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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행정법원이 11일 국토교통부의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결한 가운데, 시민과 환경단체 관계자들이 환호하며 기뻐하고 있다.
서울행정법원이 11일 국토교통부의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결한 가운데, 시민과 환경단체 관계자들이 환호하며 기뻐하고 있다. ⓒ 류승연

지난 11일, 서울행정법원 제7부(재판장 수석부장판사 이주영, 판사 문지용, 판사 고철만)는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 취소소송 1심에서 역사적인 '인용' 판결을 내렸다. 대한민국 역사상 사법부가 국가 정책 사업에 제동을 건 일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번 판결에서 재판부는 1308명의 국민소송인단과 녹색법률센터,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측의 주장을 대부분 인정했다. 원고들은 '국토교통부장관(피고)이 새만금신공항 계획을 수립하면서 사업으로 생겨날 이익과 침해될 이익을 비교하고 평가하여 순위를 정하지 않았다(이익형량의 부존재)'고 주장했다. 또한 마땅히 포함시켜야 할 사항인 조류충돌 위험, 생태계 가치 등을 누락했고(이익형량의 누락), 이익형량을 했더라도 정당성과 객관성이 결여(이익형량의 결함)되었으므로, 형량의 흠결(하자)로 인해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새만금신공항의 비용편익비(B/C, 1이 넘어야 비용보다 이익이 많아짐)가 0.479에 불과하여 경제성이 없음에도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예비타당성조사까지 면제받은 채 추진되고 있으므로, 건설을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이 '침해될 공익' 또는 '사익'보다 상당한 우위에 있어야만 그 추진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전제하였다.

그리고 "피고가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조류충돌위험을 부실하게 평가하였을 뿐 아니라 해당 평가 결과를 공항입지 선정과정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고, 사업지 내 서식하는 법정보호종 조류 및 인근 서천갯벌(2021.7.31.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지정)의 보존에 미치는 영향도 부실하게 조사, 평가함으로써 이익형량의 고려 대상에 포함시켜야 할 사항을 누락하고 이익형량의 정당성과 객관성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계획재량을 일탈하였기에 새만금신공항 계획이 위법하다"고 판시하였다.

법원, 10여 가지 쟁점에 대해 원고 주장 대부분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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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량은 허용 범위 안에서 자율적으로 선택이나 판단의 권한을 가지는 것이고, 계획재량은 계획을 수립함에 있어서 갖게 되는 재량으로서 예를 들어 여러 타당한 조사방법 중 어느 방법을 택할지에 대한 결정 같은 것이다. 웬만큼은 재량으로 봐줄 수 있지만, 도를 넘어서면 재량 일탈이 되어 위법이 된다. 그러나 중요한 법익에 대한 현저한 위험이 존재하는 경우, 즉 생명 또는 건강에 대한 위험에 대할 때 재량은 축소된다. 조류충돌로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을 때가 그러하다.

법원은 "새만금신공항 사업이 ▲이익형량을 아예 안 했거나 ▲누락된 부분이 있거나 ▲정당성과 객관성이 결여되어 있는데, 이 형량의 하자가 도를 넘어서서 '재량 일탈'"이라고 판결하였다. 법원은 10여 가지의 쟁점에 대해 원고 주장을 대부분 채택했는데,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새만금신공항 취소 판결문 판결문 내용과 제기된 쟁점들을 비교 요약하였다.
새만금신공항 취소 판결문판결문 내용과 제기된 쟁점들을 비교 요약하였다. ⓒ 김나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는 타당성평가에서 공항 입지 선정 절차를 거쳐 이 사건 사업부지를 입지로 선정하였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후보지들의 조류충돌위험을 평가하지 않았고, 그 결과 조류충돌위험이 입지 선정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그러나 관계 규정 및 국제민간항공기구(International Civil Aviation Organization, ICAO)가 제시한 기준 등에 따르면, 후보지들의 조류충돌위험을 면밀히 평가한 뒤 이를 고려하여 입지를 선정하였어야 한다.

피고는 전략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 조류충돌위험을 평가하기는 하였으나, 역시 위험 정도를 지나치게 낮게 평가하였을뿐더러 이를 입지 대안 비교·검토 과정에 반영하지 않았다. 즉 조류충돌위험 평가 모델('운영 중인 공항 모델', '신규공항 입지 검토 모델')상 수라갯벌의 조류충돌위험이 국내 어느 공항보다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음에도, 아래 표에서 보듯 평가 모델의 일관성 없는 적용, 평가 대상 지역 축소 등을 통해 그 정도를 의도적으로 축소하였다. 더불어 그마저도 입지 대안 비교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채 타당성평가에서의 입지 선정결과에 근거하여 수라갯벌을 공항 입지로 선정"하였다고 밝혔다.

