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전 경기 조작 의혹에 휩싸인 <피지컬: 100> 제작진이 원본 영상을 공개하고 해명에 나섰다. 조작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피지컬: 100> 결승전 이슈 관련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장호기 PD와 김영기 CP가 참석해 논란에 입을 열었다.

결승전 줄다리기, 두 차례 중단한 이유
 
 넷플릭스 오리지널 <피지컬: 100> 한 장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피지컬: 100> 한 장면. ⓒ 넷플릭스


"제작진은 승부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의 어떠한 부당한 조작도 하지 않았다. 논란으로 혼란을 겪었을 선수분들과 시청자분들에 죄송하다." (장호기 PD)

<피지컬: 100>은 결승에서 크로스핏 선수 우진용이 경륜선수 정해민을 꺾고 최종 우승을 차지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우진용은 상금 3억 원의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이후 정해민은 결승전이 두 번이나 중단됐다고 폭로했고, 유튜브를 비롯해 온라인상에서 '제작진이 우진용에 유리하도록 상황을 조작했다'라는 의혹이 순식간에 퍼졌다. 특히, 결승전이 재경기로 진행됐고 재경기가 우승자 선발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 일파만파로 번졌다.

이런 논란이 이어지자 제작진은 급히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자들에게만 결승전 원본 영상을 공개하는 조치에 나섰다. 이날 간담회에서 공개된 우진용과 정해민의 줄다리기 현장 영상을 본 결과, 일단 결승전이 도중에 중단됐고 재경기로 진행된 것은 사실이었다. 경기를 중단한 주체에 대한 주장은 엇갈렸다. 앞서 정해민은 녹화 도중 우진용이 기계 문제를 이유로 손을 들고 문제를 제기했고, 때문에 경기가 중단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장 PD는 "줄 타래에서 심한 소음이 발생해 촬영본을 쓸 수 없다고 판단하여 경기시작 10분이 흐른 후쯤 제작진이 직접 경기를 중단한 것"이라고 해명하며 원본 영상의 해당 장면을 증거로 제시했다.

장 PD는 "제작진이 경기 전 수차례 시뮬레이션 했지만 이런 굉음은 전혀 없었다. 돌발적인 소음이 안전사고의 신호일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줄 타래 축이 파괴돼 튕겨서 출연자를 향해 굴러오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거라 생각해 경기 중단을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장비 문제의 책임은 모두 저희에게 있는 것이 맞다. 철저하게 녹화를 준비하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라고 말했다.
 
 넷플릭스 <피지컬: 100> 한 장면.

넷플릭스 <피지컬: 100> 한 장면. ⓒ 넷플릭스


이처럼 한 차례 경기 중단 후 제작진은 소음이 발생한 도드래를 정비했고 재경기가 시작됐다. 하지만 우진용의 줄이 꼬여서 다시 한 번 경기가 중단됐다. 이날 제작진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우진용의 줄이 풀리는 도중에 매듭이 지어져서 중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것. 그러나 앞서 정해민은 "재경기에 들어갔을 때 제가 앞서고 있었고 '이제 진짜 끝났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제작진이 갑자기 또 경기를 중단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장 PD는 "사실과 다르다. 우진용의 줄 타래 꼬임을 발견하자마자 정해민에게 긴급히 호각을 불어서 이를 알렸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장 PD는 "재경기 후 26초 정도 만에 줄 꼬임으로 중단된 것인데 승부의 결과를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줄 타래 장비도 남은 길이가 어느 정도 되는지 외부에서 파악할 수 없게 설계했다. 두 출연자를 비롯해 현장의 누구도 승부를 예측할 수 없었다. '정해민이 3배 이상 앞섰다'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라고 강조했다.

"제작진이 '당일' 재경기 압박? 사실 아냐"
 
 넷플릭스 예능 <피지컬: 100> 장호기 PD

넷플릭스 예능 <피지컬: 100> 장호기 PD ⓒ 넷플릭스


제작진은 재경기에 관해 우진용, 정해민과 충분한 대화를 통한 합의 하에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해민은 "제작진 5명이 나를 둘러싸고 재경기를 해달라고 수십 분간 압박하여 재경기를 수락했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장 PD는 압박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당일 재경기, 다른 날 재경기 등 여러 대안이 있었는데 정해민 선수가 (본인이 앞서고 있다고 판단해) 당일 재경기를 원했다"라며 "정해민이 (자신이 앞선 만큼의) 줄 45m를 삭제해 달라는 의견을 내서 그것을 반영했고, 벌어진 격차를 측정해 정해민의 줄을 잘랐다"라고 말했다.

장 PD는 제작진이 정해민의 줄 타래를 조작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제작진이 임의로 조작해 정해민의 줄 타래가 잘 당겨지지 않았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히며, "두 선수의 줄타래 난이도가 똑같은 걸 확인할 수 있다. 줄 타래는 두루마리 형태로 단순하게 돼 있어서 기계적 조작이 힘들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한 유튜버가 '우진용이 준결승전에서도 수혜를 입었다'라는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장 PD는 "이 유튜버는 제작진이 출발 직전 '180도 돌려 달라'면서 출연자 자리를 바꿔 우진용에게 특혜를 줬다고 주장하는데, 이 주장은 명백한 허위다"라고 말하며, 경기 시작 전후의 영상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허위 사실 유포와 출연자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관해 저희는 매우 엄중하게 대응하겠다"라고 말했다. 

현재 정해민은 제작진의 연락을 받지 않고, 제작진 또한 추가 연락을 하지 않는 상황. 이에 대해 장 PD는 "(정해민이) 저희를 피하는 상황이라 계속 연락드릴 수가 없었다"라고 밝히면서 "제작진은 두 출연자를 찾아뵙고 정식으로 사과하고 오해를 풀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더 이상의 조작 의혹 제기는 자제해 달라"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재경기 등의 돌발 상황을 있는 그대로 시청자에게 보여주지 않은 점과 촬영 원본을 기자에게만 공개하고 시청자에게 공개하지 않는 것을 지적하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영기 CP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특성상 촬영 원본은 넷플릭스가 소유하고 있고 이에 대한 엄격한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 제3자의 재편집에 따른 유포 우려 때문이기도 하니 양해를 부탁드린다"라고 답했다. 

또한, 추후 감독판이나 시즌2 등을 통해 결승전 재개 등 전 과정을 공개할 의향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감독판은 논의하지 않았다. 두 선수와 오해를 푸는 게 최우선이라고 보기 때문에 이 문제에 집중할 것이다. 시즌2도 정해진 바 없으며 오디션도 진행하고 있지 않다"라고 답변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피지컬: 100> 포스터

넷플릭스 오리지널 <피지컬: 100> 포스터 ⓒ 넷플릭스

피지컬100 정해민 우진용 피지컬 넷플릭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음악이 주는 기쁨과 쓸쓸함. 그 모든 위안.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