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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평야는 세종시 한복판에 작게 남겨진 농경지이다. 멸종위기종 2급 금개구리가 확인돼 보전되고 있다. 

아주 작은 농경지가 있어 다양한 새들이 찾아온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0여 년간 약 160여종의 새들의 서식을 장남평야에서 확인했다. 가장 대표적인 겨울철새는 흑두루미이다. 벌써 수년째 한 쌍이 장남평야를 찾아 월동하고 있다. 올해도 10월부터 월동 중이다.

또 2019년부터 꾸준히 개체수를 증가하며 월동하는 종이 큰고니이다. 다양한 오리류들과 함께 장남평야의 작은 묵논(오래 내버려 두어 거칠어진 논)에서 휴식도 취하고 채식도 하곤 했다. 농경지와 묵논을 겨울터전으로 삼아 머물고 있는 모습을 확인해 왔다. 올해는 약 37마리의 큰고니가 월동하고 있다.

그런데 묵논에 부들이 많아져 개방된 공간이 사라졌다. 활주로 형태의 넓은 수면이 필요한 큰고니에게는 적정하지 않은 형태로 변한 것이다. 이를 개선하고자 부들을 일부 제거해 공간을 만들어 주는 일을 지난 13일 장남들보전시민모임이 진행했다. 
 
부들을 제거중인 참가자
 부들을 제거중인 참가자
ⓒ 장남들보전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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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들을 일부 제거한 묵논의 모습
 부들을 일부 제거한 묵논의 모습
ⓒ 장남들보전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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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장비 등을 동원하지 않고 사람이 직접 들어가 손으로 부들대 하나하나 베어 공간을 만들었다. 베어진 부들은 별도의 섬을 만들어 지형의 다향성을 높였다. 이런 시도는 매우 새로운 일이다. 묵논이나 습지를 새들을 위해 관리한 적이 없다는 말이다.

나무를 베거나 풀의 전체면적을 일시에 베어내는 일은 행정기관에서 자주 시행한다. 그러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새를 위해 작지만 의미 있는 공간을 조성한 것이다. 약 10평 내외의 부들을 베어 공간을 마련했다. 이렇게 마련된 곳에 새들이 어느 정도 찾아올지는 알 수 없다.
     
장남들보전시민모임과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이를 겨우내 모니터링을 진행할 예정이다. 실제 많은 새들이 찾아오면 내년에는 이를 보완해 진행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시민이 자연을 보전하는 일에 앞장서는 매우 의미있는 활동사례다. 장남들보전시민모임은 부들 베기뿐만 아니라 겨울철 찾아오는 새들을 위한 먹이주기도 예정 중이다. 2021년 겨울 이미 1톤의 먹이를 장남평야에 시민들과 함께 공급했다. 이런 노력의 결실로 큰고니와 흑두루미 그리고 작은 오리들이 겨울을 장남평야에서 안전하게 보내고 있다.

장남평야를 찾는 새들에게는 위협요인이 많다. 현재 초지로 남아 있는 곳은 대규모 인공공원으로 만들어 질 예정이다. 성토와 공원조성 과정에서 금개구리 등의 멸종위기종은 또 한번 심각한 환경변화에 직면하는 위협에 처하게 될 것이다.

장남평야에 도움이 될 수 있는 96번도로 철거는 제대로 진행이 되지 않고 있다. 장남평야 남쪽에 위치한 96번 도로는 임시도로로 세종시가 완성되면 없어지는 것으로 계획돼 있지만 이용하는 시민들이 많다며 대안도로 등을 고민하고 있다. 철거된다면 장남평야와 금강이 연결되면서 생태적 가치가 더 높아 질수 있지만 이런 계획의 이행은 너무나 힘들게 진행된다.

전국에 모든 현장이 비슷하지만 개발은 쉽고 복원과 보전은 너무나 어려운 가치로 인식된다. 때문에 장남들을 보전하기 위한 시민들의 이런 노력은 너무나 값지고 소중한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입니다.


태그:#장남들, #장남평야, #묵논, #부들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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