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서울 재즈 페스티벌 1차 라인업

2023 서울 재즈 페스티벌 1차 라인업 ⓒ 프라이빗커브

 
최근 수년 동안,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페스티벌을 뽑으라면 서울 재즈 페스티벌을 뽑게 된다. 재즈 뮤지션은 물론, 팝과 록, 일렉트로니카, 힙합 등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을 섭외했다. 쾌적한 환경 속에서 공연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었다. 도심형 뮤직 페스티벌의 성공적 모델로 자리 잡았다.

서울 재즈 페스티벌이 돌아온다. 오는 5월 26일부터 28일에 걸쳐, '제 15회 서울 재즈 페스티벌 2023'이 개최된다. 이번 서울 재즈 페스티벌은 올림픽공원 내 88 잔디마당, KSPO DOME(구 체조경기장), SK 핸드볼경기장, 88 호수 수변 무대에서 진행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직후 열린 지난해 서재페의 경우 규모가 크게 축소된 가운데 열려 아쉬움을 남겼던 바 있다. 올해부터는 팬데믹 이전의 정상 규모로 진행될 수 있게 되었다.

데미안 라이스, 미카... 친한파 뮤지션의 향연

1월 19일, 서울 재즈 페스티벌 측에서는 여섯 팀이 포함된 1차 라인업을 발표했다. 한국 팬들 사이에서 애칭을 얻을 만큼 친숙한 아티스트가 두 팀이나 출연한다. '쌀 아저씨'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아일랜드의 싱어송라이터 데미안 라이스가 출연을 확정했다. 영화 클로저의 OST로도 유명한 'The Blower's Daughter'를 비롯, 'Delicate', 'Volcano', '9 Crimes' 등 수많은 명곡을 보유했다.

사색적이면서 우울한 그의 포크 음악은 에드 시런 등 수많은 후배 아티스트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그는 한국에서도 인상적인 순간을 여러 차례 만들었다. 2013년 서울 재즈 페스티벌에서 비를 맞으며 공연했던 모습은 지금까지도 관객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2015년 부산 공연을 마친 후 공연장 앞에 기다리고 있던 관객들과 어울려 버스킹을 하는 모습 역시 명장면이다.

한국 팬들 사이에서 '김믹하'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미카 역시 오랜만에 서울 재즈 페스티벌을 찾는다. 미카는 서울 재즈 페스티벌과 단독 공연을 통해 여러 차례 한국 팬들과 교감해왔다. 프레디 머큐리를 연상하게 만드는 음색과 가창력으로 사랑받았으며, 'Big Girl'이나 'Happy Ending', 'Lollipop' 등은 국내의 여러 광고와 OST 등에 삽입되어 사랑받기도 했다. 미카는 2020년 단독 내한 공연을 계획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공연을 취소했던 바 있다.

탄탄한 라인업, 그러나 아쉬움 남는 이유
 
 2023 서울 재즈 페스티벌을 통해 내한을 확정한 데미안 라이스

2023 서울 재즈 페스티벌을 통해 내한을 확정한 데미안 라이스 ⓒ 프라이빗커브

 
세르지오 멘데스는 55장 이상의 음반을 발표한 브라질 대중음악의 전설이다. 보사노바와 라틴 재즈를 상징하는 아티스트이자, 스티비 원더나 존 레전드, 블랙 아이드 피스 등 다양한 아티스트와 협업을 펼치기도 했다. 최근 타계한 '축구 황제' 펠레가 사랑했던 아티스트이기도 하다. 팔순을 넘긴 노장(1941년생)의 관록을 만날 기회다.

흑인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피아니스트 로버트 글래스퍼의 공연 역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블루 노트 출신의 재즈 피아니스트인 그는 재즈라는 단어로 정의할 수 없는 아티스트이다. 알앤비와 힙합, 재즈를 자유롭게 조합하는 그의 재능은 흑인음악 신에서도 독보적이다. 켄드릭 라마의 명작 < To Pimp A Butterfly >를 비롯한, 여러 아티스트들의 앨범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는 네 차례 그래미상을 받았으며, 지난해 발표한 < Black Radio III > 앨범 역시 2023 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알앤비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되어 있는 상태다. 

청량한 신스팝을 들려주는 노르웨이의 싱어송라이터 시그리드 역시 서울 재즈 페스티벌을 통해 첫 내한한다. 전도유망한 신인에게 수여하는 BBC Sound Of 1위를 차지한 아티스트다(지금까지 이 투표에서 우승한 아티스트로는 아델, HAIM, 샘 스미스, 엘리 굴딩, 미카 등이 있다). 시그리드의 첫 내한 공연은 2020년 서울 재즈 페스티벌에서 펼쳐질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되었던 바 있다. 두 차례 그래미 상을 수상한 재즈 보컬 그레고리 포터 역시 오랜만에 한국을 찾는다. 아직 1차 라인업만 발표되었지만, 서울 재즈 페스티벌의 지난 명성에 걸맞는 수준의 라인업이 구축되었다. 국내 뮤지션들에게 친숙한 뮤지션들을 중심적으로 섭외하면서도, 신구의 조화를 잘 맞췄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한편 높아진 가격을 아쉬워하는 여론도 있다. 올해 서울 재즈 페스티벌 3일권 티켓의 정가는 42만 원, 1일권 티켓의 정가는 18만 7천 원이다. 3일 동안 진행되었던 2015 서울 재즈 페스티벌의 경우 3일권의 정가는 28만 7천 원이었다. 약 13만 원 정도가 오른 셈이다. 2년간의 팬데믹, 물가 상승 등의 변수를 차치하고도, 타 뮤직 페스티벌과 비교했을 때 가격 상승 폭이 너무 높다는 의견 역시 적지 않다. 단일 무대로 축소 진행되었던 2022년 서재페의 경우, 4개 이상의 무대를 가용했던 예년과 비슷한 티켓 가격을 받았다.

물론 서재페의 흥행 행진은 올해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2월 22일 판매된 블라인드 티켓은 높은 가격(33만원)에도 불구하고 순식간에 매진되었다. 2차 공식 티켓인 얼리버드 티켓은 오는 1월 26일 목요일 정시부터 인터파크에서 한정 판매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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