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십상시' 불린 87년생 의원, '김용현과 왜 통화?' 묻자 빠른걸음으로...
전선정, 이진민, 소중한

▲12.3 비상계엄 당일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과 통화했던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오전 국회에서 특검 수사에 반발하는 당 규탄대회에 참석한 뒤 <오마이뉴스>의 질문을 피하며 의원회관으로 이동하고 있다. ⓒ 이진민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이 12.3 비상계엄 5시간 전 공교롭게도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과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비상계엄 선포 직후에도 공교롭게 추경호 의원(당시 원내대표)와 국회에 있었으며 함께 해제 표결에 불참했다.
내란 특검팀(조은석 특검)의 조 의원 압수수색 이틀 뒤인 지난 4일 오전, 그를 찾아 계엄 당일 어떤 일이 있었는지 물었다. 특검 수사에 반발하는 당 규탄대회 현장(국회 본관 앞)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난 조 의원은, 김용현과의 통화에 대해 "부대 이전 관련 내용으로 통화했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고, 추 의원과 표결에 참석하지 않고 국회에서 무엇을 논의했는지 묻자 답하지 않았다.
조 의원은 질문을 피해 국회 의원회관으로 이동했고 보좌진은 중간중간 조 의원과 취재진 사이에 서서 질문을 막거나 카메라를 손과 우비로 가리기도 했다. 취재진은 약 6분 동안 조 의원에게 질의했으나 그는 의원회관 내 비상구로 이동했다.
"군부대 이전 건 통화" 반복... "개발 계획도 없는데 왜?" 지적

▲12.3 비상계엄 당일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과 통화했던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이 4일 오전 국회에서 특검 수사에 반발하는 당 규탄대회에 참석해 있다.
ⓒ 이진민
- 계엄 당일 (김용현과) 어떤 내용으로 통화하셨나요?
"자인부대 이전 건으로 통화한 게 다예요."
- 후적지 개발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는데 (국회의원이) 부대 이전으로 (국방부 장관과) 통화한 게 맞나요?
"관련된 내용은 다 (자료로) 있습니다."
- 관련 자료는 언제쯤 소명하실 예정인지요?
"..."
- (특검이) 압수수색했던 휴대폰 안에 그때 통화기록도 남아 있나요? (통화) 녹음이나 이런 게 있는 건가요?
"..."
특검이 조 의원을 압수수색한 날인 지난 2일 그는 페이스북에 "지역 숙원사업인 자인부대 이전 관련 면담을 취소한 데에 대해 양해를 구한 것이 전부"라며 "먼저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고 이후 장관(김용현)으로부터 온 전화를 수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자인부대는 조 의원 지역구인 경북 경산시 자인면에 위치한 육군 부대다. 지역민들은 군 부대 이전을 바라고 있는데, 조 의원은 지난해 총선에 출마하며 "자인 군부대 이전 및 후적지(부대 이전 후 남은 부지) 개발"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후적지 개발 계획이 정해지지 않았던 상황에서 국회의원이 국방부 장관과 해당 주제로 통화를 나눴다는 해명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양재영 더불어민주당 경산시의원은 지난 4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자인부대 이전과 관련 후적지 개발에 대한 청사진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지금 단계에서 국회의원과 국방부 장관이 논의할 내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12.3 내란' 당시 행적엔 묵묵부답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앞)와 조지연 의원이 12.3 내란 사태 직후인 지난해 12월 4일 새벽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입장발표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2024.12.4 ⓒ 연합뉴스
조 의원은 김용현과의 통화와 관련된 질문엔 기존 입장의 반복이지만 답을 했다. 그러나 계엄 당일 국회에 추 의원과 머문 것과 해제 표결에 불참한 이유를 묻는 질문엔 침묵으로 일관했다.
- 그날(계엄 당일) 원내대표실에서 추 의원과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
- 그때 왜 계엄 해제 표결에 불참하셨는지 궁금합니다.
"..."
- 관련해서 몇 가지라도 말씀해주실 수 없을까요?
"..."
- (김용현과의 통화로) 사전에 비상계엄 선포를 인지했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
1987년생인 조 의원은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뉴미디어 정책비서관실에서 근무한 뒤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부대변인을 거쳐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의 국정기획수석실 행정관을 지냈다. 지난해 총선에서 국민의힘 텃밭인 경북 경산 지역구에 단수공천된 그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거물 정치인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박근혜 정부)를 약 1%p 차로 꺾고 당선됐다.
조 의원은 김대남 전 대통령실 시민소통비서관 직무대리가 언급한 "십상시" 중 한 명이기도 하다. 김 전 비서관은 지난해 4월 <뉴스버스>와 한 통화에서 "김건희 여사 십상시가 대통령실을 쥐락펴락한다"라며 조 의원 등을 언급했다.

▲국민의힘 박준태, 조지연, 임종득 등 의원들이 지난 1월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앞에서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5. 1. 6.
ⓒ 권우성
조 의원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윤석열이 12.3 비상계엄을 선포했을 당시, 추경호 원내대표와 함께 국회 원내대표실에 머물렀던 7명 중 1명이기도 했다. 당시 원내대표실에는 추 전 원내대표, 조 의원 외에 송언석·김대식·김희정·신동욱·임이자·정희용 의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내란 특검팀 박지영 특검보는 지난 5일 정례 브리핑에서 "(계엄 해제 의결 방해 의혹과 관련해) 주요 참고인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소환 요구하려고 한다"라며 "추경호 의원도 특검이 소환할 경우 적극 소명하겠다고 밝힌 만큼 다른 의원들도 적극적으로 진술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원내대표실에 있던 의원들도 (추 의원과 함께) 의사결정을 하고 행동한 만큼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검 '키맨' 앰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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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당일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과 통화했던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오전 국회에서 특검 수사에 반발하는 당 규탄대회에 참석한 뒤 <오마이뉴스>의 질문을 피하며 의원회관으로 이동하고 있다. ⓒ 이진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