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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권 의원이 17일 5분 발언을 통해 가세로 군수를 비난하자 자리에 앉아 있던 가세로 군수가 신경철 의장에게 발언을 중단시켜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 가세로 태안군수-김진권 의원 대립각 최고조 김진권 의원이 17일 5분 발언을 통해 가세로 군수를 비난하자 자리에 앉아 있던 가세로 군수가 신경철 의장에게 발언을 중단시켜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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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터질 게 터졌다. 17일 열린 제293회 태안군의회 임시회에서는 국민의힘 김진권 태안군의원과 가세로 태안군수(더불어민주당) 사이에 7개월여 간 이어져온 갈등이 폭발했다.

김 의원은 공무원 개인의 일탈을 가 군수와 연계하며 비판을 이어갔고, 그동안 본회의장에서 지켜만 봐 왔던 가세로 군수도 자리에서 일어나 고성으로 "거짓말하지 말라, 사과하라"고 맞받았다. 더 나아가 과장급 공무원들이 대거 본회의장을 박차고 퇴장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폐회 이후에도 김진권 의원과 전강석 태안군기획예산담당관 사이에 고성이 오가는 등 여진이 이어지기도 했다.

민주당 박용성 의원도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김진권 의원에게 유감의 표시를 전하는 한편, 신경철 의장도 폐회사를 하면서 김진권 의원과 태안군 집행부를 향해 경고성 발언을 했다. 태안군의회와 군 집행부 사이에 냉각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고성에 삿대질까지… 문제의 5분 발언 어땠기에

태안군의회는 17일 오전 10시 제293회 태안군의회 임시회를 폐회하면서 군의원 4명의 자유발언을 청취하는 한편, '이태원사고 사망자가족에 대한 군세 감면 동의안'과 '태안군 반 설치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등 주요안건을 심의·의결했다.

5분 자유발언에는 김영인 의원(무소속)과 김기두 의원(더불어민주당), 박용성 의원, 김진권 의원이 나섰다. 의장을 제외한 6명 중 4명의 군의원이 한꺼번에 나선 것은 개원 이래 첫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가장 먼저 5분 발언에 나선 김영인 의원은 "발전소 특별회계인 학교 육영사업비는 교육청 쌈짓돈이 아니다"라면서 충남도교육청이 발전소 주변지역에 지원되는 학교 육영사업비를 도교육청 예산에 편성한 것과 관련해 언급했다. 

이어 발언자로 나선 김기두 의원은 서산시와 태안군에 걸쳐 있는 부남호에 수상태양광시설이 추진되는 것과 관련해 "심각한 우려와 신중한 검토를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박 의원은 "지난 8대 태안군의회가 그저 집행부의 거수기 노릇하며, 태안군 집행부의 하부기관 노릇을 했다는 반복되는 일방적인 주장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며 김 의원의 발언에 유감을 표시했다.
▲ 김진권 의원에 유감 표시하는 박용성 의원 박 의원은 "지난 8대 태안군의회가 그저 집행부의 거수기 노릇하며, 태안군 집행부의 하부기관 노릇을 했다는 반복되는 일방적인 주장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며 김 의원의 발언에 유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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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진 무난히 회의가 진행됐으나, 세 번째 5분 발언자로 나선 박용성 의원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박 의원은 우선 군의원 전원의 이름 앞에 "존경하는"이라는 존칭을 붙이며 일일이 거론한 뒤, 김진권 의원의 지난 9일 임시회 5분 발언을 끄집어내며 유감의 뜻을 전했다.

앞서 지난 9일 제293회 임시회 개회 시 김진권 의원은 5분 발언을 통해 "행정과 의회가 서로 야합해 절차도, 규칙도, 관례도, 상식도 없는 비정상적이고 일방적인 운영으로 군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다"면서 그 책임을 전임인 8대 군의회로 돌렸다.

그러면서 "(지난 군의회가) 가세로 군수 민선7기 집행부의 하위기관을 자처하며 가세로 군수와 야합했다는 것은 모든 군민이 아는 사실이다. 그동안 얼마나 의원의 책무를 다하지 않았는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7명의 군의원 중 무소속 1명을 제외한 6명의 군의원이 민주당 소속이었고, 가 군수의 거수기 노릇을 했다는 비판이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이 '폄훼'라고 반박하며 "심각하고 엄중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또한 "군민의 대의를 대변하는 의원들은 더 이상 이러한 발언에 대해 참을 수가 없음을 밝힌다"며 "제8대 태안군의회를 일방적으로 헐뜯는 김진권 의원 본인도 군민의 선택을 받아 태안군의회에 의원으로 있다는 사실을 항상 잊지 말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수위 높아진 발언에 부서장급 공무원들 '집단 퇴장'
 
