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 선수들이 득점을 기뻐하고 있다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 선수들이 득점을 기뻐하고 있다 ⓒ KOVO

 
대한항공이 남자 프로배구 3연속 통합 우승의 첫발을 내디뎠다. 

대한항공은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포스트시즌 챔피언 결정전(5전 3승제) 1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을 세트 스코어 3-1(20-25 25-23 25-23 25-17)로 이겼다. 

정규시즌 1위로 챔피언 결정전에 올라온 대한항공은 2위 현대캐피탈의 거센 도전을 꺾고 1차전을 잡으며 삼성화재에 이어 남자부 역대 두 번째로 3연속 통합 우승의 대업을 향해 나아갔다.

반면에 4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는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과의 정규시즌 상대 전적에서 1승 5패로 밀렸던 데다가,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불리하게 됐다. 

실전감 되찾은 대한항공, 체력 떨어진 현대캐피탈 '압도' 

1세트는 예상과 달리 현대캐피탈의 압승이었다. 5-5 동점에서 현대캐피탈은 허수봉의 백어택을 시작으로 최민호의 블로킹, 이시우의 서브 에이스, 오레올 까메호(등록명 오레올)의 오픈 공격 등 무려 5연속 득점을 올리면서 앞서나갔다. 

반면에 정규시즌 최종전 이후 12일 쉬고 나온 대한항공은 실전 감각이 떨어진 듯 손발이 맞지 않으면서 추격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세트 막판 2점 차까지 따라 붙었으나, 대한항공이 잘했다기보다는 현대캐피탈의 범실 탓이었다. 

결국 대한항공은 링컨의 서브 아웃으로 세트 포인트를 내줬고, 곽승석의 터치네트 범실까지 나오면서 현대캐피탈이 손쉽게 1세트를 따냈다.  

2세트는 달랐다. 대한항공 선수들이 실전 감각을 되찾으면서 1세트 30%대에 그쳤던 공격 성공률을 50%대로 끌어 올리면서 주도권을 잡았다. 특히 세터 한선수는 과감한 중앙 속공으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반면에 현대캐피탈은 끈질기게 추격했으나, 연속 득점이 나오지 않으면서 역전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 

세트 스코어 1-1 동률이 되자 3세트는 더욱 치열했다. 양 팀은 세트 막판까지도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하며 접전을 벌였고, 승부는 마지막에 결판났다. 23-23 동점 상황에서 김규민이 오레올의 공격을 블로킹하며 세트 포인트를 만들었고, 링컨 윌리엄스의 서브가 네트를 맞고 현대캐피탈 코트 안에 떨어지는 행운까지 겹치면서 대한항공이 2-1로 역전에 성공했다. 

대한항공은 4세트 들어 여유를 되찾았다. 코트를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지면서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득점을 올리며 역전승을 완성했다. 반면에 한국전력과의 플레이오프에서 혈전을 치르고 올라온 현대캐피탈은 갈수록 체력의 한계를 드러내며 대한항공의 파상공세에 무너지고 말았다. 

대한항공 깨어나게 한 한선수의 '노련미'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 한선수가 토스하고 있다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 한선수가 토스하고 있다 ⓒ KOVO

 
대한항공은 링컨이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8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또한 토종 베테랑 정지석과 곽승석도 각각 16점, 13점을 올리며 힘을 보탰다. 

그러나 이날의 '게임 체인저'는 한선수였다. 대한항공이 1세트를 내주며 위기에 몰리자, 한선수는 특유의 노련함으로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다양한 공격 전술을 시도하고, 상대가 틈을 보이면 과감한 밀어 넣기로 득점까지 올리면서 자신이 왜 V리그 최고의 세터인지를 증명했다. 

한선수의 지휘 아래 기세가 살아난 대한항공은 리시브, 유효 블로킹, 디그 등 기본기 대결에서 정규리그 1위답게 현대캐피탈을 앞서면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반면에 현대캐피탈은 앞서 한국전력과의 플레이오프에서 대활약을 펼친 허수봉이 이날도 팀 내 최다인 24점을 올리면서 고군분투했으나, 혼자만의 힘으로는 대한항공을 무너뜨릴 수 없었다. 

현대캐피탈로서는 전광인이 발목 부상으로 나오지 못한 데다가, 오레올이 정규시즌에 보여줬던 폭발력이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패인으로 남았다.

지금까지 17차례 열린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에서 1차전을 승리한 팀이 우승을 차지한 적은 12차례로, 확률이 70.6%에 달한다. 과연 대한항공이 이 기세를 몰아 정상에 오를지, 현대캐피탈이 반격에 나설지 주목된다. 양 팀은 4월 1일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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