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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현지시간) 튀르키예 하타이 안타키아 일대에 발생한 지진으로 건물들이 무너져 있다.
▲ 망연자실 9일 오후(현지시간) 튀르키예 하타이 안타키아 일대에 발생한 지진으로 건물들이 무너져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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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7.8과 7.5의 연쇄 대지진이 강타한 튀르키예(터키)와 시리아의 사망자 수가 동일본 대지진을 넘어섰다.

AP통신은 9일(현지시각)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사망자가 2만 명으로 늘어나며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1만8천400명)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튀르키예서만 최대 20만 명이 아직도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에 갇혀 있는 것으로 추정하는 데다가, 인명 구조의 '골든타임'으로 여겨지는 72시간이 지나면서 사망자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전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10만 명을 넘길 가능성이 14%에 달한다고 밝혔다.

USGS는 이번 지진이 사람들이 깊게 잠든 새벽 시간에 발생하면서 집 밖으로 빨리 대피하지 못했고, 눈과 비가 내리는 강추위 탓에 구조 작업이 어려워진 데다가 생존자들이 저체온증에 빠지면서 인명 피해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강추위에 떠는 생존자들 "얼어 죽을 것"... '2차 재난' 경고
 
9일 오후(현지시간) 튀르키예 하타이 안타키아 일대에 발생한 지진으로 건물들이 무너져 있다.
▲ 폐허로 변한 튀르키예 안타키아 일대 9일 오후(현지시간) 튀르키예 하타이 안타키아 일대에 발생한 지진으로 건물들이 무너져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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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전문가 일란 켈만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교수는 "지진 생존자의 90% 이상이 72시간 이내에 구조됐다"라며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경우에는 눈과 비를 동반한 영하의 날씨 때문에 건물 잔해에 갇힌 사람들이 저체온증으로 사망할 우려가 크다"라고 말했다.

강추위는 생존자들까지 위협하고 있다. 집이 무너져 갈 곳을 잃은 이재민이 수십만 명에 달하지만, 대피소가 턱없이 부족해 야외에서 지내야 하는 상황이다.

한 이재민은 "이런 추위에 야외에서는 살 수 없다"라며 "돌무더기에 깔려 죽지 않았다면 추위로 얼어 죽을 것"이라고 한탄했다.

튀르키예 당국은 대피소를 늘리고 텐트, 난로, 담요 등 구호품을 공급하고 있으나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오는 5월 대선에 나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에게 타격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위기감을 느낀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지진으로 무너진 집과 건물을 1년 안에 다시 짓고, 피해를 입은 가구마다 우선 1만 리라(약 66만 원)의 지원금을 주겠다고 공약했다. 

로버트 홀든 세계보건기구(WHO) 지진 대응 담당자는 "재난 초기 생존자들이 끔찍한 상황에서 지내고 있다"라며 "이들을 확실히 보호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잔해에 깔린) 인명 구조도 중요하지만, 이들을 보호하는 데 수색 및 구조와 같은 속도와 중요도로 대응하지 않으면 초기 재난을 넘어서는 2차 재난(secondary disaster)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리아에도 첫 구호물품 도착... 유엔 사무총장 "더 많이 필요해"

세계 각국과 구호단체의 손길이 닿는 튀르키예와 달리 국제사회의 제재 탓에 '구호 사각지대'로 꼽혔던 시리아 서북부에도 이날 처음으로 구호 물품이 도착했다.

반군 장악 지역이라 바샤르 알아사드가 이끄는 시리아 정부가 막아서면서 유일한 통로였던 '바브 알하와'가 이번 지진으로 파괴됐으나, 부분적으로 복구되면서 구호 물품 전달이 가능해진 것이다.

구호 물품을 실은 6대의 트럭이 시리아 서북부에 도착한 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매우 기쁘다"라면서도 "앞으로 더 많은 지원을 할 것이지만, 그보다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다"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내전보다 인도주의적 관심이 우선해야 한다"라며 "사람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태그:#지진, #튀르키예, #시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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