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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6.05 10:52최종 업데이트 25.06.05 10:52

속초 여행을 다녀와서

모처럼 서두르지 않은 여행이다. 일찌감치 사전 투표를 마친 터라 마음도 홀가분하다. 속초, 평소 가깝지 않은 곳이라 미뤄뒀던 곳이다. 뜬금없이 속초 여행을 하자고 한다. 마다할 이유가 없다. 가벼운 마음으로 나선다. 예상치 않게 고속도로 사정도 좋다.

일행을 태운 차가 한참 달리는데 홍천 휴게소가 보인다. 휴게소에 들러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무심결에 기웃거린다. 전망 좋은 포토존이다. 우리도 그들처럼 얼짱 각도를 잡아보지만 얼굴에 묻은 세월의 흔적과 마음은 늙지 않았다는 것만을 확인했을 뿐이다.

속초에 예상보다 일찍 도착, 짐을 풀자마자 앞바다로 향한다. 앞바다에 반짝거리는 윤슬이 가슴을 설레게 한다. 작고 아담한 외옹치항(外翁峙港)이다. 지명이 이채롭다. 해변 길을 따라 '바다향기로' 길로 이어진다. 풍경이 그림 같고 여유롭다. 마치 반 고흐 작품 <생마리 바다풍경>이 연상 된다.

 속초 외옹치항 일대
속초 외옹치항 일대 ⓒ 김병모

조선 시대까지 옹진(甕津)이라고 불리던 것이 이 고갯길 옆에 밭이 다닥다닥 층 계 모양으로 붙어 있어 '밭뚝재'가 '바깥 독재'로 불리다가 외옹치라 한다고 한다. 어디를 가나 지역 특색을 고려한 이름이 많다. 외옹치항도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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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옹치항 일대는 주민들 대다수가 어업에 종사하고, 현지인 단골들이 많은 횟집이 모여 있단다. 횟 감을 떠서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먹어도 좋겠다.

햇살이 어느새 석양으로 기울고 있다. 일몰 후 야경 불빛이 외옹치항을 새롭게 한다. 주변 여행객들도 얼짱 각도로 포즈를 취하느라 바쁘다. 사실 여행의 절반은 먹는 것이란다. 저녁밥으로 뭘 먹을까 망설이다 주변을 둘러보니 꼬막 비빔밥 간판이 눈에 띈다. 동해안 속초에서 무슨 꼬막. 남도에서 막 올라온 꼬막이라고 한다. 동해안 속초에서 꼬막 비빔밥이라. 맛은 있었다. 그렇게 속초의 하루가 감나무에서 홍시 떨어지듯 지고 있었다.

다음날, 이른 아침밥을 든든하게 먹고 소 걸음으로 속초 앞바다 붉은 등대 쪽으로 향한다. 배가 들어오는 방향을 잡아주는 '등대가 궁금海' 대포항 동 방파제 등대가 뱃사람들을 지키고 있다. 등대 주변으로 서성이고 있을 무렵, 배 한 척이 물살을 가르며 바다로 향한다. 그들은 어떤 꿈을 안고 바다로 향할까.

등대 주변 강태공들은 벌써 낚시를 드리워 손맛을 보려 한다. 그들 주변을 기웃거려봐도 아직 잡은 물고기가 보이질 않는다. 그들은 강태공 실력을 언제 쯤 보일까. 젊은 청춘들도 뒤질세라 붉은 등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다. 앞바다에서 밀러 온 하얀 파도는 포말(泡沫)을 일으키며 색시처럼 미소 짓다 사라진다.

그사이 속초 앞바다 저쪽에서 둥근 햇살이 포근하게 떠오른다. 햇살이 바다를 넘어 점점 외옹치항으로 밀려오자 햇볕을 피해 어물전 골목길로 눈길을 돌린다. 청정 동해에서 잡힌 싱싱한 생선들이 즐비하다. 겨울 바람에 꾸덕꾸덕 말린 코다리, 반 건조 생선들이 좌 판을 수놓는다. 젓갈 골목도 있단다. 한국 전쟁 이후 속초에 옹기종기 모여 살게 된 실향민이 명란젓, 청난젓, 아가미젓 등을 만들어 먹으면서 젓갈 골목도 이루었다고 한다.

그렇게 외옹치항이 점점 익숙해 갈 무렵, 해는 쉴 새 없이 하늘로 치솟아 중천으로 가고 있다. 이제 떠날 준비를 하자고 한다.

#속초#외옹치항#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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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모 (mo6503) 내방

본인은 오마이뉴스, 대전일보 등 언론사나 계간 문학지에 여론 광장, 특별 기고, 기고로 교육과 역사 문화, 여행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인간관계에서는 따뜻한 시선과 심오한 사고와 과감한 실천이 저의 사회생활 신조입니다. 더불어 전환의 시대에 도전을 마다하지 않고 즐기면서 생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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