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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 물결이 눈물겹도록 고운 제주 새별오름이다.
 억새 물결이 눈물겹도록 고운 제주 새별오름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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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억새 숲으로 간다. 제주 새별오름이다. 어느 시인이 노래한 떠난 여인의 뒷모습을 닮았다는 억새 춤사위가 곱다.

새별오름은 해발 519.3m, 높이 119m인 기생화산으로 해넘이도 아름답다. 그리 높지 않은 오름이라 정상에 오르기까지 약 30여 분이 소요된다. 3월 봄이면 들불 축제, 가을이면 억새 축제가 이곳에서 열린다.

가을엔 새별오름 억새 춤사위가 으뜸

알록달록 단풍이 곱다고 말들을 하지만, 사실 이 가을을 만끽하기에는 새별오름의 억새 춤사위가 으뜸이다. 갈바람이라도 불어오면 하늘거리는 억새 물결은 매혹적이다. 하여 새별오름의 억새 춤사위를 한번 보고 난 이들은 해마다 가을이 오면 가을 앓이를 하곤 한다.

흔들리는 새별오름 억새 숲에 홀로 서보라. 알 수 없는 그리움이 물결친다. 오래도록 바라보아도 그저 좋기만 하다. 제주도의 서쪽 오름 중 가봐야 할 곳 영순위로 꼽는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제주도의 서쪽 오름 중 가봐야 할 곳 영순위로 꼽는다는 새별오름 가는 길이다.
 제주도의 서쪽 오름 중 가봐야 할 곳 영순위로 꼽는다는 새별오름 가는 길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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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꽃이 하얗게 하얗게 한 번 더 피어나면 다시 이곳을 찾으리라. 억새 하얀 꽃이 햇살을 함초롬 머금은 이른 아침에. 온통 하얀 억새꽃이 새별오름을 뒤덮은 날에 다시 찾으리라.

새별오름은 서부 중산간 오름지대 중에서 으뜸가는 대표 오름이다. 저녁 하늘에 샛별과 같이 외롭게 서 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우리 일행이 찾아간 날은 푸른 하늘에 하얀 낮달이 외롭게 떠 있었다.

억새 숲길을 따라 오른다. 풀섶에는 엉겅퀴꽃 구절초꽃이 곱게 피었다. 억새의 유혹에 빠져 가다서다를 수없이 반복한다. 어느 곳을 둘러봐도 억새 물결이다. 그 고운 풍경을 행여 놓칠세라 핸드폰의 카메라에 담고 또 담는다.

드디어 새별오름 정상이다. 우린 표지석을 앞에 두고 한데 모였다. 기념촬영을 위해서다. 어느새 우리들의 얼굴 얼굴에는 억새의 흔들림보다 더 큰 미소가 번진다.

제주도에는 제주 전역에 360개 이상의 수많은 화산 오름이 분포하고 있다. 오름은 산 또는 봉우리를 뜻하는 제주도 방언으로 한라산 기슭에 분포하는 기생화산 또는 측화산이다.

제주도 오징어, 정방폭포, 제주 갯것
 
정방폭포 가는 길에서 만난 남원 바닷가, 오징어가 있는 풍경이 여행자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정방폭포 가는 길에서 만난 남원 바닷가, 오징어가 있는 풍경이 여행자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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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방폭포 가는 길이다. 오징어가 있는 풍경이 여행자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제주도 서귀포 남원의 바닷가다. 2열 횡대로 늘어선 오징어 기둥에는 빨간 바람개비가 돌고 있다. 반건조 오징어다. 한 마리 5천 원에 아낙네가 즉석에서 구워준다, 제주 바다 갯내음이 참 좋다.

바다로 이어지는 정방폭포는 천지연폭포·천제연폭포와 더불어 제주도 3대 폭포 중의 하나다. 높이 23m, 너비 8m이며 깊이 5m나 된다.

