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육상연맹의 성전환 선수 출전 기준 강화를 보도하는 영국 BBC 갈무리

세계육상연맹의 성전환 선수 출전 기준 강화를 보도하는 영국 BBC 갈무리 ⓒ BBC

 
세계육상연맹(WA)이 성전환 수술을 받은 선수의 여자부 경기 출전을 금지한다. 

연맹은 23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남성으로서 사춘기를 보내고 성전환 수술을 받은 여자 선수는 이달 31일부터 여자부 국제 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성전환 선수를 영원히 거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성전환 선수의 출전 기준을 구체적으로 연구하고 결정하기 위한 실무단을 구성하겠다고 덧붙였다. 

"여자 선수의 공정성·무결성 보호해야"

서배스천 코 회장은 "여러 집단 간 권리와 요구가 충돌할 때는 항상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지만, 여자 선수들에 대한 공정성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라며 "(성전환 선수가) 남성으로 살아온 이력에 따른 이점과 경기력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근거로 이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많은 사람들은 성전환 여성이 생물학적 여성보다 신체적으로 유리한 점이 없다는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여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더 많은 연구 결과와 증거가 나오면 출전 기준을 재검토할 수 있지만, 그 전까지는 여성이라는 범주의 무결성을 보호할 것"이라며 "이번 기준은 근본적인 원칙에 의한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연맹은 최근 'DSD(Differences of Sexual Development·성적 발달의 차이) 선수'로 불리는 성전환 선수에 대한 여자부 출전 기준을 강화했다.

기존에는 400m, 400m 허들, 800m, 1,500m, 1마일(1.61㎞) 여자부 경기 출전 기준을 '테스토스테론 5n㏖/L 이하'로 정했다. 31일부터는 모든 여자부 종목에서 테스토스테론을 2.5n㏖/L 이하로 24개월간 유지해야 출전할 수 있다. 

늘어나는 성전환 선수... 기준 놓고 '진통' 

일반 여성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0.12∼1.79n㏖/L이다. 다만 현재 400m 미만이나 1마일 초과 종목에 출전하는 DSD 선수들은 테스토스테론을 2.5n㏖/L 이하로 유지해야 하는 의무 기간을 6개월로 하는 '유예 조치'를 적용하기로 했다.

세계적으로 성전환 선수가 늘어나면서 스포츠계는 이들의 출전 기준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성전환 선수의 출전 기준 결정권을 각 종목의 연맹에 부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국제수영연맹(FINA)은 남성으로서 사춘기를 보내고 성전환을 한 선수의 여자부 경기 출전을 금지했고, 국제럭비리그(IRL)는 성전환 선수의 출전을 전면적으로 금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성소수자 인권단체 '스톤월'은 "세계육상연맹의 결정에 실망했다"라며 "국제무대에서 경쟁하는 성전환 선수에 대해 문을 닫았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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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육상연맹 성전환 성소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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