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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5일 울산광역시교육감 보궐선거는 김주홍 후보와 천창수 후보간 맞대결로 치러진다. 고 노옥희 교육감의 유고로 실시되는 울산교육감선거는 공교롭게도 노옥희 교육감의 배우자 천창수 후보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노 교육감과 맞대결을 펼쳤던 김주홍 후보간 대결이라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 3월 29일 오후 천창수 후보와 김주홍 후보를 차례로 만나 교육감 선거 출마 이유와 주요 정책,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학교폭력 대책 등을 들어봤다. 인터뷰 말미엔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도 물었다.

"울산 교육, 미래로 나아갈 것인가 아니면 과거로 후퇴할 것인가"

     
4.5 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3월 23일 오전 울산시 남구 공업탑로터리에서 천창수 울산시교육감 후보가 출정식을 열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4.5 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3월 23일 오전 울산시 남구 공업탑로터리에서 천창수 울산시교육감 후보가 출정식을 열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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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창수 후보의 자기소개를 해달라.

"경남 김해 출생으로 부산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사범대를 졸업했다. 10월 유신 기념일에 유신체제 비판 유인물을 광화문에서 배포하다 체포되고, 고문 당하고 징역 1년 형을 선고받아 독방에 수감됐다. 유신정권이 무너지고 복학돼 졸업했으나 교직 발령이 나지 않아 전기기능사 자격증을 따고 훈련원 추천으로 현대중전기에 입사했다. 열악한 노동환경에 동료들과 현장문제 해결을 고민하는 소모임을 만드는 등의 활동을 했다."

- 배우자인 고 노옥희 교육감은 어떻게 만났나.

"제가 현대중전기에서 일할 당시 노옥희는 울산의 교사였다. 노옥희는 노동현장에서 손목이 잘리는 대형 산재를 당하고도 보상을 받지 못한 제자의 사건을 계기로 졸업생들의 노동실태를 조사하고 있었다. 조사에 도움을 주면서 가까워졌다. 노동자의 권리에 대해 함께 토론했다. 노동조합이 만들어지고 임금협상과 단체협상을 두고 파업이 길어졌고 해고당했다. 그때 노옥희와 결혼했다. 신문배달 등으로 어렵게 생활했지만 노옥희는 한 번도 경제적 어려움에 대해 불평하지 않았다."

- 이력에 19년간 교사생활을 했다고 적었다.

"서울대 졸업 20년 만에 교사 발령을 받아 서울 신림고에서 1년 근무를 하고, 다음 해에 가족이 있는 울산으로 전출왔다. 이후 19년 동안 평교사로 아이들 곁에 머물렀다. 수업을 할 때는 '질문이 꽃 피는 교실'을 꿈꿨다. 어떤 질문도 소중하게 여겼다. 시간이 걸렸지만 아이들이 스스럼없이 질문을 하게 됐고, 언제든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고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는 교사로 인정해줬다. 수업을 하고 나면 빠지지 않고 수업일지를 썼다. 19년 동안 1만2000회가 넘는다." 

- 교사 생활을 하며 기억에 남는 일은?

"대안모색을 위한 연구활동에 힘썼다. 북유럽교육복지연구회 활동을 하면서 교육 선진국의 교육거버넌스, 학교공간, 교육과정, 교육복지, 교육법제, 유네스코와 OECD가 전망하는 미래교육 등을 연구했다. 교육현장 경험을 접목시켜 우리 교육이 어떻게 변화해 가야 하는지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이어왔다.

퇴임 후에도 여러 어려움에 놓인 학생들을 지역사회가 함께 지원하는 '교육복지이음단' 활동을 하면서 학습 능력이 부족한 느린 학습자를 돕기 위해 핀란드 교육과정을 활용하는 등 교육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이번 교육감 선거에 나선 이유는 무엇인가.

"이번 선거는 노옥희 교육감의 갑작스러운 부재로 치러지는 보궐선거다. 노 교육감은 4년 반 재임을 하면서 울산 교육을 이전과는 완전히 다르게 바꿔 놓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전국 최하위 수준이던 청렴도는 전국 최상위 수준으로 높아졌고, 교육복지도 전국에서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교육청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도도 따라서 높아졌다.

