겠다고 했던 친구들도 있었지만 결국 1,2년 하다가 돌아갔다"며 "젊은 친구들이 10년을 할 수 있는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수박·야채 등을 재배하는 김종현 '세종초록농장' 대표는 고질적인 인력부족 문제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 분들은 이제 거의 농촌으로 오시지 않다 보니까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오는데 대부분 불법 체류인 경우가 굉장히 많다"라며 농협 및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운영 중인 인력중개센터에서 관련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모님과 함께 딸기농사를 짓고 있다고 밝힌 임수연 세종무지개농장 대표는 "현행 농업인 기준이 지나치게 완화돼 있어서 겸업 목적이나 투기 목적으로 농업인 등록을 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농지를 투기 목적으로 확보한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정작 농지가 필요한 청년 농업인들의 진입 장벽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짚었다.

또 이를 개선하기 위해 ▲ 경작 실적 중심의 인증 강화 ▲ 겸업 및 투기 목적 농업인 배제 ▲ 청년 및 전업농 중심 지원 체계 구축 등이 필요하다라며 "이제는 숫자상 농업인의 확대가 아니라 실질적 농업인의 육성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세종시 전동면 조일농원에서 열린 청년 농업인 간담회가 끝난 뒤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9.16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세종시 전동면 조일농원에서 열린 청년 농업인 간담회가 끝난 뒤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9.16 ⓒ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이에 "농업 예산 집행의 효율성에 대해서 아주 적확한 지적을 해 주신 것 같다"며 "(현행 방식은) 정부 예산으로 투기를 도와주는 거네요. 골라내야겠다. (농림장관 등이) 검토해보시죠"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농촌 화장실 문제'에도 적극 반응했다. 신수미 세종식물원 대표가 "여성 농업인들이 이 문제로 큰 불편함을 겪고 있지만 현행법상 하우스는 가설 건축물로 분류돼 안에 화장실을 지을 수 없다"며 "농지나 하우스 안에도 두 평 정도 화장실을 설치할 수 있도록 법이나 대통령령으로 개정해 달라"고 요청한 대목이었다.

이 대통령은 "농막은 허용되지만 (농막 내) 화장실이 안 된다? 농막이란 개념이 잠시 쉬는 개념도 포함되는데 대·소변을 보면 안 된다는 게 좀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송미령 농림부 장관은 "하반기에 바로 농지법을 개정해서 화장실 문제는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세종시 전동면 조일농원에서 박성호 농장 대표 가족의 손을 잡고 간담회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5.9.16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세종시 전동면 조일농원에서 박성호 농장 대표 가족의 손을 잡고 간담회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5.9.16 ⓒ 연합뉴스



#이재명대통령#청년농업인#외국인노동자#농가화장실#정부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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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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