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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월 21일(현지시간) 수도 모스크바에서 국정연설을 하면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전쟁을 일으킨 것은 서방이고, 이를 억제하려 한 것은 우리였다"고 주장했다.
▲ 국정연설에서 제스처 취하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월 21일(현지시간) 수도 모스크바에서 국정연설을 하면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전쟁을 일으킨 것은 서방이고, 이를 억제하려 한 것은 우리였다"고 주장했다.
ⓒ 모스크바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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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동맹인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겠다고 선언했다.

푸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각) 러시아 국영 TV와 인터뷰에서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기로 합의했다"라며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오랫동안 러시아에 전술 핵무기 배치를 요청했다"라고 밝혔다고 AP통신,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이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며 "미국은 수십 년간 동맹국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해왔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핵무기 통제권을 벨라루스에 넘기는 것이 아니라 러시아가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핵무기 운반을 위한 이스칸데르 미사일 다수와 10대의 항공기를 벨라루스에 이미 주둔시켰고, 오는 7월 1일까지 전술 핵무기 저장고를 완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핵무기 이전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벨라루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동맹이다. 또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폴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전술 핵무기는 더 강력하고 사거리가 긴 전략 핵무기와 달리 특정한 전투 현장에서 사용하기 위해 만든 핵무기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전술 핵무기 배치가 최근 영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국 국방성은 지난 20일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챌린저2 전차의 포탄 가운데 일부가 열화우라늄탄이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열화우라늄은 핵무기나 원자력 발전 연료를 생산 과정에서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곧바로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핵무기를 제공한 것이라며 "상응하는 대응을 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하지만 영국 국방부는 "열화우라늄탄은 핵무기와 전혀 다르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날도 영국의 열화우라늄탄 제공에 대해 "러시아도 대응할 무기가 있다"라며 "전혀 과장하지 않고 러시아는 그런 포탄 수십만 발이 있지만 아직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지난달 국정연설에서도 미국과의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에 대한 참여 중단을 선언하면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에 대해 핵 위협을 했다.

러시아가 해외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는 것은 1990년대 중반 이후 30년 만이다. 러시아는 소련 붕괴 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등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했다가 1996년 모두 거둬들인 바 있다.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푸틴 대통령이 의미하는 바를 지켜볼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우리의 전략적 핵 태세를 조정할 이유도,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을 준비하고 있다는 징후도 보지 못하고 있다"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나토 동맹의 집단 방위에 계속 전념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태그:#블라디미르 푸틴, #벨라루스, #핵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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