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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난방으로 인한 전기·가스요금 폭탄에 '못 살겠다'는 서민들의 아우성이 그칠 줄 모르는 분위기다.

진보당 경남도당(위원장 박봉열)은 31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몇 가지 대표 사례를 소개했다.

자취를 한다는 대학생 ㄱ씨는 "매달 들어가는 돈은 어찌나 많은지 월세도 내야 하고, 잔뜩 오른 물가에 삼시세끼도 챙겨 먹어야 하며, 교통비와 버스비도 내야 한다"면서 "실제로 자취를 해보니 내 집 마련이란 더 멀리 있음을 깨닫게 된다"고 했다.

그는 "새로 지은 비싼 집에 살 돈이 없어서 낡은 집을 찾아간 건데, 외풍도 세고 보일러도 낡았으니 난방비가 더 많이 나온다"면서 "덥게 사는 것도 아니고 외출로만 틀어놓고 살아도 이렇게나 나온다. 날이 추워진다는 소식만 들리면 난방비부터 걱정되는데, 정부는 이런 대학생들의 사정을 아는지 의문이다"고 덧붙였다.

고양이 2마리와 함께 사는 30대 ㄴ씨는 "방바닥을 맨발로 걸어 다니면 한기가 올라오기 시작하던 지난해 11월부터 집에 있는 저녁 시간 동안만 난방을 틀기 시작했고 가스레인지도 없어서 여름까지 1만 원이 채 되지 않던 가스비는 11만 원이 됐다"고 전했다.

그는 "함께 사는 반려동물들이 감기에 걸리거나 아프다면 더 재정적 부담이 커질 것이기에 이를 어쩌나 고민과 걱정을 하고 있다"며 "유튜브로 가스요금을 아끼는 방법을 검색해서 찾아보고 설정을 바꿔도 봤지만 12월 동안 가스비는 무려 22만 원이었다. 고지서를 보며 차라리 좀 춥고 감기로 퉁치는 게 돈이 덜 나갔을까라는 생각까지 든다"고 말했다.

산청에서 딸기 농사를 짓는 ㄷ씨는 "딸기는 9월 초에 심어서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수확한다. 겨울을 나야 하기 때문에 하우스 난방이 꼭 필요한데, 보통은 지하수를 활용해 난방을 한다. 부족한 난방은 전기 온풍기나 등유 보일러 같은 것들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기요금 인상이나 기름값 인상은 저처럼 겨울철 시설 작물을 재배하는 농민들에게 아주 부담되는 지출이다"라며 "하룻밤의 관리 실패가 1년 농사를 좌지우지하기 때문에 매우 민감한 부분이기도 하다"라고 호소했다.

ㄷ씨는 "문제는 농촌에서 난방비가 올라도 너무 올랐다는 것이다. 주유소 거래장을 확인해봤더니 지난 겨울에는 '3개월치 난방비'가 500만 원이었는데, 이번 겨울에는 12월부터 1월까지 약 '1개월치 난방비'가 500만 원이 넘었다. 이번 겨울을 보내면 난방비만 1000만 원은 훌쩍 넘지 않을까 참 걱정된다"라고 했다.

"전기가스요금 동결-재벌 특혜 폐지-에너지 재벌 횡재세 도입해야"
  
진보당 경남도당은 1월 31일 오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난방비 폭탄 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진보당 경남도당은 1월 31일 오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난방비 폭탄 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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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 경남도당은 이날 오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기·가스요금 동결, 재벌 특혜 폐지, 에너지 재벌 횡재세 도입"과 함께 "경남도민 에너지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라"고 촉구했다.

박봉열 위원장은 "정말 월급만 빼고 다 올랐다. 난방비 폭탄에 이어 공공요금도 줄줄이 오르며 '이대로는 못 살겠다'는 서민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면서 "특히 음식점과 목욕탕 등 가스 사용량이 많은 자영업자들의 비명이 커지고 있다. 난방비 폭탄은 국민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기도 하다"고 했다.

그는 "최강 한파가 찾아왔는데도 난방비 걱정에 보일러는커녕, 전기장판마저 전기요금 걱정에 켜지 못하는 설상가상에 내몰리고 있다"면서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고물가·고금리에 허덕이고 있는 서민들에게 난방비 폭탄까지 터뜨리며 국민의 삶을 깡그리 내팽개치고 있다"고 했다.

경남지역 도시가스 1월 소매요금은 메가줄(MJ, 가스사용열량단위)당 21.1169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6371원) 대비 35%나 올랐다는 것이다.

그런데 에너지 관련 기업들은 '역대급 돈잔치'를 벌이며 '성과급 1000%'를 받으며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는 것이다.

진보당 경남도당은 "에너지 재벌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전 싸게 산 LNG를 전쟁 후 가격이 급등하자 비싸게 팔며 폭리를 취했다. 전년 대비 3배 이상 흑자를 내며 가만히 않아서 '떼돈'을 벌었다"며 "윤석열 정부는 이런 에너지 재벌을 놔둔 채, 서민에게만 '난방비 폭탄'을 날리며 국민에게만 고통을 전가하고 있다. 이것은 공정도 상식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에너지 재벌기업이 가만히 앉아서 벌어들인 초과이윤은 '횡재세'로 거둬들여야 한다"며 "기업들이 펑펑 쓰는 산업용 전기요금은 대폭인상하고 계시별 요금제·야간 할인요금 등 온갖 특혜도 다 폐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 정책을 두고는 "윤석열 정부가 성난 민심에 부랴부랴 꺼내놓은 대책은 '언 발에 오줌 누기식'의 찔끔 지원에 불과하다"며 "정부 대책은 취약계층으로 한정하고 있지만, 에너지 빈곤층 규모만 해도 취약계층을 웃도는 약 200만 가구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난방비 폭탄은 민생위기의 시작이다. 민생 파탄으로 가느냐, 절체절명의 순간이다"라며 "윤석열 정부는 2분기 이후 가스비 인상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고, 난방비 충격은 다음달 더 커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긴급 대책과 정책 수립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태그:#난방비, #진보당 경남도당, #전기요금, #가스요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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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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