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젠틀맨> 관련 이미지.

영화 <젠틀맨> 관련 이미지. ⓒ 트릭스터


 

나쁜 놈이 더 나쁜 놈을 쫓는다는 설정 자체는 어느새 국내외 영화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설정 중 하나가 됐다. 범죄 액션 내지는 범죄 스릴러 장르에 해당 설정을 녹이며 극적 긴장감을 담보하고, 동시에 상식과 윤리적 범위를 넘나드는 구성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오는 28일 개봉하는 영화 <젠틀맨>은 기본적으로 편법과 불법 사이에서 줄타기하며 의뢰인에게 결과를 가져다주는 흥신소 사장이 우연한 사건으로 검사 행세를 하게 되며 벌어지는 범죄 오락 영화다.
 
어느 날 잃어버린 강아지를 찾아달라는 의뢰에 외진 펜션을 찾는 흥신소 사장 지현수(주지훈)는 괴한에 습격에 정신을 잃는다. 깨어나 보니 의뢰인은 찾아볼 수 없고, 더욱이 본인이 납치 사건의 범인으로 몰린다. 호송 도중 지현수를 태운 검사의 차량이 전복되고 그 상황을 이용해 지현수는 검사 행세를 한다는 게 발단이다.
 
누명을 벗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현수에게 검사 잡는 검사 김화진(최성은)이 접근한다. 해당 사건 배후에 부패한 검사 권도훈(박성웅)이 개입돼 있음을 알고, 실마리를 잡기 위해서다. 검사행세를 하는 자와 진짜 검사가 협력하는 과정 자체가 이 영화의 묘미라고 할 수 있다.
 
설정 자체는 그리 신선하지 않지만 <젠틀맨>은 화면 구성과 편집면에서 신인 감독의 패기가 돋보인다. 특정 캐릭터와 조연급 캐릭터를 소모적으로 써버리지 않겠다는 의도가 곳곳에서 읽히는데, 특유의 클로즈업과 다분할 장면 전환을 반복하며 나름 감독 고유의 인장을 찍으려 했다. 감각적인 음악 활용도 인상적이다.
  
 영화 <젠틀맨> 관련 이미지.

영화 <젠틀맨> 관련 이미지. ⓒ 트릭스터


  
 영화 <젠틀맨> 관련 이미지.

영화 <젠틀맨> 관련 이미지. ⓒ 트릭스터


 
이야기의 활력이 살기 위해 중심 캐릭터인 지현수의 매력이 중요했다. 그간 여러 장르 영화에서 활약한 배우 주지훈이 특유의 코믹함과 능청스러움을 캐릭터에 잘 반영했다. 법 제도 경계에서 위험한 선타기를 하기에 마냥 미워보이지 않는 게 핵심이었을 것이다. 제법 주지훈의 캐릭터가 중심을 잡으면서 이야기의 흡인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역할을 다한다.
 
이런 미덕과 별개로 일부 캐릭터 묘사가 지나치게 과장돼 있고, 속도감 또한 현저히 느려 보이는 게 이 영화의 단점으로 작용한다. 리듬감을 위해 적절하게 치고 빠지는 편집이 필요한 범죄 장르 영화라는 걸 감안하면 <젠틀맨>은 다소 투박하다. 특히 김화진 캐릭터에 힘을 강하게 준 흔적이 역력하다. 다소 힘을 빼고 담백하게 묘사했다면 이야기 몰입을 방해하지 않았을 텐데 해당 캐릭터 매력을 강조하려던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 중간중간 개연성 있는 장면 아닌 독립된 광고 장면처럼 느껴지는 이유다.
 
장편 데뷔작인 <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에서도 나름 참신한 설정으로 대중 앞에 선 바 있는 김경원 감독은 분명 국내 영화계에서 흔치 않은 도전 의식이 있는 영화인인 걸로 보인다. 안전한 선택이 아닌 창작자의 개성과 시각이 담긴 그 시도는 충분히 응원받아야 마땅할 것이다.
 
한줄평: 천편일률적인 최근 한국영화 흐름 틈에 스며든 신선한 바람
평점: ★★★(3/5)

 
영화 <젠틀맨> 관련 정보

감독: 김경원
출연: 주지훈, 박성웅, 최성은 외
제작: ㈜트릭스터
공동제작: ㈜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
배급: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콘텐츠웨이브㈜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23분
개봉: 2022년 12월 28일
 
 

 
   
젠틀맨 주지훈 최성은 박성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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