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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최진석 새말새몸짓 기본학교 교장의 <중앙시평>을 읽고 두 번 놀랐다. 첫째, 글 속에 드러난 최 교장의 편협한 시선 때문이다. 둘째, 이 글에 전적으로 동조하고 퍼나르며 이재명 정부를 싸잡아 사회주의라고 폄하하는 이들 때문이다. 놀랍다. 철학 전공자가 지닌 시선이 겨우 이 정도 수준이라니. 이것이 언론의 자유로서 인정되는 것이라면, 이 글을 통해 그들을 비판하는 것도 언론의 자유에 속한다 할 것이다.

<중앙시평> ‘사회주의의 꿈, 8부 능선에 서다’ 글 지난 12일 게재된 최진석 새말새몸짓 기본학교 교장의 칼럼
<중앙시평> ‘사회주의의 꿈, 8부 능선에 서다’ 글지난 12일 게재된 최진석 새말새몸짓 기본학교 교장의 칼럼 ⓒ 중앙일보

최 교장의 시선이 편협적인 이유는 기본적으로 흑백논리에 휩싸여 있어서다. 자유주의자가 아니면 사회주의자인가. 사회주의자가 아니면 자유주의자인가. 정치철학에서는 다원주의가 여전히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또한 해외에서는 종교 차원에서 '듀얼 멤버십'도 점점 자리 잡아가고 있다.(『오강남의 생각』, 현암사, 2022 참조) 시평 서두에 나오는 법무부 장관은 조국 현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이다. 그는 "나는 자유주의자이자 사회주의자"라고 했지, 사회주의자라고만 하지 않았다.(「조국 "나는 자유주의자이자 사회주의자…장관 되면 검찰 인사권 적극 행사"」, 한국경제, 2019.09.07.)

전·현 정부가 사회주의적 경향을 강화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역사적 사실과 현재 정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단순한 시비에 가깝다. 한국 사회에서 사회주의라는 이념은 이미 냉전 시기와 함께 힘을 상실했고, 1990년대 소련과 동구권 붕괴 이후 국제적으로도 사실상 몰락했다. 사노맹 출신의 박노해 시인도 이미 스스로를 "나는 '아무주의자'도 아니고 동시에 '모든 주의자'입니다"라고 고백한 바 있다.(「세 발 까마귀」, 1997) 따라서 오늘날 한국에서 사회주의 국가 건설을 현실적 목표로 삼는 정치 세력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최 교장의 트집잡기는 꼰대의 전형이다. 구체적인 사안이나 팩트가 제대로 적시되지 않았다.

꼰대의 시선, 다원주의 시대를 가로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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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상식 중의 상식인 일반화의 오류는 여기저기서 보인다. "불행하게도 대한민국에서 민주화 세력은 주체사상을 중심 강령으로 쓰면서, 국가보다는 민족, 미국보다는 중국, 남한보다는 북한, 자본주의보다는 사회주의에 정통성을 두거나 더 기울어갔다." 이 문장은 모든 대한민국 민주화 세력이 그렇다는 것으로 읽힌다. 최 교장이 생각하듯이, 대한민국 민주화 세력은 보편성을 띠고 있지 않다. 그동안 결집된던 민주화 세력은 여러 방향으로, 여러 의미로 다분화 해갔다. 혹은 사라져 갔고 사라져 가는 중이다. 이게 바로 다원주의다.

시평은 민주화 세력을 '주체사상 추종 집단'으로 몰아가지만, 실제로 민주화 운동의 핵심은 인권과 자유의 확대였다. 민주화 세력이 주체사상에 정통성을 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역사 왜곡이다. 오히려 민주화 세력은 군사독재에 맞서 자유민주주의를 확장하는 데 기여했다. 잘 보시라. 역설적이게도 군부독재야말로 사회주의의 본령일지도 모른다. 대한민국의 민주화 이후 확장된 복지 담론이나 평등 사회의 가치가 모두 사회주의 경향으로 묶이는 것도 문제다. 복지 제도와 사회 안전망은 서구 자유민주주의 국가들, 특히 북유럽의 사회민주주의 전통에서 발전해온 제도다. 이 제도를 수용한다고 해서 한국이 사회주의화된다고 말할 수는 없다.

