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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사원 건립이 예정된 대구 북구 대현동의 한 주택가에 일부 주민들이 의자 위에 돼지머리를 올려놓았다. 반대 현수막 위에는 돼지 발이 매달려 있다. 돼지고기는 이슬람교의 대표적인 금기식품이다.
 이슬람사원 건립이 예정된 대구 북구 대현동의 한 주택가에 일부 주민들이 의자 위에 돼지머리를 올려놓았다. 반대 현수막 위에는 돼지 발이 매달려 있다. 돼지고기는 이슬람교의 대표적인 금기식품이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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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축공사 논란이 주민 반대를 넘어 사회적 갈등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민주평등사회를위한 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아래 민교협)가 경북대학교 총장 앞으로 서한을 보내 적극적인 중재를 요청했다.

민교협은 지난 21일 경북대학교 총장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대학이 많은 대구 지역의 무슬림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며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축도 150여 명의 경북대학교 무슬림 유학생과 연구자들이 주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학은 학위를 수여하고 연구를 수행하는 일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과 상생하며 민주 시민을 양성하고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지역공동체의 중심"이라면서 "대현동 사태의 출발점이 경북대학교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교협은 "무슬림 유학생과 연구자들에게 기도는 하루 식사처럼 삶에서 떼어낼 수 없는 부분"이라며 "그러나 경북대가 지난 수년간 이 문제를 대해온 방식은 다소 무책임한 것이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갈등의 시작이 종교 다양성에 대한 고려나 준비 없이 유학생을 유치한 대학에 있었다는 점을 인정해야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교협은 또 "주민과 무슬림 학생의 대립은 법정 공방과 행정적 공방으로 이어지고 급기야 무슬림들이 금기시하는 돼지고기 파티까지 벌이는 상황까지 오게 됐다"면서 "여기에 보수 기독교 세력까지 가세하면서 비이성적이고 극단적인 혐오로 퍼져나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 문제는 처음부터 우리 대학의 문제였고 사법기관의 판결과 행정기관의 강제집행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라며 "경북대가 적극적인 개입과 중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교협은 경북대의 노력과는 별도로 "지역 시민사회 단체들과 함께 토론회 및 공청회를 통해 무슬림 학생들과 지역 주민 사회의 중재 요청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정체성의 차이가 차별과 혐오로 나아가서는 안 된다. 대학이 앞장서야 하는 것은 당위가 아니라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축을 둘러싸고 무슬림과 지역 주민들간의 갈등이 3년째 계속되고 있다. 이슬람사원 건축을 놓고 지역 주민들이 대구 북구청에 탄원서를 제출하면서 2021년 2월 16일 공사중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후 법정 공방을 벌이다 대법원 판결을 통해 공사가 재개됐지만 주민들이 돼지머리를 갖다 놓고 돼지고기 파티를 벌이는 등 갈등이 계속되면서 중단된 상태다.

[관련 기사]
대구 이슬람사원 건축 갈등 "홍준표 시장도 종교탄압 언급... 대화 필요" https://omn.kr/225k9
- 이슬람사원 공사장 앞 돼지고기 파티... "우린 핍박받고 있다"
https://omn.kr/21zyl

태그:#민교협, #이슬람사원, #경북대학교, #총장, #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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