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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보호법에 따라 청소년에게 주류를 제공하는 가게주인에 대한 처벌이 너무 가혹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진은 주류를 판매하는 음식점 모습.
 청소년보호법에 따라 청소년에게 주류를 제공하는 가게주인에 대한 처벌이 너무 가혹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진은 주류를 판매하는 음식점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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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넷이 와서 신분증 검사하니 미성년자 아니어서 받았다. 손님이 많아 경황이 없는 틈에 한 두 명이 들락거렸는데 경찰이 출동해서 보니 미성년자가 있었다. 알고 보니 빠른 년생이었고 같이 있던 이들도 그 사실을 몰랐다."

"작은 가게라 따로 CCTV는 없지만 항상 신분증 검사를 철저히 했다. 그런데 경찰이 오니 아이들이 내가 검사를 안 하고 술을 줬다고 하더라. 알고 보니 신분증을 위조하고 거짓말을 한 거다. 하지만 이미 벌금과 영업정지처분을 받은 상황이었다."

지난 21일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에서 열린 '청소년 주류제공 처벌 관계 법령 개선 정책 간담회'에서는 미성년자가 고의성을 갖고 영업주를 속였을 경우에도 영업주에 대한 처벌이 너무 가혹한 상황으로 영세자영업자를 보호할 대안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박주민 국회의원과 한국외식업중앙회 은평지회가 진행한 이번 간담회에는 '청소년 주류제공 처벌 관련 피해 사례'와 관련 법령 개선 필요성 등이 논의됐다. 
 
조광수 한국외식업중앙회 은평지회장 (사진제공 : 박주민 의원실)
 조광수 한국외식업중앙회 은평지회장 (사진제공 : 박주민 의원실)
ⓒ 은평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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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수 한국외식업중앙회 은평구지회장은 "업주들이 확인을 한다고 해도 작정하고 속이려 들면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고 이로 인해 선량한 자영업자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성도 한국외식업중앙회 은평구지회 사무국장은 "청소년에게 주류를 제공하다 적발되면 청소년 보호법에 따라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데 이에 더해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영업정지 2개월이나 과징금 처분을 받게 된다"며 "청소년이 신분증을 위·변조 했을 때는 불기소되거나 행정처분이 면제되기도 하지만 업주들이 형사처벌과 행정처분을 감경받기 위해 복잡한 법적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간담회 현장에서는 실제 청소년들의 신분증 도용 사례, 업주들이 바쁜 틈을 타 미성년자들이 합석하는 사례 등 업주들만의 힘으로는 막을 수 없는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가 전달됐다. 

은평구 신사동에서 이자까야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2021년도에 남자 셋이 들어와서 신분증 검사하고 주류 제공했는데 나중에 네 명의 여성이 와서 화장실만 쓴다고 해서 방심하는 사이 누군가의 신고로 주류제공으로 적발이 됐어요. 작년에는 청년 셋이 와서 사진 찍은 주민증 보여주면서 98년생이라고 해서 소주 한 병 내어주었는데 그들이 들어온 지 10분 만에 경찰이 왔어요. 제게 보여준 게 모두 가짜였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대조동에서 족발집을 하고 있는 B씨는 "지난 여름 단골손님이 아들과 함께 와서 식사하면서 본인만 마신다고 해서 술을 내어 줬는데 그걸 아들에게 먹였더라고요. 그게 신고가 들어가서 행정처분 받고 벌금 2천만 원이 나와서 계속 소송 중인 상황"이라 전했다. 

불광동 작은 포차를 운영하고 있다는 C씨는 "혼자서 일을 하고 있어요. 얼마 전에 양복 입는 손님 두 명이 들어와서 대학생인가보다 하고 음식 내어주고 있으려니 또 세 명이 오더라고요. 좀 어려 보인다 싶어서 확인해야지 생각하면서 다른 테이블 손님 음식 만들고 나가려고 하는데 경찰이 왔어요. 술은 한 병을 줬는데 지들이 네 병을 꺼내 마셨더라고요. 법원에서는 기소유예를 받았고 1개월 영업정지에 170만원 과징금까지 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성도 한국외식업중앙회 은평구지회 사무국장은 "지난 3년간 은평구 내 청소년 주류제공 행정 처분이 영업정지 43건, 과징금 부과 20건으로 총 63건"이라며 "형사처벌 벌금이 최대 2천만원이고 1차 적발 시 영업정지 2개월로 과중한 행정처분"이라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박주민 의원은 "코로나로 어려웠고 경기침체로 또 어려운 상황이니 만큼 과거의 입법 사례 등을 참고하고 현장의 어려운 얘기를 종합해서 해결 방안을 찾아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은평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청소년보호법, #주류, #자영업자, #박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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