전 담당관은 조례특위위원장이었던 김진권 의원이 자신을 특위장에서 쫓아낸 합당한 이유를 설명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5분 발언에서 김 의원이 이를 거론하자 본회의장을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 재차 항의했다.
▲ 본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다시 들어온 전강석 태안군기획예산담당관 전 담당관은 조례특위위원장이었던 김진권 의원이 자신을 특위장에서 쫓아낸 합당한 이유를 설명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5분 발언에서 김 의원이 이를 거론하자 본회의장을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 재차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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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발이 거세지가 본회의 폐회 이후 김진권 의원은 자신의 5분 발언 시나리오를 보여주며 "가세로 군수의 지시라고 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했고, 자신의 생각을 말한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 반발 거세지자 해명하는 김진권 의원 반발이 거세지가 본회의 폐회 이후 김진권 의원은 자신의 5분 발언 시나리오를 보여주며 "가세로 군수의 지시라고 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했고, 자신의 생각을 말한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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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원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이어 5분 발언에 나선 김진권 의원의 발언 수위는 더 높아졌다.  

김 의원은 "곤두박질친 우리 군의회와 의원의 위상 앞에 참담함을 금할 길이 없다"며 지난 15일 열린 제293회 임시회 조례심사특별위원회 당시 상황을 소환했다. 조례특위위원장을 맡았던 김 의원이 당시 조례특위장에 배석했던 전강석 기획예산담당관을 회의장에서 퇴장시킨 상황을 거론한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이는 특별위원장의 고유권한이며, 원활한 회의 진행을 위한 판단으로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그러나 기획예산담당관은 이튿날 일방적으로 의원실로 찾아와 지난 퇴장조치 명령에 대해 사과를 강요했고, 이에 응하지 않자 의원실을 무단 점거했다"고 전했다.

"과연 과장급 공무원이 단독으로 선출직 의원에게 할 수 있는 행동이란 말인가"라고도 한 김 의원이 "저는 이것이 공무원 개인의 단독 행동이 아닌, 자신의 군정운영 방향에 걸림돌이란 이유만으로 포용과 협치의 덕목은 저버린 채 의회의 존엄성과 존재가치마저 부정하는 가세로 군수의 지시라고 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본회의장에 일순간 고성이 오갔고, 실‧과장들이 대거 본회의장을 박차고 빠져나갔다.

자리에서 일어난 가세로 군수는 김 의원을 향해 "거짓말하지 말라, 사과하라"고 맞받았고, 신경철 의장에게 5분 발언을 중단시켜 줄 것을 요청했다. 신 의장이 김 의원을 향해 "말을 가려서 하라"고 주의를 줬지만 김 의원은 "5분 발언은 의원 고유의 발언이다"라며 이어갔다.

김 의원은 가 군수를 향해 "군정의 책임자로서, 자신의 부하직원이 저지른 초유의 사태에 대해 지금까지 변명과 회피로 면피만 급급했던 종전의 자세가 아닌 대군민 사과는 물론이고, 모두가 납득할만한 조치를 취해야만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행부를 향해서도 "지금처럼 의회를 무시하며 의원을 적대시하는 언행이 반복된다면 본 의원은 군민께서 부여해주신 모든 권한을 동원해 우리 의회의 위상을 회복하고 무너진 태안군을 바로잡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5분 발언이 모두 끝나고 김 의원이 자리로 돌아왔지만 여진은 계속됐다. 조례특위실에서 쫓겨났던 전강석 기획예산담당관이 김 의원을 향해 "특위장에서 쫓아낸 합당한 이유를 밝혀달라"면서 "부당한 처사를 한 것"이라고 재차 항의했다. 장외전도 펼쳐졌다. 전 담당관은 본회의가 끝난 뒤에도 계속해서 "이것은 의원 갑질"이라고 항의를 이어갔다.
   
신경철 의장, 김진권 의원-집행부 부서장들 싸잡아 '경고'
 
신 의장은 17일 제293회 태안군의회 임시회를 마무리하며 김진권 의원과 태안군집행부 부서장들에게 경고장을 날렸다.
▲ 경고장 날린 신경철 태안군의회의장 신 의장은 17일 제293회 태안군의회 임시회를 마무리하며 김진권 의원과 태안군집행부 부서장들에게 경고장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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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자 신경철 의장이 나섰다. 신 의장은 급하게 안건처리를 진행한 뒤 폐회사에서 신 의장 자신과 군의회를 직격했던 김진권 의원과 태안군집행부 부서장들게 유감과 당부의 말을 전했다.

신 의장은 먼저 김 의원에게 "의회 누리집과 페이스북을 통해 실시간 생중계돼 군민과 공직자 모두가 지켜보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실명을 거론하며 전직 의원과 동료의원을 비방하고 폄훼하는 발언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향후 전직 의원과 동료의원을 비방하거나 모욕하는 언행은 삼가시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태안군 집행부를 향해서는 "최근 일부 부서장들이 업무보고 및 대화 과정에서 불손한 태도와 무례한 언행이 있었다"고 전제한 뒤 "이러한 행위는 의회를 경시하는 태도로서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 해당 공무원의 분명한 사과와 함께,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재발방지책 마련을 요구한다"고 주의를 줬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태안신문에도 실립니다.


태그:#태안군의회, #태안군, #민선8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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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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