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의 라스트댄스는 8강으로 3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아르헨티나와 호주의 경기에서 2-1로 승리를 거둔 아르헨티나 메시가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 메시의 라스트댄스는 8강으로 3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아르헨티나와 호주의 경기에서 2-1로 승리를 거둔 아르헨티나 메시가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어느덧 토너먼트에 돌입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에서 슈퍼스타들의 엇갈린 '라스트 댄스'가 주목받고 있다. '축구황제' 리오넬 메시는 자신이 통산 1000번째 공식 경기에서 조국 아르헨티나에 값진 승리를 안기며 월드컵 우승을 향한 희망을 이어갔다.
 
메시가 버틴 아르헨티나는 12월 4일(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얀에 위치한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벌인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호주를 2-1로 제쳤다. 메시는 이날 선제골을 기록하는 등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승리에 기여했다.
 
호주와의 16강전은 메시의 프로 데뷔 이래 1000번째 공식 경기였다. 이날 득점으로 메시는 자신의 이번 대회 3호골이자 월드컵 통산 9골로 자신의 우상인 디에고 마라도나(8골)의 기록을 넘어섰다. 메시는 아르헨티나 대표팀 사상 월드컵 최다득점자인 가브리엘 바티스투타의 10골 기록에도 바짝 다가섰다.

5번째 월드컵 출전인 메시가 본선 토너먼트에서 득점에 성공한 것은 최초이기도 했다. 킬리안 음바페(프랑스), 마커스 래시퍼드(잉글랜드), 코디 학포(네덜란드) 등가 득점랭킹 공동 선두로 '골든슈(득점왕)'의 유력한 후보로도 도전장을 던졌다.
 
메시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카타르월드컵이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것이라고 공언하며 국가대표 은퇴를 시사했다. 클럽무대에서는 발롱도르 7회, FIFA 올해의 선수상 6회를 수상하는 등 선수로서 모든 영광을 누린 메시에게 남은 유일한 아쉬움은 월드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메시는 지난해 코파아메리카(남미대륙선수권) 우승으로 '국가대표 무관의 한'은 풀어냈다. 아르헨티나는 내친김에 레전드의 피날레를 월드컵 우승으로 장식하겠다는 기대감에 불탔다.
 
하지만 시작은 순탄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는 조별리그 1차전에서 약체로 예상되었던 사우디아라비아에게 1-2로 충격패를 당하며 대회 최대의 이변에 희생양이 됐다. 자칫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대참사가 발생할 수도 있었던 절체절명의 상황.
 
하지만 절치부심한 아르헨티나는 메시를 앞세워 난적인 멕시코와 폴란드를 잡아내며 결국 조 1위로 16강에 안착하는 데 성공했다.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는 호주를 물리치며 8강에서 네덜란드를 만나게 됐다.
 
메시가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절정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데다가, 아르헨티나도 첫 경기 이후로 점점 경기력이 올라오는 모습으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명장 루이 판 할 감독이 이끄는 네덜란드는 유럽의 강팀이지만 전성기에 비하면 전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만일 아르헨티가 네덜란드마저 넘는다면, 현재로서는 '남미 라이벌' 브라질을 만날 가능성이 가장 유력한 4강전이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규성과 언쟁 벌이는 호날두 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 교체아웃되던 포르투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대표팀 조규성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 조규성과 언쟁 벌이는 호날두 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 교체아웃되던 포르투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대표팀 조규성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 연합뉴스

 
한편 메시와 동시대 최대의 라이벌으로 꼽혔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이번 대회에서 세월의 흐름을 절감하며 고전하는 모습이다. 호날두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소속팀 맨유와의 갈등과 인터뷰 논란으로 방출되는 수모를 당하며 현재 무적 신분이다.

호날두는 이번 대회에 전 경기에 출전했지만 득점은 가나와의 1차전에서 넣은 페널티킥 골이 유일하다. 우루과이와의 2차전에서는 헤딩골을 넣은 듯 연기를 했지만 최종적으로 머리에 닿지 않은 것으로 판명되며 웃음거리가 됐다.
 
심지어 호날두는 지난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는 대한민국의 극적인 16강 진출의 최대 도우미로 불리우며 큰 놀림거리로 전락했다. 포르투갈이 이미 16강을 확정지은 상황에서 한국전에서 선발출전한 호날두는 0-1로 한국이 끌려가던 전반 27분 이강인의 코너킥 상황에서 어설프게 수비에 가담하다가 등에 맞고 흐른 공이 공교롭게 문전에 있던 김영권에게 그대로 연결되면서 동점골의 빌미를 제공했다. 호날두의 '등시스트' 덕분에 한국의 첫골이자 역전승의 밑거름을 마련할 수 있었다.
 
또한 전반 42분에는 비티냐의 중거리 슛을 김승규가 선방한 것이 호날두 앞으로 흘러나왔으나, 노마크 찬스에서 곧바로 시도한 다이빙 헤딩슛이 골문을 한참 벗어나며 오히려 호날두가 '걷어내기'를 해준 듯한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결국 호날두는 한국전에서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하고 후반 중반 교체됐다. 호날두는 교체되는 상황에서 느릿느릿 그라운드 밖으로 걸어나가자, 빨리 나가라는 제스처를 취한 조규성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오죽하면 과거 맨유 팀동료였던 박지성 SBS 해설위원은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오히려 우리에게 도움이 되어주고 있었는데 빨리 교체되서 아쉽다"는 팩트폭행으로 호날두에게 확인사살까지 가했다. 한국은 호날두가 빠진 포르투갈에 황희찬의 결승골로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뒀다.
 
호날두는 축구계를 대표하는 최고의 스타로 한때는 국내 팬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지난 2019년 유벤투스 시절 방한 당시 '노쇼 사건'을 일으며 국민적 공분을 샀다. 이 사태로 한국 팬들 사이에서는 '날강두'라는 별명이 생길 만큼 미운 털이 박혔다.
 
3년 전의 기억을 잊지않았던 한국 팬들은 호날두가 공을 잡거나 호날두가 공을 잡을 때마다 라이벌인 "메시"를 연호하며 야유했고, 어이없는 본헤드플레이가 이어지자 박수를 치며 환호하기도 했다. 포르투갈전 승리 후에는 호날두의 부진이 한국 승리의 일등공신이 되었다는 의미에서 누리꾼들은 '김날두', '한반두'라는 새로운 별명을 추가했고,  호날두의 국내 주민등록증 사진까지 합성해 그를 비웃었다.
 
포르투갈은 한국전 패배에도 조 1위를 차지했지만 16강 이후의 대진운이 무척 험난해보인다. 16강에서 스위스를 잡더라도, 8강부터는 스페인-프랑스-잉글랜드 등 난적들을 줄줄이 만날 가능성이 높다.
 
호날두는 이번 대회로 벌써 5번째 월드컵을 치르고 있지만 최근 기량저하를 드러내며 예전같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여러 기행까지 벌이며 유럽에서도 이미지가 완전히 추락하면서 팬들과 언론이 등을 돌리는 모양새다. 호날두의 부진 속에 포르투갈의 전력 역시 우승후보로 평가할 수 있을지 의문을 자아낸다.
 
똑같이 마지막 월드컵이지만 활약상과 평가는 극과 극을 달리고 있는 메시와 호날두, 두 슈퍼스타의 카타르월드컵이 어떤 엔딩을 맞게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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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호날두 카타르월드컵 패러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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