진시황의 명을 받은 서불이라는 중국사람이 한라산 신선을 찾아 이곳에 왔다가 폭포의 비경에 반해 절벽에 서불과차(서불이 왔다 간다)라는 글자를 새겨 놓고 돌아갔다. 하여 서불이 돌아간 포구, 서귀포라는 지명이 비롯됐다는 전설이 전해져 온다.

세월의 풍파에 지친 탓일까. 드러누운 노송 너머로 두 줄기 폭포수 물줄기가 장엄하게 쏟아져 내린다. 그 뒤편에는 수직 암벽이 병풍처럼 드리워져 있다. 정방폭포는 물줄기가 바다로 떨어지는 동양 유일의 해안 폭포다.
 
정방폭포는 천지연폭포·천제연폭포와 더불어 제주도 3대 폭포 중의 하나다.
 정방폭포는 천지연폭포·천제연폭포와 더불어 제주도 3대 폭포 중의 하나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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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귀하다는 제주에서 이토록 장엄한 폭포수를 대하고 보니 그 감회가 더 새롭다. 한라산 정상에서 바다까지 거리가 비교적 가까운 이곳에는 제주의 폭포가 모두 자리하고 있다. 정방폭포의 축소형인 소정방폭포도 그 근처에 있다.

폭포수 초입에는 제주도 아낙네가 갯것을 팔고 있다. 주문과 동시에 싱싱한 해산물을 곧바로 손질해 내놓는다. 자연산 멍게와 해삼이다. 해산물 한 접시에 3만 원, 한라산소주 한 병에 3천 원이다.

제주도 동문시장 능성어회와 고등어회
 
동문시장에서 떠온 고등어회와 능성어회다.
 동문시장에서 떠온 고등어회와 능성어회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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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동문시장이다. 제주 여행에서 첫날 아니면 마지막 날 찾아가는 전통 재래시장이다. 제주공항 근처에 있어 이용하기가 편리하기 때문이다.

횟집 수조에서는 고등어가 유유히 노닐고 있다. 고등어는 제주도에서 횟감으로 인기다. 랍스터 마농구이 가게에서는 불쇼를 한다. 그곳 가게 앞에는 관광객들이 줄을 잇는다. 치즈를 듬뿍 품은 랍스터 마농구이는 화려한 불쇼만큼 관심을 끈다. 마농은 마늘의 제주도 방언이다. 제주 흑돼지 김치말이 삼겹살에도 불이 넘나든다.

이곳 동문시장에서는 전체를 한 바퀴 돌아본 뒤 살 물건을 결정하는 게 좋다. 여행에 달뜬 마음에 자칫 충동구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우리 일행이 저녁에 먹을 횟감이다. 우리수산에서 능성어 2kg에 10만 원, 고등어 2마리에 4만 원에 구입했다. 활어를 즉석에서 잡아 손질해준다. 딱새우회, 모둠회 등도 있다. 포장 주문 시 초장과 간장 와사비 등의 기본양념은 이곳 횟집에서 챙겨준다.

능성어 맛은 가히 일품이다. 그런데 고등어회도 다들 맛있다며 좋아했다. 갈치회를 챙기지 못한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횟감과 먹거리를 재래시장에서 사서 집에 와 먹으니 실속있다. 합리적인 소비를 했다.

밤마실을 갔다. 우리가 머문 조천읍 신촌리는 돌담장이 유난히 예쁜 마을이다. 시골 정서를 느끼기에는 아주 제격이다. 어둠에 잠긴 바닷가 방파제에서 무늬오징어 낚시를 하는 이들이 간간이 보인다. 제주의 밤이 깊어간다.
 
제주(조천읍 신촌리)의 밤이 깊어간다.
 제주(조천읍 신촌리)의 밤이 깊어간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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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뉴스와 네이버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 블로그에도 실립니다.


태그:#제주도 여행, #새별오름, #정방폭포, #동문시장, #고등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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