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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정치관계법개선소위원회에서 조해진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정치관계법개선소위원회에서 조해진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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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신년 인터뷰에서 선거제도 개편을 언급한 뒤 두 달 가까이 흘렀지만, 정작 여당은 여전히 몸을 사리고 있다.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논의조차 지지부진하자 야당은 "그러면 정개특위는 무슨 소용이냐"이라고 반발했다.

국회 회의록 시스템에 올라온 지난 16일 정개특위 정치관계법소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회의 초반부터 볼멘소리를 했다. 이들은 "회의가 너무 많다. 정개특위 회의한다고 말도 못하겠다" "지금 우리 당에선 이 네 가지 안(정개특위 워크숍에서 정한 방향 : 소선거구제+병립형 비례대표제, 소선거구제+준연동형 비례제, 도농복합 중대선거구제+권역별 또는 준연동형 비례제, 전면적 비례제)도 모른다"면서 논의 자체에 다소 부정적이었다.

"그게 우리 권한 맞나"... '3월 전원위' 가능할까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은 선거구제를 다루는 데에도 의문을 표했다. 그는 "당에서 '연동형 비례제 개선이 이번 정개특위 합의 목표사항인데 그것은 안 하고 다른 것 갖고 왜 논의했냐', 그렇게 컴플레인(항의)하면 우리가 (논의)한 것 자체가 별로 큰 탄력을 못 받을 가능성이..."라고 봤다. '2월까지 정개특위에서 복수의 결의안을 만들면, 3월 전원위원회에서 논의하자'는 김진표 국회의장의 제안대로 움직이는 것 또한 "그게 우리 권한이 맞냐"라고 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전원위를 하려면 법안을 상정해야 되는데, 합의가 안 된 안을 내고 할 수는 없으니까 결의안이라는 말이 나온 것"이라며 "어느 정도 양쪽의 입장 차이를 포괄하는 정도의 내용을 담아서 논의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연동형 비례제는 지역구하고 비례대표 선거결과가 연동돼있다는 뜻"이라며 "뭘로 바꾸더라도 지역구제도하고 연계해서 설계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거들었다. 신문근 국회사무처 전문위원의 견해도 비슷했다.

정희용 의원은 "우리 대표(주호영 원내대표)는 그렇게 생각 안 한다"며 "우리만 괜히 헛힘만 쓰고 거기서(양당 원내지도부) 이것이 부정되면 안 되는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같은 당 김성원 의원 역시 "이게 큰 틀에서 어느 정도 바운더리(경계)가 있었을 때 정개특위가 효율적으로 돌아가고 하는 거지, 이 틀이 어느 정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는 우리가 결과 없는 회의만 할 확률이 높다"며 '선 당론 후 논의'를 거듭 주장했다.

허영 민주당 의원은 "너무 협소하게 생각한다"며 "어떻게 연동형 비례제 개선을 논의하는데 지역구 선거제도 부분을 안 건드릴 수 있는가"라고 재반박했다. 그는 "지금 공직선거법 제출된 것을 보면 2020년부터 제안을 했는데, 정개특위 합의 이전부터 의원들이 소중하게 법안을 만들어 제출하지 않았나? 그 심의권한을 정개특위 구성으로 위임한 것 아닌가"라며 "논의를 안 할 수는 없다. 이 개정안들을 심의해야 되는 것이 우리의 임무 아닌가"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완강했다. 정희용 의원은 "오해 안 했으면 좋겠다. 어떤 논의든 하면 좋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우리끼리만 그냥 이렇게 하다가 돌아가 가지고 각 당에서 정당성을 인정 못 받을까봐 그런다"고 말했다. 조해진 소위원장 역시 수긍하자 심상정 의원은 "그러면 어떤 식으로 논의를 하면 되겠냐"고 한 발 물러섰다. 이때 정 의원은 한 번 더 "당에 돌아가서 우리가 논의를 이렇게 진척하는 것에 동의를 받아와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심상정 의원 : "아니, 그러면 정개특위를 각 당이 합의할 때까지 스톱하자는 뜻이에요?"
허영 의원 : "아니, 그러면 우리 정개특위가 뭔 소용이 있어요."


비례대표제 개선이 폐지? "국힘이 왜 방어만..."
 
김진표 국회의장과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 출범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진표 국회의장과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 출범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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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비례대표 의석배분 방법이라는 주제로 넘어갔을 때도 비슷한 상황이 빚어졌다. 이번엔 김성원 의원이 '비례대표 폐지론'을 꺼냈다. 그는 "우리 당에 그렇게 주장하는 분들도 상당히 많다"며 "지금 국민들한테 국회가 가장 비난 받는 여러 가지 요소 중 하나가 비례대표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콕 집어 '위성정당 사태'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비례대표제가 정략적인 선택이 되는 것이 계속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에둘러 표현했다.

신정훈 민주당 의원은 "연동형 비례제 도입 취지는 비례성을 높이자, 거기에는 다 찬성하지 않냐"며 "그러니까 (지난번) 과정에 대해서는 충분히 우리가 받아들이고, 비례성을 어떻게 구현할 것이냐는 문제로서 연동형의 대안을 얘기해야 된다. 비례대표를 없애자는 문제는 오히려 개악"이라고 지적했다.

심상정 의원은 윤 대통령의 중대선거구제 발언을 계기로 여권에 주도권이 생겼는데도 "왜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서 국민의힘은 방어의 포지션에 섰을까"라며 의아해했다. 

김성원 의원은 "저희가 선거제도 개혁을 하는 데 있어 가지고 방어적으로 하지는 않는다"며 "아까 말씀드린 것은 20대 때 그냥 끝난 거고, 특히 지역구의 큰 문제점에 대해선 같은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그런 오해는 하지 말아 달라"고 해명했다. 정희용 의원은 "생각이 다를 수 있다"며 "비례대표 축소하면 중대선거구제를 통해서 보완하는 방법도 논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아직 여야의 간극은 크다. 정치관계법소위는 오는 23일에도 회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정치개혁 용어사전] 국회의원 어떻게 뽑을까요 https://omn.kr/22ewj

태그:#정치개혁, #선거제도, #정개특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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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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