전략환경영향평가 본안에서는 '운영 중인 공항 모델'로 평가했다가, 조류충돌 위험성이 높게 평가되자 '신규공항 입지 검토 모델'로 바꿨다. 그런데 '신규공항 입지 검토 모델'도 역시 위험도가 매우 높게 나오자, 또다시 기준을 바꿔버렸다. 새만금신공항과 군산공항, 무안공항이 비슷한 조건이라며 군산/무안공항 평가결과로 대신 갈음해버린 것이다.

보완서 단계에서는 다시 '신규공항 입지 검토 모델'을 썼더니 조류충돌 위험성이 높게 나오고 (한국에서는 항공기 완파 사고도 없었다며) 완파 사고 가능성 반영한 이 모델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운영 중인 공항 모델'로 바꾸기로 한다.

결국 13km 반경을 5km 반경으로 대폭 줄인 최종 결론을 냈지만, 그렇게 줄였는데도 여전히 위험도가 높다. 조류충돌 위험도가 높은 새들 중 다섯 종은 법정보호종이기도 하다. 위험도가 높게 나오면 안전한 부지를 새로 찾거나 사업을 재검토해야 마땅한데, 계속 조사 모델만 바꿔간 것이다.

새만금신공항 취소 판결문 중 조류충돌위험도 축소 부분 서울행정법원에서 보도자료를 발표하여 국토교통부에서 조류충돌 위험도를 축소, 누락해온 과정을 소상히 설명하였다.
새만금신공항 취소 판결문 중 조류충돌위험도 축소 부분서울행정법원에서 보도자료를 발표하여 국토교통부에서 조류충돌 위험도를 축소, 누락해온 과정을 소상히 설명하였다. ⓒ 서울행정법원

7km 떨어진 거리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서천갯벌 있어

"피고는 인접한 군산공항 및 무안국제공항의 평가 결과가 양호함을 제시하였으나, 총 위험도 평가에서 나타난 새만금신공항 사업부지의 조류충돌 위험도는 다른 공항보다 훨씬 높다(연간 예상 조류충돌횟수가 사업부지 반경 13㎞ 기준 최대 45.92930회로서 인천공항 2.9971회, 군산 0.04846회, 무안국제공항 0.07225회에 비하여 수십 배에서 수백 배에 달함). 더구나 피고가 수라갯벌과 조류 서식환경·규모가 유사하다고 주장한 무안국제공항에서 지난해 12월 29일 여객기 참사가 일어났다.

다음 단계인 환경영향평가에서는, 사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의 저감방안 검토만 가능하고 입지를 변경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더구나 조류충돌위험 저감방안은 사업부지로부터 일정 거리 안에 새들이 유인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어서 조류의 서식지 파괴로 이어질 수밖에 없으므로, '인근 조류를 보호하면서 동시에 실효성 있는 조류충돌위험 저감방안을 수립'하는 것에는 더더욱 한계가 있다.

새만금신공항 부지인 수라갯벌은 현재 염습지 상태로서 법정보호종(천연기념물, 멸종위기 야생생물) 조류 등이 다수 서식하고 있고, 이 사건 사업부지로부터 약 7㎞ 떨어진 서천갯벌은 습지보호지역·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천연기념물, 멸종위기 야생생물을 보호하도록 규정한 각종 법령,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권고 내용 등을 더하여 보면, 피고는 새만금신공항 사업이 해당 부지 및 서천갯벌에 서식하는 법정보호종 조류 등에 미치는 영향을 더 면밀히 검토하였어야 한다.

새만금신공항 사업으로 해당 부지에 서식하는 조류들의 취식지·휴식지 파괴 및 축소, 개체수 감소 등의 악영향은 불가피하다. 조류충돌위험으로 인해 수라갯벌 바로 인근에는 대체서식지를 만들 수 없다는 근본적 한계가 있고, 피고도 인정했듯 조류충돌위험을 저감함과 동시에 조류 등을 보호하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 역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새만금신공항 사업은 수라갯벌과 생태적으로 상당한 연관성을 가진 서천갯벌의 자연환경 및 조류 서식환경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임에도, 피고는 이 사업이 서천갯벌에 미치는 영향을 자세히 검토하지 않았고, 구체적인 대책도 제시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피고가 달성하려는 공익이 침해될 공익보다 우월하다는 결론에 이른 것은, ▲조류충돌위험의 근거 없는 축소 평가 ▲평가된 위험요소의 입지 선정 절차에의 미반영 ▲조류 생태계 등 환경 파괴에 미치는 영향의 부실 검토 ▲환경 훼손 정도를 저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단정 등을 바탕으로 한 잘못된 전제에서 출발했기에, 객관성과 합리성을 결여됐고 부당하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재판부는 거의 모든 쟁점에서 원고의 손을 들어주었고, 이 쟁점들을 모두 뒤집기는 어려워 보인다.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은 국토교통부에서 또다시 세금으로 변호사 비용을 충당하며 2심 재판을 가서는 안 된다며 항소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 홍보국장입니다.


#새만금신공항#국토교통부#수라갯벌#서천갯벌#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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