법무부 장관이나 과거 학생운동 출신 정치인의 행적을 끌어와 '사회주의 경향'을 강조하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 과거의 급진적 경험은 민주화 운동의 일부였고, 시간이 흐르며 제도권 정치에 들어와 헌법 체계 내에서 활동하고 있다. 특정 개인의 젊은 시절 이력만으로 현 정부를 사회주의적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지나친 단순화다. 만약 출신이 문제라면, 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노동운동가 출신이라는 것도 문제 삼아야 한다. 출신을 문제 삼는 것은 연좌제와 다를 바 없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존경한다고 언급한 인물, 신영복 전 성공회대 교수를 근거로 대한민국을 '사회주의 국가'로 몰아가는 것도 무리한 해석이다. 정치인들이 과거 인연이나 인간적 존경심을 표현하는 것과 국가 체제의 전환은 전혀 다른 차원이다. 대한민국은 여전히 자유민주주의 헌법을 기초로 운영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실기를 지적하려면 정책별로 따져보아야 한다. 잘 한 것도 있고, 잘 못 한 것도 있을 것이다. 한 국가는 대통령 혼자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많은 국민이 굳건히 믿고 따르는 자유민주주의 이념이면, 그 나라는 자유롭고 민주적인 것이 된다. 민주주의의 척도는 그 나라의 국민이 가진 인식과 같다는 얘기가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가 침식되었다는 주장 역시 근거가 빈약하다. 대한민국 헌법재판소는 수차례 판례를 통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자유, 평등, 법치, 권력분립 등의 원리로 정의해왔다. 그런데 시평은 이 구체적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추상적으로 '위협받고 있다'고만 주장한다. 이는 사실관계에 기초한 논거라기보다 정치적 인상비평에 가깝다.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을 '사회주의 독재 국가의 제도 모방'으로 규정한 것도 구체성이 결여되어 있다. 검찰개혁은 과도한 권한 집중을 완화하고 권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 개편이며, 언론개혁 역시 거대 자본과 정치권력의 결탁을 완화하기 위한 시도다. 이러한 개혁을 사회주의적이라고 보는 것은 왜곡이다. 역사적으로 사회주의 국가들은 검찰과 언론을 중앙집권적으로 장악했다. 그러나 한국의 검찰개혁은 정반대로 권한을 분산시키고, 언론개혁은 오히려 다원성을 확대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방향성이 정반대인데도 이를 '사회주의화'라고 비난하는 것은 사실에 맞지 않는다.

검찰개혁·언론개혁이 사회주의라니...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위기에 처했다는 시평의 진단도 일방적이다. 실제로 한국은 여러 국제지표에서 자유와 민주주의 수준이 높은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프리덤하우스>, <이코노미스트> 민주주의 지수 등에서 한국은 꾸준히 '완전한 민주주의' 혹은 '자유국가'로 분류된다. 하지만 오히려 12.3 비상계엄으로 인해 순위는 점점 밀려난 상황이다.

시평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자유민주주의 세력의 '퇴락의 정점'으로 언급하면서도, 그의 정부 시기를 극단적이고 왜곡된 사회주의와 연결하지는 않는다. 윤석열의 계엄시도는 파시즘에 가까웠고, 파시즘이야말로 사회주의의 본 모습이라고도 할 수 있다. 본인을 당선시킨 선거제도에 대해 부정선거라며 선관위를 탈취하려고 했던 시도야말로 사회주의 독재국가의 일면이다. 그렇다면 사회주의 경향은 전·현 정부의 문제가 아니라 필자가 싫어하는 정치 세력에 덧씌운 프레임일 뿐이다.

교육을 '국가 장악의 수단'으로 설명하면서 사회주의적 음모론을 제기하는 부분도 과장이다. 민주주의 국가는 교육을 통해 비판적 사고와 다양성을 길러내려 한다. 특정 장관 후보자의 발언이나 개인적 견해를 전체 교육 정책의 본질로 일반화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시평은 고대 아테네 사례를 끌어와 한국의 민주주의 몰락을 예견하지만, 이는 역사적 유추의 남용이다. 아테네가 몰락한 원인은 지정학적 군사 패권 경쟁과 제국주의적 확장 실패 등 복합적 요인이었다. 이를 단순히 '우중 정치'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한국에 적용하는 것은 역사적 맥락을 무시한 비약이다. 우중이라는 표현 자체가 엘리트 의식에 사로잡혀 국민을 개돼지로 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아테네 몰락 비유, 한국 민주주의에 맞지 않는다

사회주의로 가면 '자유가 사라지고, 통제가 강화된다'는 시평의 결론은 단편적이다. 오늘날 세계에서 사회주의적 계획경제 국가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다수의 민주주의 국가는 시장경제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복지 제도와 공공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사회 안정과 자유를 동시에 추구한다.

결국 시평은 사회주의를 하나의 공포 프레임으로 활용해 현 정부와 민주화 세력을 공격하려는 정치적 글에 불과하다. 그러나 본질적 의미의 사회주의라는 체제는 전 세계적으로 이미 무너진 지 오래며, 오늘날 논의되는 것은 단지 그 속에서 나온 일부 가치, 예를 들어 평등과 복지, 사회적 연대다. 이를 자유민주주의와 양립 불가능한 것으로 규정하는 것은 오해다.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는 여전히 견고하고, 사회주의의 꿈이 '8부 능선'에 올랐다는 식의 주장은 현실을 반영하지 않는다. 오히려 필요한 것은 공포와 이념의 낡은 대립을 넘어서, 자유민주주의의 토대 위에서 평등, 복지, 정의라는 가치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성숙한 논의다.

#반론#중앙시평#최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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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yital) 내방

학술문화, 과학 및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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