저는 이번 교육감선거가 '울산 교육이 한 발 더 미래로 나아갈 것인가 아니면 과거로 후퇴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라고 생각한다. 울산 교육을 우리나라 공교육의 표준으로 만들고 우리 아이들이 가고 싶어하는 학교를 꼭 만들겠다."

"노옥희 교육감은 교육문제 함께 고민한 친구이자 동지"

- 선거에 나선 천창수 후보를 두고 상대 후보가 '배우자의 뒤를 잇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저는 노옥희 교육감의 남편이기도 하지만 교육문제를 함께 고민한 친구이자 동지이기도 하다. 교육이 가야 할 방향은 우리 아이들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교는 단순히 지식을 쌓는 공간이 아니라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공동체 속에서 우리 아이들이 각자 각자의 꿈을 찾아 꽃 피울 수 있게 해야 한다.

노 교육감이 이루고자 했던 꿈이 바로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이었다. 저는 학교 현장에서 교사로 근무하면서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다. 울산 교육이 나아가야 할 미래교육의 방향에 대해서도 정책연구를 지속적으로 해왔다."

- 최근 정순신 변호사 아들 학폭 사건과 관련해 교육부가 학폭근절대책을 만들고 있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 '학폭 처분 학생부 보존기간'을 늘리고, 그 결과를 대입에 더 강하게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평가와 후보 본인이 생각하는 학폭근절대책은 무엇인가.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지만 최근 학교 폭력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학폭 예방이 중요한 이유는 성장기 학생들에게 학폭으로 인한 피해는 평생 씻기 어려운 상처로 남기 때문이다. 학폭 생기부 기재가 10년째 이뤄지고 있지만 학폭은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문제다. 예방과 피해자 보호, 관계회복 중심의 세밀한 대책이 수립되고 실행돼야 한다.

저는 학폭 예방을 위해 학생, 학부모, 교사, 전문가가 참여하는 교육감 직속 기구를 만들어 교육감이 책임지고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신속한 분리와 함께 신속한 사안 처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관계형성을 위해 협력수업과 협력체험프로그램은 물론 다양한 인성교육 강화 프로그램도 마련하겠다.

또한 학생들이 참여하는 교칙 만들기, 수업규칙 만들기, 학교행사 주도하기 등을 통해 학교의 주인으로서의 책임감을 갖게해 학폭 없는 평화로운 학교 만들기에 주인공이 되게 하겠다."

"천창수가 약속한 모든 공약이 현실 될 수 있도록 사전투표 해달라"
 
천창수 울산교육감 후보
 천창수 울산교육감 후보
ⓒ 권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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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정책 몇 가지를 소개해달라.

"먼저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통합 맞춤형 학습지원 체제 확립'이다. 학생들의 교육활동 처음 시작 시점에서 '기초학력 디딤돌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 각 학년별로 학습지원안을 마련해 기초학력을 보장하겠다. 

'울산학생안전체험교육원 건립'도 주요 정책이다. 교육과정과 연계해서 체험 중심의 안전사고 예방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안전한 삶을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도록 위기대처 역량을 기르겠다. 학생 특성을 고려한 안전체험교육 공간 구성과 맞춤형 교육프로그램으로 학습·경험·체득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통해 안전에 대한 의식 향상 및 실질적인 안전교육을 하겠다.

특히 '사립유치원(3~5세) 무상교육 조기 실현' 정책도 추진해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을 경감하겠다. 전체 유치원 학생 1만4000여 명 중 1만여 명이 사립 유치원에 재학 중인 상황에서 사립유치원 조기 무상 교육 실현으로 공립과 사립유치원 교육의 균형 발전을 도모하고 공·사립 구분없는 공평한 유아교육으로 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겠다."

- 끝으로 유권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번 선거는 어렵게 제자리를 찾은 울산 교육이 다시 미래를 향해 힘차게 나아갈 것인지, 아니면 낡고 부패했던 과거로 되돌아갈 것인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다. 4월 5일 투표일은 공휴일이 아니기 때문에 투표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사전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 투표율이 높아야만 시민들의 여론이 현실이 될 수 있고, 힘 있는 교육행정을 펼쳐갈 수 있다. 그동안 우리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천창수가 약속한 모든 공약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사전투표(3월 31일~4월 1일)에 꼭 참여해 주시길 당부드린다."

[관련 기사]
김주홍 울산교육감 후보 "하향 평준화 교육 중단해야" https://omn.kr/23axi

태그:#울산교육감, #천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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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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